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꽃이 부서지듯 피어난 '산꿩의 다리'는 뿌리 모양 때문에 이름 붙여졌고, '하늘 매발톱 꽃'은 꽃받침이 매발톱처럼 날카로우면서도 우아하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맛이 있는 들꽃들이 무더기로 피어났다. 22일까지 서울 갤러리 녹색공간에서 열리고 있는 예원예술대 김선태 교수(44)의 '들꽃 누리전'.
"들꽃은 어느 들길에 무더기로 피어났다고 해도 풍토와 조화, 상생, 끈질긴 생명력의 지혜를 터득하고 피어난 것이죠. 들꽃을 보면 이기적인 사람들이 배워야 할 점이 참 많아요.”
환경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들꽃을 테마로 전시를 열고싶었다는 김교수는 들꽃의 생명력에서 민중의 삶을 읽어냈다.
"들꽃을 이름 모를 꽃이라고 말하지만, 자료를 찾아보니 이름이나 꽃말들이 다 있어요. 고난과 역경의 역사 속에서 이름 없이 살다간 민중들의 모습과 닮아있지요.”
단색조의 모노톤으로 사라져 가는 것들을 담아온 김교수는 이전 작업의 연장선상에서 기법과 형식을 응용했다. 두꺼운 장지에 모델링페스트와 백시멘트로 독특한 질감을 만들어내고 그 위에 아크릴 물감으로 들꽃을 그렸다. 우둘투둘한 시골길 같은 화면에서 들꽃들은 곰삭은 색으로 피어났다.
김교수는 '야생초 편지'와 '들꽃 누리집'의 도움으로 들꽃의 모습을 생생하게 살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객원 미술감독·환경미술엑스포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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