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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택 결산 시리즈] (하)지주택 가입해도 될까

전북에서 지역주택조합(지주택) 가입을 고민하는 실수요자들의 판단 기준이 한층 까다로워지고 있다. 과거에는 ‘시세보다 저렴하다’는 기대가 주요 유인이었지만, 최근에는 제도 강화와 금리·공사비 변동, 인구 감소까지 겹치며 단순 가격 메리트만으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전문가들은 “지주택은 저렴한 분양 방식이 아니라, 위험과 시간을 함께 감수하는 사업 구조”라며 가입 전 단계에서 보다 냉정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지표는 토지 확보율이다. 단순 사용승낙서 비율이 아니라 실제 매매계약 체결 비율, 계약금 지급 여부, 잔금 납부 계획까지 공개돼야 한다. 토지 소유권 확보가 지연될수록 금융비용이 늘고, 그 부담은 결국 조합원에게 전가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북의 경우 도심 외곽이나 인구 감소 지역에서 토지 소유자가 다수 분산돼 있어, 확보율이 낮은 상태로 장기간 사업이 정체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인허가 단계 역시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지구단위계획 수립, 용도지역 변경, 교통·환경 영향 검토, 건축심의 등 행정 절차가 어느 수준까지 진행됐는지 살펴야 한다. 인허가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면 사업 기간이 수년 이상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과정에서 법·제도 변화가 겹칠 경우, 사업 조건 자체가 달라질 위험도 있다. 추가 분담금 가능성도 빼놓을 수 없다. 조합원 모집률과 일반분양 비율, 공사비 산정 방식, 금융 조달 구조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 과거 여러 지주택 사업에서 ‘추가 분담금 없음’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공사비 급등과 금리 상승이 반영되며 조합원 부담이 크게 늘어난 사례가 반복돼 왔다. 최근 건설 원가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는 초기 사업비 추정치만으로 안전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지자체의 역할 강화도 과제로 꼽힌다. 전북도와 시·군은 지주택별 토지 확보율, 인허가 단계, 조합 변경 이력, 행정처분 내역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통합 공시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사업 중단이나 장기 지연 시 조합원을 보호할 수 있도록 예치금 관리 기준과 보증 장치를 강화하고, 피해 발생 시 신속히 개입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이 동시에 진행되는 전북에서 지주택은 실수요자에게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지만, 전제는 투명성”이라며 “정보 비대칭을 줄이고 행정의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하지 않으면 피해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저렴함보다 확실성, 속도보다 안전성을 따지는 판단 기준이 요구되는 이유다.<끝> 이종호 기자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12.23 16:14

[지주택 결산] (중)도심 입지와 사업 리스크의 현실

전북에서 추진 중인 지역주택조합(지주택) 사업들은 공통적으로 ‘도심 입지’와 ‘합리적 분담금’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전주 금암동, 혁신도시 배후지, 일부 구도심 재정비 예정지는 상대적으로 토지 매입 여건이 나은 곳으로 평가되며, 조합들은 “역세권 생활권 아파트를 일반 분양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하겠다”고 홍보한다. 그러나 실제 사업 추진 속도와 안정성은 사업장별로 큰 차이를 보이며, 단순한 입지 조건만으로 사업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주시 일부 지주택 사업장은 행정 절차와 실태조사를 거치며 비교적 안정적인 기반을 확보한 사례로 꼽힌다. 금암동 일원에서 추진 중인 한 지주택은 전주시와의 정례 협의, 홍보물 사전 검토, 조합 운영 실태 점검 등을 거치며 ‘검증된 사업장’이라는 이미지를 앞세우고 있다. 조합 측은 “도심 접근성이 높고, 규제 강화 이전에 토지 확보를 상당 부분 마쳐 추가 비용 부담이 크지 않다”고 설명한다. 이 같은 흐름에는 전주시의 관리 기조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주시는 지주택 사업 전반에 대해 자격 요건과 사업 구조를 보다 신중하게 검토하는 한편, 토지 확보율과 인허가 준비 수준 등 기본 요건을 갖춘 사업장에 대해서는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신속하게 처리하는 ‘선별적 지원’ 방식을 취하고 있다. 사업 안정성이 확인된 경우 통합심의, 관계 부서 협의 등을 병행해 불필요한 지연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반면 토지 확보가 지연되거나 내부 갈등이 반복되는 사업장들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수년째 토지 매입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한 채 조합장 교체와 설계 변경이 반복되고, 조합원 모집률 저조로 사업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일정 지연이 누적되면서 조합원들의 피로도는 높아지고, 추가 분담금 발생 가능성도 커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지주택 특성상 조합원이 시행 리스크를 함께 부담하는 구조임에도, 일반 분양과 유사한 모델하우스 홍보 방식이 여전히 활용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 과정에서 토지 확보율, 금융비용 부담 구조, 추가 분담금 가능성 등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전북 지자체들은 최근 실태조사 강화와 조합 홍보물 점검, 민원 대응 체계 정비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이 요구하는 정보 공개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주택의 성패는 입지보다 사업 구조에 달려 있다”며 “토지 확보율, 인허가 진척도, 조합 재무 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안정성이 검증된 사업은 신속히 추진하는 이중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계속> 이종호 기자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12.22 17:13

