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04 18:58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경제 chevron_right 건설·부동산

[전주 정비사업 이대로 좋은가] 하=해법은 있나

도시정비사업은 낡은 공간을 새롭게 바꾸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한다는 약속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전주지역 정비사업 현장은 여전히 불신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합 간 분열과 시공사 갈등, 비례율 논란이 반복되며 사업이 장기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공공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핵심은 공공관리자 제도의 실효성 강화다. 현행 제도상 지자체는 조합 설립 이후 회계감사나 공사비 검증을 지원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로는 서류 검토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한 정비사업 전문가는 “감사 결과가 단순 보고로 끝나고 행정이 ‘분쟁 개입 불가’ 원칙만 내세우면 제도는 형식화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전주시는 내년부터 공공관리자의 역할을 ‘감시’에서 ‘참여’로 확대할 계획이다. 조합 회계 내역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주요 의사결정 회의에는 시 도시정비 담당자가 직접 참석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또한 외부 회계감사위원을 늘려 조합 회계와 시공사 계약 과정을 이중 검증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또 다른 과제는 시공사 선정 절차의 투명화다. 최근 주요 정비구역에서 불공정 의혹이 잇따르자, 시는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시공사 평가위원회’ 신설을 논의하고 있다. 제안서 평가 항목과 배점 기준을 사전에 공개하고, 조합과 시공사 간 직접 접촉을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밀실계약’을 막겠다는 것이다.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9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통해 △조합 회계정보 의무 공개 △시공사 교체 시 총회 의결 요건 강화 △소규모 정비사업 절차 간소화 등을 추진 중이다. 특히 공공이 초기 단계부터 사업 구조를 설계하고 위험을 분담하는 ‘공공참여형 정비사업 모델’ 도입도 예고돼 있으며, 전주시가 시범 지역으로 검토되고 있다. 다만 제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주민 간 갈등을 조정할 중립적 기구가 부재한 상황에서, 법과 규정이 오히려 또 다른 분쟁의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비사업이 지역 건설산업 생태계와 연계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 전주 대부분의 정비사업 시공은 외지 대형 건설사가 맡고 있으며, 지역 업체들은 하도급에 머무는 구조다. 한 중견 건설사 대표는 “지역 시공사들이 공동도급 형태로 참여해야 지역 경제 순환 효과가 생긴다”고 말했다. 도시재생의 본질은 결국 신뢰다. 투명한 절차와 공공의 책임, 주민 간 신뢰가 회복될 때 비로소 ‘도시를 새로 짓는 일’이 가능하다. “정비사업의 방향은 건물을 세우는 일이 아니라 도시 공동체를 복원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지금의 전주가 증명해야 할 때”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정은영 전주시 재개발·재건축과장은 “올해 정비사업 행정 절차를 신속하게 이행하면서도 투명한 조합 운영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며 “정비구역 지정과 사업시행계획 인가 등 38건의 절차를 마무리하고, ‘2030 도시정비 기본계획’ 타당성 검토와 통합심의, 현장방문, 조합점검 등을 병행하며 공공성과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앞으로도 노후 주거지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 현장 중심의 정비 행정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끝>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11.02 16:42

[멈춰 선 정비사업] (중) 이익 배분, 시공권 둘러싼 내부 갈등 상시화

전주 도심 곳곳에서 추진 중인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조합 갈등과 시공사 분쟁으로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주민이 주도하는 정비사업이라는 본래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이익 배분과 시공권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상시화 되면서 ‘내 집을 새로 짓는 일’이 오히려 주민 간 불신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전주 감나무 골 구역만 해도 현재는 일반분양 흥행 속에 공정률이 55%를 넘겼지만, 2006년 추진위 승인 이후 시공사 선정과 관리처분 계획을 둘러싼 갈등으로 십수년간 사업이 지연됐다. 조합장이 세 차례나 교체됐고, 법적 분쟁이 반복됐다. 이후 새 조합장이 선출되면서 지난해 일반분양 1순위 청약 경쟁률이 55.6대 1을 기록하며 사업은 안정세를 찾았지만, 같은 시기에 추진된 바구멀1구역에 비해 5년 이상 뒤처졌다. 효자주공 재건축구역 역시 지난 관리처분인가 과정에서 조합 내 분열이 심화됐다. 일부 조합원들은 비례율이 기대보다 낮게 나오자 불만을 쏟아냈다. 시공사 측은 건축비 상승과 공공기여 부담을 이유로 사업비 인상을 요구했고, 결국 법적 다툼으로 번지면서 준공이 2년 이상 늦어졌다. 이후에도 조합장·이사 해임 총회가 이어져, 쌍용재건축 등 같은 시기에 시작했던 다른 사업지보다 10년 이상 늦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이처럼 곳곳에서 잡음이 이어지자 전주시는 민선 8기 들어 정비사업 정상화에 직접 나섰다. 시는 도시정비사업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조합 임원과 조합원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하나로 묶는 ‘통합심의제’를 도입해 행정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고,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의 규정을 되도록 조합 이익에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해 사업 추진에 힘을 보탰다. 그간 20단계 이상 걸리던 행정 절차가 단축되면서 감나무골과 기자촌 사업처럼 장기간 표류했던 구역들이 정상 궤도에 오르고 있고 답보상태였던 다른 사업장도 빠른 진척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제도적 한계는 여전하다. 현행 도정법은 조합의 회계 공개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나, 이를 위반해도 실질적 처벌은 거의 없다. 비례율 산정 방식도 갈등의 불씨다. 감정평가액이 기준이 되는 현 제도에서는 조합원 간 권리가액 차이가 커, 노후 건물이나 소형 평형 소유자는 추가 분담금을 내야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다. 한 조합원은 “이익이 아니라 빚이 늘어나는 사업이 됐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정비사업의 본질은 돈이 아니라 신뢰”라고 입을 모은다. 정비사업이 본래의 취지대로 도시 재생의 촉매제가 되려면 주민과 조합, 행정이 신뢰를 회복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그러나 전주 도심의 현장은 아직도 ‘이익과 불신’의 경계 위에 서 있다.<계속>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10.30 15:44

