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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광장]섬진강살리기에 앞장서야

 

섬진강 은어를 얘기하려면 하류지역 구례, 하동을 얘기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민족의 영산 지리산 서쪽기슭을 휘감고 도도히 흐르는 섬진강은 진안, 백운에서 발원 남해에 이르는 굽이굽이 500리 물줄기 상류는 아직도 사람의 발길이 뜸한 곳이 있다. 1960년대 댐이 들어서면서 강줄기가 일부 토막나 버렸지만 상류는 아직도 때묻지 않은 강촌의 예스런 풍광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우리나라를 삼천리금수강산이라고 하지만 섬진강처럼 축복받은 땅이 또 있을까?

 

하동포구 80리길을 따라 구례를 거처 남원에는 봄부터 시작된 매화, 목련, 산수유, 개나리, 벚꽃 복사꽃, 제비꽃, 민들레 등 온갖 꽃들의 흐드러짐과 계속되고 있는 각종 축제행사 때문에 전국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과 함께 신록으로 마무리 할 단계에 이르니 이제 굽이굽이 흐르는 강물이 들석이며 요동을 치고 있다. 그 강의 중심에는 은어가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섬진강은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에 이어서 남한에서 5번째로 큰강이다. 다른 강들은 모두가 하구지역 난개발로 인해 오염돼 버렸지만 그래도 섬진강만은 아직도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수질을 유지하고 있어 다행스러운 일이다.

 

섬진강은 본래 물만 깨끗한 것이 아니라 군데군데 조성돼 있는 백사장도 또한 장관이었다. 1385년경 왜구가 섬진강 하구에 침입해 왔을 때 수십만 마리의 두꺼비 떼가 울부짖어 왜구가 광양쪽으로 피해갔다는 전설 때문에 두꺼비 섬(蟾)자를 붙여 섬진강으로 불려지고 있다. 명산물로는 은어와 참게가 있다. 특히 섬진강 은어는 예부터 임금님께 진상도 했고 선비들의 먹거리 중에 빼놓을 수 없는 명산품이었다. 그런 이유에서 일까 사대부들은 농사짖는 하인들한테 은어를 먹으면 경을 친다고 겁을 주기도 했다고 한다. 말하자면 은어맛에 빠져 자꾸 잡아먹으려고 덤벼들게 되면 농사일에 지장을 줄까봐 생긴 말일 것이다. 따뜻한 봄이 오면 섬진강 하류에 알을 낳으려고 바다에서 강으로 올라온 은어 에게는 섬진강이 최상의 서식지였던 것만은 분명하다. 그래서 섬진강은 은어가 너무 많아 잡아먹고도 남으니까 굴비처럼 건조시켜 일본등 외국으로까지 수출을 했으니까 가히 짐작할만하다. 초여름부터 가을까지 전국에서 은어 낚시꾼이 모여들기도 했을 뿐 아니라 한 여름 가뭄철에는 아이들도 물속에 뛰어들어 회초리로 때려서도 잡을 정도 였었다. 낚시꾼들이 타고 두둥실 떠다니는 뗏목배에 대한 운치 또한 장관이었다. 위낙 옥수 같은 맑은 물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그 맛이 산뜻하고 담백해 먹어 본 분들께서는 그 진미를 잊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던 것이 물질문명이 발달되고 산업화사회가 되면서부터 우리의 생활폐수와 산업폐기물이 흘러들어 샛강에서부터 죽어가기 시작 지금은 산란장을 잃은 은어가 안타깝게도 자취를 감추고 있어 섬진강 주변어민들에게는 그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게다가 이 강마저 분별없는 건설업자들의 모래채취로 인해 마구 훼손되고 있으니 은어가 서식하기엔 마땅찮은 환경이 되고 만 것이다.

 

이제 그 옛날 정취어린 은어 맛을 보기엔 어렵게 돼 버린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쯤 되다보니 각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지역마다 경쟁적으로 나서서 섬진강의 옛 정취를 되찾기 위해 각종 자연생 어종 은어 참게 등 치어 수천마리씩을 방류하고 있어 다행스러울 뿐만 아니라 기쁘기 한량없다. 이제 섬진강의 상류 샛강 특히 요천강 주변도시남원에서는 은어등 섬진강 민물고기 요리를 적극개발 맛의 고장 특산물로 브랜드화하여 관광 상품으로 연계 개발하는 한편 관광객들에게는 먹거리로 등장 전국의 미식가들을 불러들이게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자연학습용 섬진강 민물고기 은어, 빙어, 참게, 잉어, 떡붕어, 쏘가리, 장어, 물새우 등 수족관도 만들어 탐방객 유치 및 지역 경제 활성화 사업과 병행추진 되도록 할려면 해당 시. 군과 상호 협력하에 섬진강 살리기운동 이 먼저 적극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이병채(남원문화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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