[지역주택조합 결산] 제도 강화 앞둔 지주택, 나아갈 방향은

최근 국토교통부가 지주택 제도 강화 방침을 밝히면서, 전북 내 기존 지역주택조합(지주택) 사업장들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갖춘 ‘마지막 합리적 분양가’ 기회를 강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제도 개편으로 지주택 사업의 초기 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앞으로는 조합원 모집이나 토지 확보 과정이 훨씬 더 까다로워질 것으로 전망한다. 전북의 여러 지주택 사업장들은 이러한 규제 강화 전에 사업 기반을 마련한 만큼, 현재로서는 조금이나마 분양가 측면에서 메리트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금암동 지역주택조합처럼 전주시청 등 지자체와의 협의를 강조하며 투명한 절차를 앞세우는 모습도 눈에 띈다. 이는 지주택 사업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실수요자들이 안심하고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 결국 전북 지역의 지주택 흐름은 향후 제도 변화에 따라 상당한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전북일보는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실수요자들이 무엇을 고려해야 할지, 전북 실수요자의 선택 기준과 지역 부동산 시장이 나아갈 방향 등을 3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전북 전역에서 추진 중인 지역주택조합(지주택) 사업들이 중대한 분기점에 서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주택 제도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예고하면서, 기존 사업장들은 ‘규제 이전에 출발한 마지막 합리적 분양’이라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건설비와 금융비용 상승, 인구 감소까지 겹친 상황에서 이 같은 기대가 실제 분양가 경쟁력으로 이어질지는 냉정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주시 자료를 보면, 12월 현재 전주에서 추진 중인 지역주택조합은 모두 6곳이다. 완산구 4곳, 덕진구 2곳으로, 이 가운데 모집신고를 마친 곳은 6곳,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곳은 4곳 통합심의(건축심의)를 통과한 곳은 1곳,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곳은 1곳에 그친다. 조합 수는 적지 않지만, 실제 인허가 단계까지 도달한 사업장은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사업 단계별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효자동 일원에서 추진 중인 한 지주택은 토지 확보율 97%를 넘기며 올해 사업계획 승인 단계까지 진입했다. 반면 다수 사업장은 토지 확보율이 50~80%대에 머물며 조합원 모집 단계에 있다. 특히 덕진구 진북동 일원 지주택은 주택법 위반에 따른 고발이 이뤄지며 사실상 사업 중단 수순에 들어간 상태다. 같은 ‘지주택’이라는 이름 아래 사업 안정성은 현장별로 극명하게 갈린다. 이 같은 현실은 지주택이 여전히 ‘저렴한 분양’의 대안인지, 아니면 ‘리스크를 동반한 선택지’인지를 다시 묻게 한다. 국토부는 토지 사용승낙 중심의 느슨한 사업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실질적 토지 매매계약 확보 의무화, 조합 재무 정보 공개 강화, 지구단위계획 등 인허가 선행 요건 강화 등을 검토 중이다. 취지는 조합원 피해 예방이지만, 전북처럼 분양 수요가 두텁지 않은 지역에서는 초기 비용 부담이 커져 분양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전북의 기존 지주택 사업장들이 ‘마지막 기회’를 강조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규제 강화 이전에 토지 확보와 행정 협의를 일정 부분 마친 사업장은 상대적으로 추가 비용 부담이 적고, 분양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 전주 도심 일부 지주택은 ‘일반 분양 대비 합리적 가격’을 전면에 내세우며 실수요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마지막’이라는 수식어보다 중요한 것은 구조적 안정성이라고 지적한다. 지주택은 조합원이 시행 리스크를 함께 부담하는 방식인 만큼, 분양가 수준보다 토지 확보율, 인허가 진척도, 사업비 변동 가능성을 먼저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건설 원가 상승과 금융 환경 변화가 이어질 경우, 초기 분담금과 최종 부담금 사이의 간극은 언제든 커질 수 있다. 결국 전북 지주택 시장의 향방은 제도 강화 그 자체보다, 각 사업장이 얼마나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행정의 검증을 받느냐에 달려 있다. ‘마지막 저렴 분양’이 실수요자의 기회가 될지, 또 다른 위험의 이름이 될지는 지금 이 시점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계속> 이종호 기자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12.21 16:03