[멈춰 선 정비사업] 전주 정비사업, 이대로 좋은가

전주 도심 곳곳에서 진행 중인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이 잇따라 멈춰 서고 있다. 노후 주거지를 개선하고 도시 기능을 되살리겠다던 약속은 10년 넘게 제자리걸음이다. 조합 내 갈등과 시공사 선정 논란, 비례율 문제 등으로 사업이 장기화되면서 주민 간 불신은 깊어지고, 정비사업은 도시 발전의 동력이 아니라 갈등의 상징이 되고 있다. 전북일보는 전주지역 정비사업 현황을 토대로, 사업 지연의 구조적 원인과 제도적 한계, 그리고 대안의 방향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전주 도심의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노후 주거지를 새로 고치겠다는 목표로 시작된 사업은 20년 가까이 지지부진한 채 절반 이상이 첫 삽조차 뜨지 못했다. 전주시가 지난 8월 기준으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시내 26개 정비구역 가운데 실제 시행 단계에 들어간 곳은 13곳(재개발 7, 재건축 6)에 불과하다. 나머지 13곳은 추진위원회 구성이나 조합 설립 이전 단계에 머물러 있거나, 계획만 세워진 상태다. 재개발 사업 11개 구역 중 공정이 가장 앞선 곳은 감나무골(공정률 55%)과 기자촌(5.9%)등을 꼽을 수 있지만 나머지 대부분 이주·철거 중이거나 관리처분계획을 수립 중이다. 동부시장, 성황당, 백동로 등은 구역 지정도 받지 못한 ‘신규 정비예정구역’ 단계다. 재건축 사업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효자주공, 오성대우, 삼천주공3 등 일부 단지만이 관리처분인가를 앞두고 있으나, 송천·인후·우신·광진 목화 등 다수 구역은 안전진단이나 정비계획 입안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사업 지연의 가장 큰 원인은 조합 내 갈등과 사업성 저하다. 건축비와 금리가 급등한 상황에서 비례율(조합원 분담금 대비 재산권 회복 비율)이 낮게 산정되자 조합원 간 불신이 커지고,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이권 다툼이 반복된다. 일부 구역에서는 시공사 교체를 둘러싼 소송이 수년째 이어지며 행정절차가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여기에 전주시의 행정지원도 한계가 뚜렷하다. 현재 시가 관리하는 정비사업 전담 인력은 4명 수준으로, 26개 구역의 복잡한 민원을 모두 감당하기 어렵다. 공공관리자 제도가 도입됐지만, 실질적인 현장 개입보다는 서류 검토 수준에 머물러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지역 경기 부진 역시 발목을 잡는다. 2020년 이후 전국적으로 재건축 규제가 완화됐지만, 전주는 수도권과 달리 분양수요가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정비사업이 오히려 ‘도심 낙후’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역설도 나타난다. 한때 정비사업 추진을 이유로 신축이 제한된 구역은 수년째 방치되며 빈집과 슬럼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주시가 도시 재생의 공공적 틀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계속>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10.29 16:20

전북은 빠진 HUG든든전세···지방 소외 ‘허탈’

HUG주택도시보증공사가 추진하는 ‘HUG든든전세 사업’이 수도권과 부산 등에서만 추진되면서 지방 전세 수요자들의 허탈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전세사기 유행으로 인한 ‘안전한 전세’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는데, 사업 확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HUG든든전세 사업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추진하는 전세사기 피해자 및 무주택 서민을 위한 공공임대형 주거지원 사업이다. 안전한 전세주택 공급을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직접 경매에 나온 매물을 구매해 보수한 뒤 주변 시세의 약 80~90% 가격으로 공급하는 사업이다. 올해까지 전국에 1400세대가 공급됐다. 문제는 이러한 사업이 일부 도시에만 국한된다는 것이다. 현재 HUG든든전세는 서울, 경기, 인천, 부산에만 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신혼집을 준비하고 있는 이모(30대·여)씨는 “전세사기가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전세 매물 자체도 줄어들고 혹시 전세사기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큰 상황이다”며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공급하는 전세는 전세사기에서는 안심이 되기 때문에 찾아봤지만, 수도권에 한정된 사업에 오히려 허탈감만 밀려왔다”고 토로했다. 최근 전북지역 등 비수도권에서도 전세사기가 잇따랐다.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전세사기는 5만 3534건에 달한다. 연도별로는 2021년 2799건, 2022년 5443건, 2023년 1만 9350건, 2024년 2만 941건, 2025년 8월 기준 5001건이다. 2023년부터 고금리가 이어짐에 따라 전세사기 건수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 업계 견해다. 전북에서도 사건이 잇따랐다. 2021년 20건이던 도내 전세사기는 2024년 187건으로 9배 가량 증가했다. 올해에도 8월 기준 48건의 전세사기가 발생했다. 피해액은 수백억에 달하는 상황이다. HUG측 관계자는 “전세사기가 수도권에서 집중적으로 발생을 한 점과 수도권 같은 경우에는 경매가 워낙 적체돼 채권회수에 지장이 있다보니 해당 사업을 시행하게 됐다”며 “사업 목표 자체가 부동산을 매입하는 것이 아닌 채권을 회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수도권을 우선적으로 매입한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방에서도 최근 전세사기가 잇따르고 있어 지방에서 사업 확대에 대한 문의가 오고 있는데, 관련 부서에 해당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 건설·부동산
  • 김경수
  • 2025.10.23 17:29

공가는 넘치는데 입주하기 힘든 '전북 임대주택'

전북의 공공임대주택은 ‘빈집이 남는데도 들어가기 힘든’ 역설 속에 놓여 있다. 수백 세대의 공가가 발생하고 있지만 입주자는 여전히 바늘구멍 통과하듯 어렵게 당첨을 기다려야 하는 기현상이 발생하면서 지나치게 복잡한 입주조건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전북의 임대주택 공가율은 22%에 달했다. 군산 나운4단지는 전체 1,954세대 중 599세대가 비어 있어 미임대율이 30.7%에 이르렀고, 전주 평화1단지도 1,650세대 가운데 395세대가 미입주 상태로 23.9%를 기록했다. 익산 부송1단지 역시 1,100세대 중 170세대 이상이 비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지별로 수백 세대가 비어 있지만, 입주를 기다리는 대기자는 도내 전체로 수천 명에 이른다. LH는 전북권에서 기존·매입임대주택의 입주자 모집 공고를 잇따라 내고 있지만 현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공급은 꾸준하지만 입주 문턱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입주자격이 소득·자산 기준,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등 세세한 조건으로 얽혀 있어, 자격은 되지만 점수가 부족하거나 가점이 모자라 탈락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빈집은 많지만 내가 들어갈 수 있는 집은 없다”는 하소연이 이어진다. 전북의 한 임대주택 신청자는 “대기만 2년째인데, 조건이 맞지 않아 세 번이나 탈락했다”며 “기준은 까다로운데 실제 살 만한 집은 적다”고 토로했다. 전주시는 멈췄던 전주역세권 개발을 재가동해 임대주택을 포함한 복합지구 조성에 나섰다. 106만㎡ 규모 부지에 2027년 보상 착수, 2034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북·동부권 임대 수요를 분산할 핵심 사업이지만 경영심사와 보상 절차로 착수까지 최소 2년 이상 걸릴 전망이다. “사업이 지연될 경우 전주권 임대시장 전반이 다시 불균형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북도는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비 부담을 덜기 위해 임대보증금 최대 5000만 원을 무이자로 지원하는 제도를 신설하고, 지원 기간을 최장 10년으로 늘렸다. 그러나 단순한 금융 지원만으로는 구조적 병목을 풀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입지 불일치, 협소한 평형, 높은 관리비, 주차난, 복잡한 입주자격 등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복잡한 입주조건을 현실화하고, 도심·역세권 중심의 중형 평형 확대와 관리비 경감 같은 생활밀착형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북지역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전북의 임대주택 정책이 균형을 되찾기 위해선 ‘빈집은 남고, 원하는 집은 들어가기 힘든’ 구조를 깨야 한다. 입주자격 완화와 입지·평형 다변화, 실거주비 절감이 함께 추진될 때 전북 임대시장의 미스매치도 비로소 풀릴 것이다”고 제안했다.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10.16 16:01

