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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대사관 대형폭발...테러공포 확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호주대사관 정문 앞에서 9일 발생한 폭발로 7-9명 가량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짐에 따라 전세계가 또다시 테러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러시아 북(北)오세티아 학교인질 사태의 참상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인도네시아 도심의 외교공관을 상대로 차량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대형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사건은 호주의 총선을 한달 앞두고 발생, 막판 총선전의 최대변수로 부상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호주 정부는 이를 즉각 테러공격으로 규정하고 외무장관을 현장에 급파하는 등 신속 대응에 나섰다.

 

◇사건 발생 = CNN과 AP통신 등 외신들이 전한 현지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이번 사건은 알-카에다와 연계된 반군이 주도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지 경찰은 폭발사건의 원인을 차량폭탄테러로 추정했고 호주 정부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동남아 테러 조직인 `제마 이슬라미야'를 테러공격의 배후로 거론하기까지 했다.

 

폭발은 현지 시간으로 오전 10시 15분께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발 장소인 호주대사관이 위치한 곳이 자카르타 중심부의 상업지역인 만큼 회사원들이 출근을 마친데다 유동인구도 많아 피해가 큰 것으로 보인다.

 

현지 경찰은 1차조사 결과 차량폭탄에 의해 폭발이 발생한 것은 확인했지만 문제의 차량 내에 사람이 타고 있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폭발로 대사관 경비근무를 하던 경비원 3명이 현장에서 사망했고 경찰차량을 포함해 4대의 차량이 전파됐다. 대사관 철제 담장이 무너져 내렸으며, 대사관 유리창은 물론 대사관 옆에 있던 10층짜리 빌딩의 유리창들도 산산조각난 것으로 전해졌다.

 

다행히 호주대사관 직원은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망자가 7명(AP통신)에서 많게는 9명(dpa통신)에 달하고, 부상자가 100명이 넘는 것으로 보도되는 등 시간이 지나면서 피해규모는 늘어나고 있다.

 

현장 인근 병원 의사들은 이날 오후까지 4명의 시신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100명 가까운 사람들이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오후까지 외국인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사건의 배후가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12명의 사망자를 낸 매리어트 호텔 폭탄테러보다 폭탄이 더욱 강력했다는 것이 현지 경찰의 설명이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폭발음이 현장에서 10㎞ 떨어진 곳에서까지 들릴 정도였다고 한다.

 

경찰은 이번 차량폭탄 테러가 지난해 발생한 매리어트 호텔 차량 폭탄 테러, 그리고 2002년 발리섬에서 발생한 폭탄테러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사건의 배후는 제마 이슬라미야의 고위 인물인 아자하리로 전해졌다.

 

◇호주.인도네시아 긴급대응 = 호주측은 폭발사건이 발생한 뒤 현지 대사관의 보고 내용을 근거로 "이번 사건은 테러공격이 분명하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알렉산더 다우너 호주 외무장관을 이날중 인도네시아로 급파해 사태수습에 나서도록 하는 등 긴박하게 대응했다. 다우너의 인도네시아 방문에는 호주 경찰 및 정보기관 책임자도 동행토록 했다.

 

다우너 장관은 사건 발생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테러가 호주대사관 밖에서 발생했지만 우리 대사관을 겨냥한 것이었다"며 "배후를 밝히는데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아마 `제마 이슬라미야'가 관련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브루나이를 방문중이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후속 일정을 전격 취소하고 자국내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에 대처하기 위해 급거 귀국길에 오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 정부가 이처럼 대사관 폭발사건에 즉각대응에 나선 것은 이번 사건이 이라크 무장세력과 연관이 있을 것이란 우려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라크에 군대를 파병한 호주는 미국의 주요 우방으로, 내달 총선을 앞두고 어떤 형태로든 이라크 무장세력의 테러표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그동안 여러차례 대두돼 왔던 상황이다.

 

물론 아직 이번 사건을 배후조종했다고 밝히는 무장단체가 나오지 않고 있는 만큼 사고 현장에 대한 추가 조사가 진행돼야 좀더 정확한 사건 경위나 배후를 파악할 수 있어 보인다.

 

한편 미국 대사관도 최근 현지 체류 미국인에게 이슬람 무장세력에 의한 테러공격에 대비할 것을 당부한데 이어 이날 재차 폭발사건 발생지 인근에 접근하지 말도록 요청했다.

 

◇호주 총선 = 당장 이번 사건의 배후가 알-카에다 등 이슬람 무장세력으로 드러날 경우 내달 예정된 호주 총선에도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존 하워드 총리는 호주군의 이라크 주둔을 약속하고 있지만 야당인 노동당은 자신들이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올 성탄절까지 890명에 이르는 호주 군인들의 이라크 철군을 공언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이미 호주에서는 테러리스트들이 이라크 철군이란 목적 달성을 위해 총선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테러를 저지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다만 이번 사건이 이슬람 무장세력의 테러공격으로 드러난다 해도, 이것이 곧바로 호주내에서 이라크 철군이란 여론으로 집약될지는 좀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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