전북 집값 11월 0.25% 상승…지방권에선 ‘상대적 강세’

전북의 주택가격이 지방 8개 도 가운데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이를 시장 회복으로 해석하기에는 여전히 조심스럽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5년 11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북의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2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지방 전체 평균 상승률(0.04%)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전북의 상승세는 전주와 일부 지역에 집중됐다. 전주시 덕진구는 0.81%, 완산구는 0.74% 오르며 도내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학군과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기존 주거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거래가 이어진 영향이다. 남원시도 월락·향교동 일대를 중심으로 상승 흐름을 보였다. 반면 익산시(–0.44%), 정읍시(–0.34%) 등 중소 도시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지며 지역 간 온도 차가 뚜렷했다. 전세 시장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전북의 전세가격은 11월 한 달간 0.12% 상승했다. 전주시 덕진구와 완산구에서 임차 수요가 늘며 전세가격을 끌어올렸지만, 군산·익산 등 일부 지역은 여전히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월세가격도 0.13% 오르며 임대료 부담이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다만 이번 상승을 두고 ‘본격적인 회복 신호’로 해석하는 데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전북의 매매가격 상승은 광범위한 수요 회복보다는, 전주 일부 선호 단지에 국한된 선택적 거래의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지방 전체 주택시장은 여전히 정체 국면에 머물러 있으며, 전북 역시 인구 감소와 청년층 유출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특히 준공 후 미분양 부담은 여전히 시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신규 공급이 이어진 지역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누적되면서, 가격이 소폭 오르더라도 거래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북 주택시장은 가격 지표보다 체감 경기가 훨씬 더 냉각돼 있다”며 “국지적 상승만으로는 시장 전반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도내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전북의 집값상승은 수도권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고, 지역내에서도 상승 지역과 하락 지역이 뚜렷이 갈린다”며 “금리 흐름과 미분양 해소, 인구·산업 기반 회복이 함께 맞물리지 않는 한, 현재의 상승세가 지속 가능한 반등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이종호 기자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12.15 17:32