공급과잉 속 ‘131대 1’…익산 마동 자이 아파트, 청약 열기의 '역설'

익산의 아파트 분양시장이 ‘공급 과잉’과 ‘청약 과열’이라는 상반된 풍경을 동시에 보이고 있다. 최근 3년간 미분양 물량이 1000 가구를 웃도는 상황에서 마동 자이 아파트 추가 모집에서는 최고 131.5대 1의 경쟁률이 나왔다. 15일 국토교통부 청약홈 자료에 따르면, 익산 마동 자이 아파트는 불법 청약 적발로 계약이 취소된 6세대에 대해 추가 모집을 진행한 결과, 단 6세대에 789명이 몰리며 최고 13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84㎡ 타입 일부 세대에는 100명 이상이 몰리며 실수요자와 투자 수요가 뒤섞인 과열 양상을 보였다. 이 단지는 지난해 분양 당시에도 익산 내에서는 보기 드문 높은 청약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익산 전역에 공급이 쏟아지면서 미분양이 급증했다. 국토부 통계에 따르면 익산의 미분양 물량은 2002년 8가구에 불과했지만, 2023년부터 1000가구를 넘어섰고 올해 9월 기준으로도 999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전문가들은 “익산은 신축 아파트 공급이 단기간에 집중된 대표적인 지역”이라며 “분양 당시 청약 경쟁률만으로 지역 수요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익산 부송동 일대와 마동, 영등동을 중심으로 브랜드 단지들이 잇달아 분양되면서 시장 내 실수요 흡수력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들은 “최근 청약 경쟁률은 불법 계약 취소로 인한 예외적 상황으로, 전반적 시장 회복세로 보기엔 이르다”며 “지역 내 주택 수급을 점검하고 추가 공급 일정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익산의 사례가 지방 주택시장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보고 있다. 한쪽에서는 미분양이 쌓이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로또 청약’ 경쟁이 벌어지는 극단적 양극화가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도내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지역별 수요 분석과 맞춤형 공급이 동반되지 않으면, 이 같은 불균형은 더욱 심화될 우려가 크다"고 경고했다.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10.15 16:48

서울 전역 규제지역·토허구역 묶는다…경기 12곳도 해당

정부가 최근 서울과 경기도 일부 지역의 집값 과열에 대응하고자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 6·27 대출규제와 9·7 공급대책 발표 이후에도 서울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갭투자(전세 낀 매매)가 몰리는 양상이 전개되자 초강경 수요 억제책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국무조정실·국세청은 15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시장 불안이 서민 주거 안정을 위협하고 경제 활력을 저해한다고 보고 선제적 수요관리 조치를 통해 과열 양상을 조기 차단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현행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용산구를 포함한 서울 25개 자치구 전체와 경기도 12개 지역(과천시, 광명시, 성남시 분당구·수정구·중원구, 수원시 영통구·장안구·팔달구, 안양시 동안구, 용인시 수지구, 의왕시, 하남시)이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규제지역으로 추가된다. 규제지역 지정 효력은 16일부터 발생한다. 규제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종전 70%에서 40%로 강화되고 총부채상환비율(DTI)도 40%로 축소돼 대출을 통한 주택 구입자금 마련이 어려워진다.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양도소득세 중과, 분양권 전매 제한, 청약 재당첨 제한 등 불이익도 받는다. 이들 규제지역은 갭투자 수요를 차단하고자 2년 실거주 의무가 발생하는 토허구역으로도 동시에 묶인다. 해당 지역 아파트 및 '동일 단지 내 아파트가 1개 동 이상 포함된 연립·다세대주택'이 대상이다. 지정 기간은 이달 20일부터 내년 12월31일까지로, 정부는 시장 상황에 따라 연장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주택 가격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차등 적용하는 등 부동산 관련 금융규제도 대폭 강화해 부동산 시장으로의 과도한 유동성 유입 차단에 나선다. 수도권·규제지역에서는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의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현행 6억원에서 4억원으로,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낮아진다. 15억원 이하 주택은 지금과 같은 6억원 한도다. 아울러 이들 지역 내 주택담보대출에 한해 스트레스 금리를 1.5%에서 3.0%로 상향 조정하고, 1주택자가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임차인으로 전세대출을 받을 때 이자 상환분을 차주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반영한다. 이는 1주택자가 소유한 주택의 지역과 무관하게 적용된다. 지난달 발표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하한 상향(15%→20%) 조치는 애초 예정된 시행 시기였던 내년 4월에서 앞당겨 내년 1월부터 조기 시행한다. 부동산 세제와 관련해서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 과세 형평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구체적 개편 방향과 시기, 순서 등을 검토한다는 원론적 계획을 제시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연구용역,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 논의 등을 통해 보유세·거래세 조정, 특정 지역 수요 쏠림 완화를 위한 세제 합리화 방안 등도 검토할 예정이다. 부동산 거래 관련 불법행위와 투기수요 유입 근절을 위해 국무총리 소속으로 전담 감독기구를 신설하는 등 시장 거래질서 확립을 위한 범정부 대응체계도 강화한다. 국토부는 허위로 신고가 거래 후 해제하는 수법의 가격 띄우기에 대한 기획조사와 의심 사례 수사 의뢰에 주력하고, 자체적으로 부동산 특별사법경찰을 도입해 부동산 관련 범죄행위에 적극 대응한다. 금융위는 사업자 대출이 주택 구입으로 용도 외 유용되는 실태에 대해 전수조사에 나서며, 국세청은 한강 벨트 등의 30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 취득 거래와 고가 아파트 증여 거래를 전수 검증한다. 경찰청은 국가수사본부 주관으로 841명을 부동산 범죄 특별단속에 투입한다. 아울러 국무총리 소속으로 부동산 불법행위 감독기구를 설치해 현재 소관 부처들이 각기 담당하는 불법행위 관련 조사·수사의 기획·조정을 맡긴다. 자체적으로 수사조직도 운영하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런 규제책과 더불어 앞서 발표한 9·7 대책의 공급 효과를 국민이 조속히 체감하도록 주요 후속조치를 연내 추진할 계획이다. 노후청사, 국공유지 등을 활용한 주택 공급 방안을 마련해 주요 후보지를 함께 발표할 예정이며, 서울 우수 입지에 있는 노후 영구임대주택 재건축을 위한 주요 단지별 사업계획안도 마련한다. 또 도심 내 신속한 주택 공급을 위해 주거형 오피스텔 등 신축매입임대 7천가구 모집공고를 연내 마무리할 예정이며, 서울 성균관대 야구장과 위례업무용지는 공공기관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해 부지 매입 절차를 진행하는 등 서울 내 4천가구 공급에 속도를 붙인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주택시장 안정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국민들의 내집 마련과 주거 안정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며 "주택시장 안정을 정부 정책의 우선순위로 두고 관계부처가 총력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건설·부동산
  • 연합
  • 2025.10.15 10:47

