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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서동요 초등학생 경연대회, 백제시대로 돌아간 '동심 잔치'

서동요 연극경연대회에 참가하는 익산팔봉초등생들이 익산 솜리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연습하고 있다. (desk@jjan.kr)

 

"친구는 누구지요?” "백제 무왕인데요, 아직까지는 서동이에요.” "그럼, 왕처럼 씩씩하게 큰소리로 말하세요. 관객을 보면서 부끄러워하면 안 되요.”

 

지난달 31일 오후 4시 익산 솜리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그곳엔 서동과 선화공주, 백제와 신라의 어린이, 진평왕과 백제의 용, 까막까치와 도깨비 길달, 나무와 풀과 새 등 1천 5백년 전 백제와 신라의 풍경이 채워졌다. 어린이연극 '서동요'를 연습하고 있는 익산 팔봉초등학교 19명의 학생들. 재잘재잘 좌충우돌. 아이들은 소란스럽기 그지없지만, 자신의 차례가 돌아와 무대에 서면 꽤 진지한 표정이다. 그래도 금세 대사를 잊어버리고는 어린이 특유의 미소로 객석을 바라본다. 연극을 지도하던 선생님도 금새 웃어버리고 만다.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이야기가 담긴 향가 '서동요'가 어린이 연극으로 무대에 오른다. 익산시가 주최하고 익산예총(지회장 이광진)이 주관하는 제1회 '서동요' 초등학교 연극경연대회.

 

백제(8일·지도교사 최병우), 영등(9일·지도교사 진쾌범), 부천(10일·지도교사 임은숙·노미령·이현진), 팔봉(11일·지도교사 양재식), 동북(12일·지도교사 양은희) 등 5개 학교가 참가하며, 무대에 오르는 학생들만 해도 1백11명에 이른다.

 

 

이 대회는 독특한 형식이 매력. 각 학교들은 주최측에서 제공한 대본으로 참가하지만 모두 똑같은 무대를 만들지 않는다. 한 가지 사건을 몇 가지 장면으로 엮어 학교별로 각각의 장면을 선택할 수 있도록 대본을 제작했기 때문. 또 문화유적이나 어려운 단어마다 각주를 달아 교육적 효과도 높였다. 극에서 보여주는 서동요의 노래와 춤은 특별한 재미다.

 

영등초등은 백제를 부각시키기 위해 택견 대련장면을 넣었고, 원작에 없는 토끼와 다람쥐를 해설자로 등장시켜 극의 전개를 설명한다. 동북초등은 어린이들이 안무를 직접 만들었다. 백제초등은 아이들을 고유의 역할 외에도 나무와 풀, 동물 역을 중복시켜 최대한 많은 장면에 출연시킨다. 팔봉초등은 서동요를 노래하는 아이들 장면이 장점. 젊은 여교사 3명이 의기투합한 부천초등은 선생님의 열정만큼 아이들의 참여도가 높고 진지하다.

 

이번 대회는 군산과 익산의 연극인들이 함께 해 의미가 더 크다. 익산연극협회장인 이도현씨(38)가 기획 및 총연출을 맡았고, 극단 '사람세상' 추미경(36), 극단 '토지' 권경선(34), 극단 '작은소·동' 송은주(31)·안혜영(31)·오지윤(22)씨가 학교별로 나누어 연극연습을 도왔다. 인형극단 '까치동'(대표 전춘근)은 무대의상과 소품 제작자로 참여했다.

 

이도현 총연출은 "연극무대가 어린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상상력을 깨워주는 것”이라며 "어린이들에게 내가 사는 고장의 소중함과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눈을 주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학교별 경연형식으로 치러지는 이 대회는 8일부터 12일까지 매일 오후 2시 익산솜리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시상식은 12일 오후 3시 30분. 대상을 수상한 학교에 익산시장상과 1백만원의 장학금을 주는 등 모두 2백6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대상 수상 학교는 올 가을에 열릴 전주어린이연극축제(전주연극협회 주최)에도 초청된다.

 

최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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