[전북 주택분양시장 결산 시리즈 ] 해법은 있다, 전북형 회복전략

전북의 주택시장 침체는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라 지역 경제 전반의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 결과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인구 감소와 산업 기반 약화, 금리 부담까지 겹치면서 실수요 기반이 줄어든 상황에서 공급 확대만으로 시장을 되살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방향만 명확하다면 회복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조언한다. 시장의 체력을 되돌리려면 수요층이 다시 전북으로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거래 여건이 안정돼야 하고, 지역에 머물 이유가 분명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지방의 실수요자가 부담을 줄이며 거래에 나설 수 있는 금융 환경이다. 금리 부담을 낮추거나 지방 실수요자에게 특례대출을 제공하는 방식이 논의될 수 있다. 대출 규제를 일률적으로 강화하는 방식으로는 전북의 시장 회복이 어렵다. 세제 정책도 지방에 맞는 방식으로 손질할 필요가 있다. 취득세 중과 완화나 양도세 감면 등 직접적인 거래비용 절감은 시장을 즉각적으로 움직이는 효과가 크다. 미분양이 장기화한 지역에서는 공공임대 공급 조정이나 공실·빈집 활용 모델을 확대해 공급 구조를 재정비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주거 환경 개선만으로는 회복이 가능하지 않다는 지적도 많다. 산업과 일자리 기반이 강화돼야 젊은 층과 중산층이 지역에 머물고 주거 수요가 안정된다. 전북이 추진 중인 첨단산업 실증단지, UAM·무인이동체 산업, 피지컬 AI, 그린바이오 분야는 지역 경제와 주거 수요를 동시에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산업 기반이 확충되면 주거·교통·문화 인프라까지 연쇄 효과가 나타난다. 전북의 주택시장 침체는 시장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경제의 구조적 경고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세제·금융·공공임대·산업 기반 강화가 동시에 추진돼야 전북의 주거 수요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청년·신혼부부 지원정책과 미분양 관리 강화, 전세보증금 이자 지원 확대 등 자체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지방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중앙정부의 후속 대책에 전북의 현실을 반영한 지방 중심 전략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도내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전북의 주택시장은 더 이상 가격 반등만으로 회복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며 “인구 감소 지역에 맞는 주거 축소 전략, 공공임대와 생활SOC를 결합한 재생 정책, 교통·의료·교육 인프라를 묶은 정주 패키지 전략이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끝> 이종호 기자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12.10 17:41

[전북 주택분양시장 결산 시리즈] 집은 남고 사람은 떠났다

전북의 주택시장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금리 부담과 인구 감소, 산업 기반 약화가 동시에 압박하면서 주택시장의 체력이 빠르게 저하되고 있지만 정부의 시선은 여전히 수도권에 머문다. 지방의 침체는 정책 논의에서 뒷전으로 밀려나기 일쑤다. 전북은 지난해부터 미분양이 폭증하고 거래가 얼어붙었으며, 주택담보대출 잔액까지 늘어나는 기형적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균형발전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전북의 위기를 외면한 채 수도권 중심의 처방만 반복된다면 부동산 양극화는 더 깊어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전북일보는 전북 주택시장의 현황과 원인, 그리고 지역이 살아나기 위해 필요한 해법을 차례3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1. 얼어붙은 전북 주택시장 공급은 늘었지만 수요는 사라진 전북 주택시장 미분양 4배 폭증, 거래절벽…회복의 조건은 어디에 전북의 주택시장이 깊은 냉각 국면에 들어섰다. 집은 계속 지어지는데, 이를 받아줄 사람은 줄어들고 있다. 공급 확대와 수요 위축이 동시에 진행되는 기형적 구조가 고착화하면서, 시장 곳곳에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4~6월 주택가격동향을 보면 전북의 매매가격지수는 석 달 연속 0.11%씩 오르며 형식상 ‘상승 지역’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이 수치는 시장의 회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전세가격지수는 같은 기간 –0.03%로 움직임 없이 정체됐고, 월세는 0.04% 오르며 임대 부담만 소폭 커졌다. 매매는 일부 지역의 제한된 거래가 지수를 떠받쳤을 뿐, 도 전반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얼어붙은 상태다. 시장 내부의 불안은 미분양 통계에서 더 분명히 드러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북의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해 말 403가구에서 올해 10월 말 1521가구로 10개월 새 4배 가까이 늘었다. 분양이 끝나야 할 시점에 남아 있는 ‘악성 미분양’이 급증하고 있다는 뜻이다. 공사비와 금융비용을 이미 떠안은 상태에서 분양이 되지 않으면, 건설사와 금융시장, 지역 경제 전반으로 부담이 전이된다. 거래절벽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올해 들어 전북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최근 5년 평균보다 40% 이상 줄었다. 금리 부담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은 매수를 미루고, 기존 대출 상환만 이어가는 흐름이 굳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북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조원을 넘어섰다. 거래는 줄고, 빚의 무게만 늘어나는 구조다. 분양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 주택산업연구원의 아파트 분양전망지수에서 전북을 포함한 지방권 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크게 밑도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건설사들조차 “지금은 분양을 미루는 게 낫다”고 보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군산·익산 등 주요 도시에서도 신규 단지 청약 경쟁률이 뚜렷하게 낮아지고, 홍보를 강화해도 문의가 잘 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전북 주택시장을 단기 조정이 아니라 구조적 침체의 초입으로 보고있다. 인구 감소와 청년층 유출, 산업 기반 약화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실수요 자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전북의 주택시장은 이제 단순한 부동산 경기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인구·산업·재정 구조와 직결된 생존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 집은 남는데 사람은 떠나는 구조가 고착된다면, 미분양과 거래절벽은 더 이상 일시적 통계가 아니라 전북 경제의 상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공급이 아니라 수요를 되살리는 정책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계속> 이종호 기자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12.08 17:39

