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한석규. '요즘 애들은 ○○은행 CF에나오는 아저씨 정도로만 생각하더라'는 식의 빈정거림도 있다. 혹자는 '이중간첩'의흥행 실패와 이전 4년간의 공백, 지난해 촬영이 예정됐던 '소금인형'의 제작 무산등을 들어 '더이상 예전의 그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만큼 관객의 '복귀' 기대를 한몸에 받는 배우가 또 있을까? 90년대 한국 영화의 부흥기를 이끈 굵직굵직한 영화들은 대부분 그의 연기를 담고 있고 이 영화들은 팬들의 머리 속에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뚜렷하게 박혀있다.
한석규가 11월 개봉 예정인 '주홍글씨'(제작 LJ필름)로 스크린에 복귀한다. 지난해 봄에 개봉한 '이중간첩' 이후 1년반 만의 컴백. 단편 '호모 비디오쿠스'로 주목받은 후 '인터뷰'로 데뷔했던 변혁 감독의 작품이다.
19일 오후 서울 서초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이 영화의 제작발표회에는 100명이훨씬 넘어보이는 취재진들이 몰려 영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이춘연 씨네2000 대표나 차승재 싸이더스 대표 등 영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제작자들이 참석한 것도 흔치는 않는 일이다.
영화에서 그가 맡은 역은 아내(엄지원)와 정부(이은주), 사건과 관련된 미망인(성현아) 등 세 여자와 서로 다른 사랑을 나누는 강력계 형사 기훈. 이들의 어긋난사랑에는 그 대가가 기다리고 있다.
'스릴러풍 멜로'라는 홍보 문구를 달고 있는 영화는 나다니엘 호손의 동명 소설(원제 Scarlet letter)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제작발표회장에 선 한석규는 "2003년은 내 인생에서 힘들었던 한 해"라며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평생을 연기에 건 배우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다"는 게 그의 얘기다.
"뜻하지 않게 쉬게 됐어요. 우선 '이중간첩' 개봉 이후 허리 디스크가 재발해수술을 받았죠. 그리고 나서 제작에 들어갔던 '소금인형'이 불행한 결과가 됐고….
많이 힘든 시간이었지만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제 자신의 리듬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주홍글씨'는 95년 '닥터봉'으로 데뷔한 그가 출연하는 열번째 영화. 스크린 데뷔 후 꼬박 10년 만이다. "배우 한석규로서 내가 얼마만큼 할 수 있는가를 가늠해보는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작품에 임하고 있다"는 각오를 털어놓았다.
기훈은 세 여자를 만나면서 자상하고 부드러운 남편, 열정적인 연인, 공격적이고 치밀한 형사 등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 "0부터 100까지 다양한 감정 표현이 가능한 역"이라는 게 한석규가 스스로 설명하는 기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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