추락하는 전북 주택경기…익산·군산 미분양 ‘적신호’

전북의 주택사업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미분양 물량이 도내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쌓이면서 지역 건설사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9월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HBSI)’에 따르면 전북은 72.7로 집계돼 지난달(90.9)보다 18.2포인트 급락했다. 전국 평균(75.0)을 밑도는 수치로, 지방 건설경기 침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미분양 물량 적체도 위험수준이다. 국토교통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익산시는 999세대로 전북 내 미분양 주택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시(192세대)의 5배를 넘었다. 전북 전체 미분양 주택 수는 3,124호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보다 212호 줄었지만 준공 후 미분양은 오히려 증가하며 구조적 불균형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익산시는 미분양 증가 추세가 뚜렷하다. 2024년 1월 958세대에서 2025년 4월 1,108세대로 확대됐다. 이처럼 도내 미분양은 도시 중심지 위주로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 익산, 군산 등은 공급 과잉 우려 지역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외곽이나 중소도시는 미분양 규모는 작지만 수요 기반 취약성은 높다. 현장에서는 “분양률이 절반도 안 되는 단지가 늘고 있다”며 비상이 걸렸다. 전북지역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자금 조달은 정부 대책으로 숨통이 트이지만, 문제는 아예 수요가 없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정부는 세컨드홈 세제 지원, LH 미분양 매입 확대, 임대전환형 보증 신설 등 지방 중심 건설투자 보강책을 내놨지만, 업계에서는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전북도는 공공임대 전환형 매입 확대와 맞춤형 수요 창출을 중앙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청년층 유출과 인구 감소가 겹친 전북의 구조적 한계를 고려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일자리·교육·문화 등 정주여건 개선을 병행 하겠다”고 말했다. 도의회도 대응에 나섰다. 전북도의회 예결특위는 10월 임시회에서 미분양 관리와 건설경기 연착륙 대책을 추경에 반영할지 논의한다. 한편 도내 주택건설업체들의 자금조달지수는 같은 기간 71.2에서 84.8로 13.6포인트 상승했으나, 구조적 수요 부진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전북 건설경기의 장기 불황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10.09 15:09

“책임 분양” 약속 믿었는데…대형 건설사와 분쟁에 부도 위기 몰린 전북시행사

군산 구암동 아파트 사업이 대형 건설사와 시행사 간 극한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책임 분양을 약속한 시공사가 분양 부진을 이유로 손실을 시행사에 떠넘기면서, 시행사는 부도 위기에 몰리고 소비자 피해 우려까지 확산되고 있다. 전북지역 시행법인 S사는 호황기였던 지난 2022년 국내 메이저 건설사 P사와 함께 704세대 규모 공동주택 사업에 나섰다. 공사도급계약과 관리형 토지신탁계약에는 “분양과 광고, 견본주택 운영, 사후관리까지 시공사가 단독 책임을 진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었다. S사는 이를 믿고 수천억 원대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분양시장이 위축되자 상황은 급변했다. S사는 “P사가 중도금 무이자 제공, 신규 분양자 계약금 환급 등 ‘특별판촉’을 강요하면서 손실을 시행사에 전가하고 있다”고 반발한다. 기존 분양자들 사이에서는 “뒤늦게 할인 혜택을 주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민원까지 이어졌다. S사는 “시공사가 스스로 분양 부진을 초래하고도 지연이자를 청구하는 것은 계약과 신의칙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P사는 “공사비 미수금만 900억 원이 넘는 상황에서도 준공을 마쳤다”며 “신탁계약에 따라 할인 분양은 합의된 분양 촉진책일 뿐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산 합의와 도급계약 변경 협의는 수개월째 표류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대형 시공사와 중소 시행사간 힘의 불균형이 빚어낸 구조적 문제”로 진단한다. 한 부동산 법률가는 “계약상 책임 분양이 시공사에 명시됐다면 손실을 시행사에 떠넘기는 것은 신의칙 위반 소지가 크다”면서도 “소송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 중소 시행사가 쉽게 대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갈등의 불똥은 결국 소비자에게 튀고 있다. 할인 분양으로 인한 기존 계약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시행사 부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입주 지연과 품질 저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과 금융 환경 악화로 업계 전반이 위기인데, 대형사마저 도덕적 책임을 회피한다면 지역 시행사는 버티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는 분양 실패 시 손실을 누구에게, 어떻게 분담할지 제도적 장치가 미비한 현실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계약 구조를 투명화하고, 대형사의 책임 분양 이행을 제도적으로 담보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P사 관계자는 “관리형 토지신탁특약에 따르면 본 사업 시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비용은 S사가 부담하도록 규정됐다”며 “공사도급계약을 성실히 이행해 준공을 완료해온 만큼 분양 또한 수월하게 진행돼 본 사업이 원만하게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09.29 22:10

