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강대택의 알쏭달쏭 우리말]까불다와 까부르다

 

'까불다'는 '곡식에 섞인 티나 검불 같은 것을 키에 담아 위 아래로 부치어 날려보내다.'의 뜻을 가진 타동사 '까부르다'의 준말이지만, 사실은 '침착하지 못하고 가볍게 행동하다.'는 뜻의 자동사다.

 

지금은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지만 옛날 농촌에서는 타작한 곡식을 여러 가지 기구를 이용하여 손질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는데, 이 기구를 다루는 짓을 이르는 용어도 여러 가지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키로 곡식을 까부르는 짓'인 '키질'이다. 다른 말로는 '까붐질'이라고도 한다.

 

다음은 '사래질'인데 이는 키에 담은 곡식을 까붐질보다는 훨씬 작은 동작으로 앞뒤로 마치 쌀을 일 듯이 살래살래 흔들면서 까불어 뉘?싸라기도 골라내고 크고 작은 낟알을 따로 고르기도 하는 동작을 말한다.

 

이 사래질보다 먼저 해야 하는 일이 '부뚜질'이다. 부뚜질은 반드시 두 사람이 어울려서 만들어내는 동작인데, '한 사람은 키나 다른 그릇에 곡식을 담아 높이 들어 쏟아 내리고, 또 한 사람은 부뚜(곡식에 섞인 티끌을 날려버리기 위하여 바람을 일으키는 데에 쓰는 거적이나 돗자리)를 샅에 끼고 두 끝을 벌렸다 오므렸다 하여 바람을 일으키는 짓'이다.

 

이때 곡식을 높이 들어 쏟아 내리는 일을 '키내림'이라 하고, 낮은 자리에서 부뚜를 놀리는 일을 '나비질'이라 하며, 부뚜질로 곡식 속의 먼지나 검부러기가 날리는 것을 '나비친다'고 한다. 그리고 요즘도 가을철에 시골에 가면 한길 가에 멍석을 펴고 추수한 벼를 말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렇게 '찧기 위해 말리는 벼'를 '우케'라고 한다는 것도 알아두자.

 

홀태와 나락은 사투리다.

 

요즘이야 웬만한 농가에서는, 봄에는 모내는 이앙기로, 가을철에는 벼베기와 탈곡을 동시에 해내는 콤바인이라는 기계를 이용, 일손도 덜고 적기 수확도 가능해, 보다 높은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지만, 볍씨 뿌리고, 모내어 심고, 김매고, 가꾸어서 베고, 떨어서 찧는 일까지 온전히 온몸에 의존했던 옛날 농부들은 몸은 몸대로 고달프고, 소득 또한 시원치 않아서 스스로를 하찮은 '농투성이'로 자조하였다.

 

그런데 내가 어렸을 때 벼를 훑는 기구를 '홀태'라고 한 기억이 있는데 홀태는 '벼훑이'의 사투리요, 내가 홀태라고 알았던 것이 실은 '그네'라는 사실도 늦게서야 알았다.

 

원래의 벼훑이는 두 개 나뭇가지의 한쪽 끝을 묶어 집게처럼 만든 것이었으나 그 이후에 두툼한 나무토막에 빗살처럼 생긴 촘촘한 쇠틀을 세우고 네 개의 다리 밑에 발 디딤판을 걸고 벼를 훑도록 된 '그네'라는 것으로 대체되어 한결 발전한 형편이었다.

 

이와같이 벼는 주로 그네로 훑었으나 보리?밀?수수?콩 같은 것은 대부분 '개상이나 탯돌에 메어쳐서 떠는' 이른바 '태질'로 애벌 탈곡하여 도리깨로 두들겨 낟알을 떨었다.

 

그리고 흔히 '벼'를 '나락'이라고 하는데 나락은 벼의 사투리.

 

따라서, 우리 속담에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에 쓰인 '씻나락'은 '볍씨'의 사투리다. 이 속담은 , ① 분명찮게 우물우물 말하는 소리를 비유적으로 이를 때, ② 조용하게 몇 사람이 수군거리는 소리를 비꼴 때 ③ 이치에 닿지 않는 엉뚱하고 쓸데없는 말이란 뜻으로 쓰인다.

 

개상은 볏단을 태질하는 데 쓰는 연장으로 굵은 서까래 같은 통나무 네댓 개를 가로 대어 엮고 다리를 박은 것이다.

 

전북일보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경제일반[주간증시전망]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가속화

만평[전북만평-정윤성]BTS ‘아리랑’ 전 세계 환호와…

오피니언[사설] 지방선거 본격 불법행위 신속 엄단 대응을

오피니언[사설] 전주문화재단 20년, 정체성·역할 재정립을

오피니언새만금의 것은 새만금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