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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안꺾인 후세인, 애송이 판사 압도

 

지난 1일 열린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예비심리 법정에서 법학도 출신인 후세인은 자신의 생명이 달린 기나긴 법적 절차를 앞두고서도 시종일관 재판부의 정통성과 절차상 하자를 문제 삼으며 자신만만하고 투쟁적인 자세를 보였다.

 

25분간 열린 심리 중 첫 12분 분량만 미군에 의해 공개된 비디오에서 젊은 판사를 다그치는 후세인의 모습을 본 한 이라크인 변호사는 "그의 태도는 이라크특별법원(IST)을 설치한 미국인들의 이미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논평했다.

 

바디 아리프 에자트 변호사는 "피고인은 20년이 넘도록 각종 법률 제정을 승인한 공화국의 대통령이고 판사는 1999년에 법학 공부를 마친 젊은이"라고 양쪽을 대비시켰다.

 

67세의 후세인은 간간 턱수염을 쓰다듬어 가면서 제스처를 섞어 자기 주장을 강조하는가 하면 젊은 판사에게 예의를 갖춰 이의를 제기하면서도 자신은 이라크 국가원수이고 상대방은 `점령군'을 대리하는 역할임을 강조했다.

 

그의 전략은 애송이 판사를 대답하기 난처한 질문 공세로 몰아붙이고 판사의 발언을 계속 방해하는 단순한 것이었지만 효과는 분명했다.

 

보안상 이유로 얼굴과 신원이 비밀에 부쳐진 젊은 판사는 자신을 소개하라는 후세인의 요구에 "이라크 중앙법원의 조사담당 판사'라고 답변했다.

 

후세인은 판사에게 답변을 반복하도록 요구하고 난 뒤 "어떤 법적 근거로 재판부가 구성됐는가"라는 덫을 놓았다.

 

판사는 "연합군 당국"이라고 시인했고 이에 대해 후세인은 "그러니까 당신은 조국을 점령한 군대를 대변하는 이라크인이란 말인가"라고 물었다.

 

판사는 간신히 자신은 옛 정권 치하에서 임명된 판사라고 설명했고 후세인은 자신이 법학도 출신이라고 밝히며 "당신은 내게 변호인단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것으로 추측한다"며 변호인단 부재 상황에서 어떤 서류에도 서명하기를 거부했다.

 

익명을 요구한 IST의 한 고위 관계자는 후세인이 재판정에 설치된 카메라의 존재를 십분 활용했다며 "그는 자신이 아직도 그 옛날의 후세인 대통령이며 아직도 권위를 갖고 있다는 점을 이라크 국민에게 보여주는 연기를" 했지만 내심 깊은 곳에서는 자신이 이미 끝장났으며 범죄자로서 재판받게 될 것임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후세인과 함께 재판정에 서게 될 다른 11명의 구정권 관계자들은 후세인과는 달리 겁에 질린 모습이었으며 재판부의 요구대로 서류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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