[복합위기에 포위된 전북 건설업계] (중)연쇄충격, 현장의 붕괴

원가 급등과 안전규제, 발주 구조 불균형은 현장에서 ‘현금흐름 파열’로 귀결된다. 공기 지연 한 번이면 금융비용과 패널티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하도급‧자재대금 결제는 밀린다. 자금이 마르면 장비가 멈추고, 멈춘 현장은 추가 비용을 낳는다. 올 상반기 도내 건설업체들의 폐업이 급증한 것은 이 악순환이 이미 현실이 됐음을 방증한다. 끊어지는 고리는 언제나 지역 중소 건설사다. 현장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안전점검 추가, 민원·지장물, 설계변경 심의가 겹치면 공정표가 미끄러진다. 그 사이 이자·간접비·대체 인력비가 쌓인다. 공공공사에서 공기 연장·변경이 인정돼도 서류·심사·결재가 길다. 돈은 먼저 나가고, 기성은 늦게 들어온다. 고금리 국면에선 치명상이다. 하도급 결제는 더 민감하다. 원도급의 단가·기성 조정이 지연되는 동안, 하도급사는 월말 급여와 자재대금에 쫓긴다. 한 번 미끄러지면 자재사→장비사→노무팀으로 체불이 번지고, 사슬이 끊기면 현장은 정지다. 정지는 곧 비용 폭탄이다. 장비 재투입·재가설·재검사…모든 절차가 다시 비용이다. 권한과 책임의 불균형도 고착됐다. 원도급은 발주처와 협상하고 수익 배분을 설계한다. 하도급은 현장 리스크의 최전선에 선다. 민원·안전·지연의 1차 충격은 하도급이 맞고, 보상은 뒤로 밀린다. PF가 흔들리며 민간 착공이 늦어지자, 공공으로 쏠림이 심해지고, 경쟁은 덤핑을 부른다. 덤핑은 저품질·분쟁·지연으로 돌아오고, 결국 더 큰 손실로 닫힌다. 상반기 폐업 통계는 이 회로의 결과다. “현장만 따내면 버틴다”는 말은 옛말이 됐다. 지금은 “현장을 얼마나 빨리 돈으로 바꾸느냐”의 게임이다. 현금이 마르면 채권자부터 움직인다. 어음 결제는 지연되고, 보증기관 콜이 울린다. 누군가는 장비를 빼가고, 누군가는 사람부터 뺀다. 현장은 고요해지지만 비용은 계속 센다. 가설 안전난간 유지, 경비 인력, 임시 배수와 비산먼지 조치 같은 ‘멈춰 있어도 필요한 돈’이 버틴다. 여름 폭우, 겨울 한파는 멈춘 현장에 더 가혹하다. 여기에 내년 3월 노란봉투법 시행이 현장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건설업체들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사용자의 범위를 넓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노조나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기 때문에 사소한 마찰이나 불만으로도 현장이 멈춰설 가능성이 좀 더 커졌기 때문이다. 도내 중견 건설업체 A대표는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도대체 기업을 하라는 건지 하지 말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공사 단가는 오히려 예전보다 박해진 상태에서 안전비용은 대폭 증가한데다 노조활동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건설현장을 유지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며 “가뜩이나 외지대형 건설업체들의 건설시장 잠식으로 고사위기에 처한 도내 건설사들의 경영압박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하소연 했다.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09.24 16:42

[복합위기에 포위된 전북 건설업계] (상)원가 폭등, 단가는 제자리

전북 건설업계가 복합위기에 포위됐다. 원자재‧인건비 급등이 2년 넘게 이어진 가운데, 강화된 산업안전 규제로 현장 비용은 치솟고 리스크는 커졌다. 외지 대형사와 공공 발주 구조에 끌려 다니는 영세 지역사는 하도급 단가와 현장 중단 가능성까지 떠안으며 “사고 한 번이면 폐업”을 입에 올린다. 실제 올 상반기 도내 종합건설사 24곳이 경영난을 이유로 문을 닫으면서 작년 한 해 19곳을 이미 넘어섰다. 전문건설까지 합치면 55곳에 달했다. 비용은 증가하고 수주감소와 현금경색마저 가중되면서 퇴출에 경고등이 켜졌다.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경영환경을 맞고 있는 전북지역 건설업계의 실태를 3회에 걸쳐 조명하고 대안을 모색한다. △공정표 첫 칸부터 손익계산 비탈길 수년전부터 철근‧시멘트‧레미콘이 한꺼번에 뛰었다. 자재비가 고점에서 내려오지 않는 사이 숙련공 품값도 올랐다. 현장은 “입찰 때부터 마이너스”라고 한다. 예정가격과 낙찰률은 현실을 못 따라잡고, 계약 뒤 물가연동은 반영 폭이 좁고 시차가 길다. 공정표 첫 칸부터 손익계산이 비탈길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안전 규정은 더 촘촘해졌다. 정부가 “일하다 죽지 않는 나라”를 내걸며 감시와 처벌을 강화했다. 취지는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문제는 예측가능성이다. 추가 인력·가설·교육·점검이 줄줄이 붙으면서 중소 사에겐 고정비가 됐다. 사고가 나면 장기 중단, 형사 리스크가 한꺼번에 덮친다. 대표 교체로 방파제를 세우는 대형사와 달리, 지역사는 인력도 조직도 얇다. “사고 한 번이면 회사가 통째로 멈춘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외지 대형사의 수주 우위는 구조적이다. 원도급은 가격·설계·공기 조정에서 주도권을 쥔다. 지역사는 하도급으로 진입하니 단가·변경계약·클레임에서 불리하다. 노조법 개정 이후 현장 교섭 강도와 라인스톱 변수까지 더해졌다. ‘원가+리스크’가 일상화되자 남는 것은 현금고갈의 속도뿐이다. 수요도 줄었다. 분양 경색, PF 경색이 겹치며 민간 물량이 말랐다. 지자체 재정은 경직됐고 공공 발주물량도 뜸해졌다.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덤핑 입찰의 유혹이 커진다. 그 대가는 공기 지연과 분쟁으로 돌아오고 있다. 통계는 냉정하다. 도내 1166개 종합건설사 가운데 대부분인 1081개 업체가 손익분기점인 50억 원 이상을 수주하지 못했다. 특히 전체 34%인 402개사는 공공공사를 단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 상반기 사업포기를 이유로 문을 닫은 건설업체수가 지난 해 폐업건수를 추월했다. 예측 불가능한 리스크가 갈수록 커지면서 언제든 도산할 수 있다는 공포감이 도내 건설업계에 전반에 퍼져가고 있다.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09.23 16:31

전주 효자주공 재건축조합, 홍보요원 선발 불공정 의혹 확산

전주 효자주공 재건축조합이 조합장 선거를 위한 홍보요원 선발 과정에서 불공정의혹과 위법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대의원회의 의결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홍보팀장을 내정하고, 지원자들에게 허위 이력 작성까지 유도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그 배경에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18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조합 규정에 따라 홍보요원(팀장 1명, 전산 담당 1명, 홍보요원 26명)은 반드시 대의원회의 의결을 거쳐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채용해야 한다. 하지만 조합은 지난 10일 대의원회의가 열리기도 전에 특정 인물을 홍보팀장으로 내정한 상태에서 지원자들에게 ‘이전 조합장 해임총회 근무 경력’을 이력서에 필수 기재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근무 경험이 없는 지원자들에게 허위 이력 작성을 유도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조합 집행부가 특정 인물을 홍보팀장으로 내정한 정황도 논란이다. 그는 과거 두 차례 해임총회에서 홍보팀장을 맡았으며, 이번 선거에 출마한 특정 조합장 후보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문제는 모집 기간이 하루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신청접수를 마감하고, 미리 각본을 짜놓은 듯이 팀장(1명), 전산담당(1명), 홍보요원(26명)을 선발했다는 주장도 나오면서 위법 여부를 가리기 위한 경찰 수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조합 사무실에서 확인한 결과 지난 10일 열린 대의원회의가 오후 4시 30분에 종료된 직후 불과 4분 만에 입찰공고가 게시됐으며, 1분 후부터 홍보요원들의 이력서가 이메일로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사전 준비가 있었음을 의심하게 하는 정황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주장이다 법조계는 이번 사안이 단순 절차상 하자를 넘어 중대한 위법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법무법인 권한의 한승희 대표변호사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43조는 조합 임원 선거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엄격한 기준으로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면서 대의원회의 의결 전에 홍보요원(팀장)을 내정하고, 특정 후보와 연계된 인물을 사전에 내정하기 위한 정황이 사실이라면 이는 명백한 절차적 하자”라며 "더 나아가 일부 지원자들에게 허위 이력을 제출하도록 해 채용이 이루어졌다면 공정 선거 방해 및 업무방해에 해당할 수 있고, 선거 무효 사유로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이미 여러 차례 판례를 통해 조합 임원 선거의 공정성이 현저히 침해된 경우 해당 선거는 무효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면 조합측은 절차와 규정에 맞게 홍보요원 선발을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홍보요원 모집 공고는 대의원 의결 이전에 공고를 낼 수 없어 절차에 맞게 진행하기 위해 대의원회의가 끝난 직후 바로 게시했다. 허위이력을 유도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조합은 지원자들에게 이전 총회 근무 경력을 기재하도록 안내했고, 제출된 이력서를 그대로 접수·관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접수 기간이 짧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로드맵에 따라 총회 일정에 맞출 수밖에 없어 불가피 했다”며 “특정인을 사전에 내정하거나 특정 후보 측을 봐주려 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09.18 17:17