전북 아파트 분양시장, 한 달 만에 다시 찬바람?

전북 아파트 분양시장에 다시 찬바람이 불고 있다. 7일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11월 분양전망지수에서 전북은 전달(90.9) 대비 24.2포인트 떨어진 66.7을 기록하며, 지방 8개 도 가운데 중하위권으로 내려앉았다. 전 달 18포인트 넘게 반등했던 흐름이 한 달 만에 급반전한 셈이다. 전국 평균도 72.1로 19.4포인트 급락해 전반적인 시장 심리 위축이 심화되고 있다. 이번 하락은 고강도 규제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10·15 대책 이후 수도권 다수 지역이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고, LTV·DSR 규제도 한층 강해졌다. 금융규제 강화는 지방에도 빠르게 파급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분양전망지수는 100.2에서 73.3으로 26.9포인트 급락했는데, 이 영향이 지방으로 확산되며 전북을 포함한 도지역도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북의 분양가격 전망지수 역시 90.9에서 66.7로 떨어졌다. 사업자들은 자재비 안정과 공급 둔화로 공사비 부담이 다소 줄어들 것이란 기대를 내비치지만, 규제 강화로 인한 수요 감소가 가격 전망을 짓누르는 분위기다. 분양물량 전망지수는 79.7로, 전달 대비 9.7포인트 떨어졌다. 신규 공급을 결정해야 하는 사업자 입장에서 “시장 불확실성이 크다”는 판단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분양 전망지수는 98.5로 8.9포인트 상승했다. 청약 대기수요가 줄고 관망세가 확대되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증가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전북의 경우 올 한 해 준공 후 미분양이 급증한 데다, 기존 미분양 해소 속도도 더딘 상황이다. 지역별로도 온도 차가 뚜렷하다. 전주·완주 중심의 비교적 선호도가 높은 생활권은 공급 시기와 입지에 따라 제한적 수요가 존재하는 반면, 군산·익산 등 일부 지역은 미분양 증가와 전세 수요 감소가 겹치며 시장 경색이 이어지고 있다. 보고서에서도 “다주택자의 비수도권 매도 증가 우려”가 지방 전반의 하락 전망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다. 지속된 규제와 수요 위축은 향후 전북 분양시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리 인하 기대가 시장 심리를 떠받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이미 축소된 구매력과 인구 감소 흐름이 겹쳐 단기간 회복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전북은 14개 시·군 중 11곳이 소멸위기지역으로 분류돼 있어 청약 대기수요 자체가 얇다. 전문가들은 “전북 분양시장은 규제 영향보다 인구·수요 기반 약화라는 구조적 요인이 더 크다”며 “신규 공급은 정비사업·도심 회복 사업 중심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미분양 리스크를 관리하지 못하면 지방 시장의 장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분양가 심사·공급 조절·사업성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종호 기자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12.07 16:33

