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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중견작가들의 '차이'

다음달 11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에서 '차이-형형색색'전을 갖는 40대 중견작가들. (desk@jjan.kr)

 

젊은 작가의 도전과 원로 작가의 깊이, 그 중간에 서 있는 화단의 중견 작가들은 어떤 모습일까. 작가의 철학이 서서히 작품 안으로 스며들고 스스로 연구하고 발전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마는 시기, 40대는 작가들에게도 중요한 시점이다.

 

40대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는 '차이-형형색색'전이 다음달 11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월요일 휴관)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북 현대미술 다시읽기' 프로젝트의 첫 기획인 이번 전시에는 전북 출신이거나 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 초대됐다.

 

우리가 겪는 동시대 미술의 변화를 짚어보는 이번 전시의 화두는 '차이'. '다름'이 아닌, 작가들의 개성과 특징으로서의 '구분'을 뜻한다.

 

현대미술의 흐름과 나란히 걷고 있는 작가들은 강용면 엄혁용 채우승 차현주 최춘근(이상 조각설치) 도병락 조병철 조헌 장호씨(이상 회화). 일반적인 경향성이 아닌, 독특한 고집이 작품에서 엿보이는 아홉 작가들을 소리전당 큐레이터 유대수씨는 "집중적이고 흔들림 없는 자기중심으로부터 삶과 세계에 대한 발언을 모색하는 작가들”이라고 소개했다. 제한 없는 소통의 틀에서 입체와 평면을 융화시키고 정제시키고 있는 작가들은 주제에 대한 다양한 이미지를 제공하고 공간의 구성과 조형미, 독특한 색채를 보여준다.

 

조병철씨는 '붓으로 그려내는 구상회화'의 한계를 넘어 차별화된 구상회화의 세계를 보여준다. 인상파에 근간을 두고 지역 풍경을 적절한 농도와 형식으로 끌어내고 있다. 섬세하고 사실적인 그림이지만, 하늘만큼은 꽃잎이 날리는 듯한 점묘형식으로 희망을 담았다. 장호씨의 인물화는 탄탄한 소묘력에 기반을 두고있다. 장지에 혼합재료를 사용한 사실적인 그림이지만, 결코 그 과정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자화상을 통해 작품과 미술에 담긴 작가의 고민을 먼저 읽을 수 있다. 강력하고 직접적이며 다분히 감정적인 상태로 그림을 그리는 조헌씨는 작품의 소재와 표현방식 모두 눈길을 끈다. 어두운 화면과 독특한 질감, 직접적인 감정어법으로 정상적이지 못한 사회에 대한 반발을 나타냈다.

 

형상성을 가지고 있는 회화가 주류를 이룬 이번 전시에서 도병락씨는 상징과 기호가 수반된 작품으로 추상미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한다. 감추어진 자연의 움직임과 시간의 흔적, 기억을 통해 형상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었다.

 

조각은 설치 개념이 있는 작품들을 통해 이야기가 있는 작업을 소개한다.

 

채색된 목각 인물상들이 바닥에 비정형규격으로 펼쳐져 있다. 민화를 현대적 조형으로 재탄생시켜 현대인들의 소외심리를 사실화한 강용면씨.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을 추상적 개념이 아닌, 현실적 현상과 세부적인 부분으로 인식하는 최춘근씨는 사회사적 원류를 패러디하며 풍자적 이미지를 추구했다.

 

인체의 일부를 변형시켜 현실과 초현실의 세계를 아우르는 차현주씨는 퉁퉁한 몸집에서 당당함을, 힘있는 자세에서 도전을 위해 다시 걷는 사람들을 나타냈다.

 

재료와 형식 보다 아이디어를 중시하는 현대미술의 일반적 추세를 따라 현대조각의 조형어법을 최대한 응용한 채우승씨는 전통조각의 개념을 뛰어넘는 조형성을 탐구한다. 흙과 나무, 돌 등과 같은 전통적인 것으로부터 금속, 산업소재 등으로 재료를 확장시킨 엄혁용씨는 공예적 느낌과 설치, 조각의 혼성 방식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현대추상조각의 일면을 보여준다.

 

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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