전북서 보증금 없는 사글세 증가…서민가구 세입자들 불안

전세가격 상승과 대출 규제 강화로 전셋집을 얻지 못하거나 보증금을 올려주지 못해 사글세로 전락하는 서민들이 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물가 상승과 함께 월세 가격도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주거비용 상승으로 인한 서민층의 삶이 점점 더 팍팍해지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북에 집을 소유한 가구는 전체의 59%인 46만 5000가구이며 무주택 가구는 41%인 32만 2000 가구로 집계됐다. 전북지역 주택보급률이 109%로 집계되고 있지만 외지인들이 전북에 여러 채의 주택을 소유하거나 1가구 2주택 자가 많아 아직도 10집 중 4집은 세입자 생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문제는 올해 6·27 대책으로 전세자금 대출 한도가 줄어든데도 대출 문턱도 높아지면서 보증금을 구하지 못하고 월세로 임차 계약을 하거나 보증금을 올려주지 못해 반전세로 새롭게 임차계약을 맺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이번 대책으로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이 차단되고 은행권마저 전세대출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추세여서 전세 수급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월세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월세비중이 늘어난 시점은 2020년 7월 시행된 새 임대차법 이후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로 인해 전세 값이 급등했고, 이를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대거 월세 시장으로 유입된 것이다. 대법원 등기 정보광장이 집계한 전북지역 전월세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만해도 전세 2만 2264가구에 월세는 1만 8035가구로 전세 비중이 70%에 육박했지만 임대차법 이후 월세 건수가 증가하면서 지난 2024년 기준 전세 1만 8678가구에 월세 2만5721가구로 전월세 비중이 4년 만에 역전됐다. 6·27 대책이 시행된 올해 통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물가 상승에 따라 월세 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어 집 없는 서민들의 주거비용 부담도 늘고 있다. 지난 2020년만 해도 30만원 대였던 전북지역 평균 주택의 월세가는 올해 들어서는 44만 4000원으로 올랐다. 주거환경 변화로 서민층의 주거안정이 위협받으면서 규제보다는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보안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노동식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중앙자문위원은 “전세 시장을 안정화시키겠다며 임대차 보호법을 개정했지만, 결과는 전세 가격 폭등과 갭 투자 성행, 나아가 전세 사기의 급증으로 이어졌다”며 “시장 안정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단순한 규제 강화가 아니다.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급 확대 정책과 장기적이고 일관된 시장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09.01 16:49

절차 간소화 맞나...더 어려운 가로주택정비사업

행정절차 간소화와 분담금 감면 등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는 가로주택 정비 사업이 일반 정비 사업에 비해 오히려 더 까다롭고 사업추진에도 애로사항이 많은 것으로 파악되면서 제도 도입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25일 전주지역 정비업계에 따르면 가로주택 정비사업이란 기존의 가로형태를 유지하면서 1만 제곱미터 미만의 사업시행구역에서 노후건축물을 헐고 신축아파트 건립을 추진하는 정비사업을 말한다. 정부는 지난 2017년 빈집 및 소규모 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을 마련하면서 지난 2018년부터 본격 시행됐다. 대규모 정비사업이 20여 단계의 행정절차를 거치는 동안 중단되는 경우가 많아 문제점으로 지적되면서 사업절차 간소화와 건축규제 완화 등의 특례규정을 마련하고 지원규정을 도입해 대규모 정비사업의 대안으로 추진됐다. 전주시의 경우 지난 2006년 16개 구역이 재개발 예비정비구역으로 지정됐는데 이를 받기 위해 구역별로 사전에 1~2년 기간의 준비기간이 소요됐다. 하지만 가로주택 정비사업 경우 별도의 구역지정이 없기 때문에 예비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기 위한 기간이 줄어든다는 이점이 있다. 건축규제 완화도 큰 메리트로 꼽히고 있다. 조경기준, 건폐율, 대지안의 공지기준, 건축물 높이 제한, 부대시설 및 복리시설 설치기준, 주차장 설치기준 등에서 규제를 완화를 하고 임대주택의 경우 국토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용적률의 상한까지 건설이 가능하다. 조합원 지위양수, 양도가 가능하며 분양가 상한제 미적용,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학교용지 분담금 제외 등의 혜택도 주어진다. 이처럼 기존 정비사업에 비해 행절절차가 상당부분 생략되는 데다 기존의 도로망을 유지한 상태에서 사업을 추진하기 때문에 사업비가 대폭 절감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주지역에서만 20곳에서 가로주택정비 사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소규모 단지라는 특징 때문에 사업추진 과정에서 오히려 공사비 등 사업원가가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기반시설 조성을 놓고 인허가 권한을 가진 전주시와 사업주체간 이견도 많아 사업추진과정에서 진통을 겪고있다. 특히 대부분 300세대 미만이기 때문에 조합 운영비를 지원하며 사업을 동반 추진해줄 시공사를 구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여기에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율도 일반 정비사업이 70%인데 반면 가로주택 정비사업은 80%로 더욱 까다로운 데다 추진위 단계에서 시유지나 국유지에 대한 매입동의를 구해야 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도 해결해야 한다. 사업부지에 포함된 시유지나 시설물을 매입하기 위해서는 조합 설립 이후에 협의를 거쳐 시의회 동의까지 구해야 하지만 조합설립 동의율 기준이 80%이기 때문에 이를 높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추진위 단계에서 시유지 등의 매각 동의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조합과는 달리 추진위는 법적 권한이 없는 임의단체이기 때문에 예산도 없는데다 권한도 없어 협의를 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사업기간이 대폭 줄어든다는 이점이 현실에서는 반감될 처지에 놓여있다. 원칙적으로 기부채납이 거의 없다는 장점도 현실과는 크게 다르다. 실제 지난해 조합원 분양을 마친 전주 A가로주택 정비조합은 사업면적 8043㎡가운데 728㎡를 도로 등으로 기부 채납했고 용적률도 240.18%로 재개발 사업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이 때문에 구도심활성화와 주택공급 확대라는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요구되고 있다. 전주지역 소규모 정비사업 조합 관계자는 “기존 정비사업에 비해 사업기간이 대폭 단축되고 각종 혜택도 주어진다는 이점 때문에 조합결성을 위한 조합원들의 찬성률이 높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어려움이 많아 신속한 사업추진을 위해 전주시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08.25 17:26

