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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왕궁 축산폐기물처리공장 악취 수년째 진동

익산시 왕궁면 온수리 익산농장 인근 마을주민이 축산폐기물 처리공장 창고에서 자신의 논으로 흘러내린채 방치돼 있는 폐기물 더미를 가리키고 있다. (desk@jjan.kr)

 

23일 익산시 왕궁면 온수리 익산농장.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영문을 알 수 없는 역겨운 악취가 진동했다. 인근의 축산폐기물처리공장에서 흘러나온 오수로 인해 마을 주변을 흐르는 하천에도 하수구 썩는 냄새가 잔동했고, 유해가스가 배출되는 듯 거품을 잔뜩 머금고 있었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마을에서는 창문을 열어놓은 집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

 

폐기물처리공장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인해 익산농장 일대 마을 주민들이 수년째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그러나 마을주민들의 잇따른 집단민원에도 불구하고 관계당국은 대책마련에 소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폐기물처리업체-마을 주민간의 갈등이 증폭되면서 주민들이 공장 부근 도로를 점거하는 등 집단행동으로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익산농장 마을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1994년 마을 입구에 축산폐기물을 이용해 비료를 생산하는 T폐기물처리업체가 들어선 뒤 극심한 악취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에는 폐기물더미에서 유출되는 침출수가 공장 부근의 논과 하천으로 흘러들어 극심한 환경오염이 우려된다는 게 마을주민들의 지적이다. 왕궁지역의 경우 양돈·양계농가가 밀집된 탓에 악취민원이 끊이지않고 있는 실정이지만, T업체 인근지역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는 것.

 

실제로 지난 2002년에는 폐기물 저장창고의 벽이 무너지면서 박모씨(58)의 논 3백70여평에 축산폐기물이 흘러들어 현재까지도 농사를 짓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 19일부터 시작된 폭우로 인해 폐기물이 하천으로 유출돼 인근의 덕동저수지를 오염시키고 있다.

 

주민 전모씨(37)는 "일손이 많이 부족해서 사람을 구하려고 해도 악취가 너무 심해 아무도 오지 않는다”며 "앞으로 관계당국이 적절한 대책을 세워주지 않는다면 마을주민들과 함께 집단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관계당국인 익산시청은 수년동안 주민들의 대책마련 요구에 묵묵무답으로 일관하다 최근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지난달에야 해당업체에 개선명령을 내리고 검찰에 고발하는 등 뒤늦게 대책을 마련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익산시 관계자는 "검찰고발이나 개선명령 외에는 뚜렷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며 "앞으로 회사대표를 직접 만나서 공장 이전을 권유할 예정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대해 폐기물처리업체 측은 "폐기물을 처리할 때 악취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면서 "개선명령을 받았지만 당분간 폐기물처리를 계속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조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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