지방 대부분이 마이너스 불구 7월 전북 아파트 가격 0.12%p상승

정부의 강도높은 부동산 정책과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전북은 여전히 강세를 이어자고 있다. 한동안 공급이 부족했던 전주 아파트 가격이 여전히 강세를 이어가며 전북지역 전반의 상승세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전국주택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전북의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변동률은 0.12%를 기록했고 올해 들어 누계상승률은 0.27%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방 8개 도 가운데 충복(0.15%)을 제외한 가장 높은 상승률이며 누계상승률은 수도권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치다. 이 같은 상승세를 이끈 요인은 전주지역 아파트 가격 강세가 원인으로 꼽힌다. 이달들어 전주 덕진구의 아파트 가격은 0.27%가 올랐고 완산구도 0.23%가 상승하면서 8개 도 가운데 1위로 뽑혔다.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집 없는 서민들이 주거비용 부담은 커지고 있다. 전북지역 평균주택 월세가는 46만4000원으로 전국 평균 80만6000원보다는 훨씬 낮지만 43만7000원 이었던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1년만에 6%이상 올랐다. 여기에 관리비와 전기, 가스 요금 같은 공과금을 더하면 매달 쓰게 되는 주거를 위해 매달 지출해야 될 금액은 60만원에 육박한다. 전월세전환률도 7.6으로 전국평균 6.5를 웃돌며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5번째로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월세전환율이란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 시 적용되는 비율로 [{월세/(전세금–월세보증금)}×100]으로 산정된 월세이율을 연이율로 환산(월세이율x12)해 산정한다. 예를 들어 전세금 1억 원의 주택을 보증금 1000만 원과 월세 50만원으로 계약 체결 시 전월세전환율은 6.7%가 되며 전월세전환율이 높은 건은 낮은 건 보다 상대적으로 월세 부담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단독주택이나 다세대 주택의 경우 모두 9%를 넘는 것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자금사정이 여의치 못한 저소득층의 주거비용 부담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정부는 대출을 옥죄어 가계부채를 관리하고 자연스럽게 부동산 투기 수요를 잠재우기 위해 6.27 대책을 발표했다. 핵심은 모든 부동산 대출 최대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고, 투기의 주범인 갭투자를 막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요건을 대폭 강화했다.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08.20 18:53

박한 공사비에 늘어난 관리비용, 중대재해 처벌까지…중소 건설사 사면초가

원가부담 증가에 따른 적자시공 우려에 최근 대형업체들의 사망사고를 계기로 안전비용까지 극한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뜩이나 경영난을 겪고 있는 도내 중소 건설사들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최근 전북자치도가 민간대형공사에서 지역업체 비율에 따라 용적률 인센티브 방침을 밝히면서 지역업체들의 아파트 공사참가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 커지고 있다. 19일 도내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스코이앤씨, DL건설 등의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를 계기로 건설업체들마다 안전점검 수위를 극도로 높이고 있다. 유난히 도내 현장이 많은 포스코이앤씨는 전주 감나무골과 기자촌 정비사업을 비롯한 전국 건설현장 운영을 중단하고, 경영진이 직접 나서 점검에 나서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추락사고 등 우려가 높은 아파트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각별한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하지만 아파트 건설현장의 경우 공사기간이 보통 준공일까지 공기가 30∼50개월 정도로 타이트하게 잡혀 있다는 점에서, 이 시점에 맞춘 준공여부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올해는 36℃ 안팎의 폭염이 지속되면서 건설현장 운영이 지연된 바 있는 터라 정해진 공기에 맞춰 준공날짜를 맞추는데도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지역업체 공사 참여 확대를 위해 마련되고 있는 조례가 시행도 되기 전에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북특별자치도는 민간공사에 지역업체 공동시공 참여나 하도급 50% 이상 계약시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는 조례안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조례안이 시행될 경우 지역건설사들의 수주금액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하지만 건설산업 현장이 급변하면서 대형업체와 민간공사에 참가하는 도내 건설사들이 채산성을 제대로 낼 수 없는 구조로 변모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안전관리 비용에 증가에 따른 공사 부담은 커지면서 대형 안전사고 발생 시 책임은 지역업체에게 전가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도내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상기후에 따른 폭염과 폭우 등으로 가뜩이나 공기를 맞추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고도의 안전관리까지 적용될 경우 공기를 맞추기도 어렵고 참가한 지역업체가 실질적인 이득을 보기도 어려운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며 대형사고 발생시에도 지역업체에게 책임이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며 “모처럼 마련될 조례안이 지역업체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08.19 16:34

사업 추진만 20년째…전주 효자주공 재건축 이번엔 속도 낼까

최근 용역업체 선정문제를 놓고 조합장과 이사들 간의 갈등이 극에 달하며 사업추진이 멈춰서는 등 혼란을 겪었던 전주 효자주공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들이 많은데다 그동안 사업을 지나치게 오래 끌면서 조합원들의 피로도도 상승하고 있다. 18일 효자주공 재건축 조합과 조합원들에 따르면 조합은 지난 14일 이사발의로 개최된 조합원 총회에서 조합장 해임과 직무정지 안건을 조합원들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시켰다. 대신 김성례 총무이사가 직무대행자로 지정돼 조합장 업무를 대행하게 되며 오는 22일 대의원회와 24일 선관위원장 선임, 9월 5일 조합장 입후보자 확정 등을 거쳐 같은 달 13일 조합장 선임 총회를 개최하는 등 사업정상화를 위해 빠르게 신임 조합장을 선출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지난 1월 관리처분 인가를 받아놓고도 8개월 동안 다음 단계까지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멈춰섰던 데다 계약해지 업체로부터의 손해배상 소송문제도 남아 있어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우선 정비기반 시설업체가 지위확인 소송을 조합에 걸었고 앞으로도 계약해지가 통보된 용역업체들로부터의 손해배상 청구도 잇따를 전망이다. 사업추진이 난항을 겪으면서 조합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사업이 추진된 지 20년째 됐지만 그동안 조합업무 추진이 너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오랜 기간 제자리 걸음 하면서 시간과 비용을 지나치게 많이 소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06년 전주시로부터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아 재건축 사업이 추진돼 올해 1월 관리처분 계획인가를 받았고 7월에 주택도시보증 공사의 조합원 이주비 대출보증 승인을 마친 상태지만 앞으로도 이주기간을 거쳐 내년 관리처분변경과 기존 시설물 철거, 일반분양과 착공 등의 절차가 남아 있어 빨라도 오는 2030년에나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같은 시기인 2006년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던 전주 쌍용 재건축 아파트는 지난 2020년 준공을 마치고 수년전 입주까지 마친 상태다. 지난 2018년과 2019년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은 삼천주공3단지와 오성대우 재건축 조합도 올해 1월과 7월 관리처분 인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효자주공재건축 사업이 적어도 10년 이상 늦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조합원이 선출한 집행부가 현안 해결에 집중하지 않고 향후 수년 후에나 착수될 협력업체 계약을 맺는 등 조합사업보다는 사리사욕에 치중했기 때문이라는 게 조합원들의 지적이다. 조합은 앞으로 공정경쟁 입찰을 통해 용역업체를 선정하고 지역업체 가점을 적용하는 등 투명하고 공정한 조합운영과 함께 지역과의 상생 방안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그동안 발생했던 문제의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집행부가 추진사업에 있어 완급에 따라 당장 착수하게 될 현안업무에 집중해서 사업추진을 빠르게 진행하고 법적절차와 규정을 준수하면서 조합장과 임원이 청렴하고 공정한 자세로 조합원을 모든 업무의 중심에 두고 조합원이 원하는 최고의 명품아파트 건설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집행부가 과거의 전철을 반성하고 투철한 사명감과 진정 성있는 헌신과 각오로 충실을 기한다면 지금의 상황은 잠깐 스쳐가는 진통일 뿐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08.18 16:21

‘1년에 2번 맞불 해임총회’ 대결 양상에 효자주공 재건축 사업 표류

관리처분 인가까지 마친 전주 효자주공 재건축 사업이 조합장의 독단적 운영과 잦은 결정 번복으로 장기 표류하고 있다. 용역업체 선정 과정에서 계약 해지와 입찰취소를 반복하며 사업은 수개월 넘게 지연됐고, 조합장과 임원 양측이 맞불 해임총회를 여는 초유의 사태로 번졌다. 폭행 시비까지 겹치면서 갈등이 대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전주 효자주공 재건축조합은 오는 14일 이종일 조합장 해임 총회를 앞두고 있다. 앞서 이사 6명은 이 조합장이 용역업체와의 계약해지와 입찰취소를 독단적으로 반복해 사업기간을 6개월 이상 낭비했고, 이들 업체와의 유착 의혹까지 제기하며 해임을 발의했다. 이 조합장도 하루 전인 13일, 이사 7명에 대한 해임총회를 직권 상정하며 맞불에 나섰다. 앞서 지난 1월에도 조합장 해임총회와 임원 해임총회가 하루 차이로 열려 이 조합장만 유임되고 임원들이 전원 해임되는 전례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후 4월 새 임원진이 구성되며 사업 정상화 기대가 일었지만, 이번에는 용역업체 선정 문제로 다시 충돌이 이어졌다. 임원 공석 기간 동안 이 조합장은 기존 업체 9곳의 입찰을 잇따라 취소하는 대의원회를 7차례 열었고, 새 임원 선출 직전에는 새로운 업체 입찰 결의가 진행됐다. 새 임원진이 입찰지침서의 문제를 지적했으나 강행했다가 마지막 날 돌연 취소했다. 이후 새 지침서를 마련하는데만 두 달이 소요됐고, 재입찰 과정에서도 또다시 취소 결정을 내려 사업을 지연시켰다. 최근에는 이 조합장이 해지했던 업체와 변경계약을 재추진했다. 계약 해지에 반발한 업체들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 사업은 법정 분쟁으로 장기 지연될 가능성마저 높은데다 계약금액을 19억여 원에서 8억 8000만 원으로 낮춰 조합원 부담을 줄였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임원들은 이들 업체의 가격이 부풀려진데다 실적도 조작된 부실업체 의혹이 있는데도 이 조합장이 이들 업체를 고집하는 배경에 다른 사정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갈등은 물리적 충돌로까지 이어졌다. 최근 이 조합장이 외부인을 동행해 사무실을 방문하자 총무이사가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손톱에 긁혀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었다. 총무이사 A씨는 "이 조합장이 사무실 비밀번호를 바꿔 상근 이사 출입을 막고, 외부인을 무단 출입시켜 항의하다 다쳤다"며 "조합장의 독단적인 행동으로 사업이 6개월 이상 지연되면서 조합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종일 조합장은 조합의 부담을 덜기 위해 용역계약 해지와 입찰 취소를 반복했을 뿐 문제가 없고 오히려 이사들이 사업추진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조합장은 "용역계약금액을 낮추기 위해 해지를 했는데 해지 처리가 되지 않아 변경계약이 가능하다는 변호사 자문을 받아 10억 원 이상 금액을 내려 계약을 추진했다"며 "말다툼 끝에 뿌리치는 과정에서 손톱에 긁힌 것일 뿐 폭행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손은술 이사는 "조합이 장기간 제자리걸음을 한 것은 집행부, 특히 조합장이 현안 해결보다 장기 과제에만 치중했기 때문"이라며 "조합장과 임원 모두 법과 규정을 준수하고 청렴·공정하게 조합원 중심으로 사업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명품 아파트 건설에 매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효자주공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은 효자주공 3단지 아파트와 인근 주택 11만 4222㎡를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25층 규모 아파트 21개동 2053세대가 들어선다. 시공사는 롯데와 지에스 컨소시엄이 예정돼 있으며 지난 2006년 기본계획 수립·추진위원회 승인 후 2013년 조합이 설립돼 지난 1월 전주시로부터 관리처분 계획을 인가받아 이주 및 철거절차를 앞두고 있다.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08.10 16:53

부동산 경기 침체로 전북 아파트 분양실적도 '반토막'

부동산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올해 전북의 주택 분양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반 토막 수준으로 감소했다. 착공실적도 지난해 2741가구에서 올해 2285가구로 16.6%, 거래량도 최근 5년 평균치보다 19.6% 줄었다. 다만 인허가 실적은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대부분 감소한 반면 전북은 5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전북에는 2503가구가 분양돼 지난 해 같은 기간 4337가구에 비해 42.3%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신규 주택 분양이 줄어든 것은 지난 해 말부터 시행된 부동산 규제 강화 정책이 분양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분양가 상한제 적용 확대, LTV·DSR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수요자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 졌다. 건설사들도 자잿값과 물가 인상에 대출규제로 분양 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지면서 분양을 미루거나 축소하는 성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수요자들 역시 고금리와 경기 침체 우려로 구매 결정을 미루고 있으며, 투자자들 역시 관망세를 보이면서 주택 분양시장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반면 인허가 실적은 4380가구로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58.9%가 증가하면서 하반기 들어 주택공급이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허가 실적은 수도권을 제외한 세종, 강원 등 모든 지방에서 감소했지만 전북과 전남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분양 아파트는 2976가구로 전달 3124가구로 소폭 감소했지만 최대 악성 리스크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1021가구로 전달 1049가구보다는 줄었지만 지난 해 말 403가구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07.31 16:24
경제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