집값은 오르는데···늪에 빠진 지방 공인중개사들

전북지역 주택가격이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오히려 거래량은 줄어들며 도내 공인중개사 업계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3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전북지부에 따르면 현재 도내에 영업 중인 공인중개사 수는 3080곳으로 지난 2022년 3270곳에서 190곳 가량이 문을 닫았다. 전국적으로도 10만9979명으로 2020년 8월 이후 5년여 만에 10만 명대로 줄어들었다. 2024년 기준 국개 공인중개사 자격증 보유자는 55만1879명 가운데 약 80%의 공인중개사가 영업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상승한 부동산 가격을 내리기 위해 각종 규제가 진행되면서 거래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 최근 유행하는 개인 간 직거래와 신축 분양 위주의 거래 방식 등도 꼽히고 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 행정구역별 아파트 거래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2018년 4만9076건이었던 도내 아파트 거래량수는 지난해 3만1460건으로 1만7616건(35.9%) 감소했다. 주택거래 또한 2020년 6만439건이었던 거래량수가 2024년 3만8763건으로 2만1676건(35.9%) 줄어들었다. 건축물 거래는 2018년 6만7340건으로 최고치를 보였다가, 지난해 4만3919건으로 2만3421건(34.8%) 줄어들었다. 특히 올해 부동산 규제가 이어지면서 실제 거래량은 이보다 더욱 감소했다는 것이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전주시에서 공인중개사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60대·여)씨는 “부동산 공급자체가 늦어지면서 개인 간 거래가 줄어들었고, 각종 세금 및 규제가 이어지면서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떨어졌다”며 “자격증만 따자마자 부동산을 차렸던 사람들이 실제 영업방법이나 노하우 등이 부족하자 거래가 줄어들었고, 경기악화가 이어지면서 폐업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진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전북특별자치도회장은 “지방의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각종 규제 폐지가 필요하다”며 “취득세 중과, 다주택자 양도세 등 수도권의 집값을 내리기 위한 규제가 오히려 지방의 부동산 시장을 망가뜨리고 가격 상승의 결과만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방에 특성에 맞는 농지거래법 개정 등 지방 별도의 특별법을 만들어 귀농·귀촌을 활성화하는 등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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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수
  • 2025.12.03 16:45

전주 아파트 분양가 ‘미쳤다’…역대 최고가 경신

전주지역 아파트 분양가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분양가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규 공급 부족이 지속되면서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향후 예정된 초대형 개발사업의 초고가 분양 계획까지 더해져 지역 부동산 시장에 파장이 예상된다. 최근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에서 분양을 시작한 모 아파트는 전용 84㎡ 기준 5억 320만원에서 5억699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3.3㎡당 1524만원에서 1726만원으로 전주지역 역대 최고 분양가다. 특히 이 아파트 전용 84㎡은 39.4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됐다. 전체 평균 경쟁률도 21.2로 집계됐다. 이 분양가는 지난 1월 전주시 완산구 노송동에서 전북 최대 단지로 선보인 ‘더샵 라비온드’의 84㎡ 평균분양가 4억9926만원보다 약 7000만원 높은 수준이다. 당시 전주시 분양가 심사위원회는 3.3㎡당 1465만원을 권고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6월 분양한 ‘더샵 에코시티 4차’의 84㎡ 분양가 4억3790만원과 비교하면 약 1억 3000만원이 비싼 편이다. 이러한 분양가는 전주지역에서 가장 높은 실거래가를 기록한 에코시티 포레나와 비교해도 상당한 수준이다. 에코시티 포레나의 84㎡는 지난달 7억 7500만원에 거래되어 최고가를 경신했다. 옵션 포함 시 실제 분양가는 6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에코시티 일대 아파트 실거래가 급등세도 두드러진다. 더샵 에코시티 4차의 경우 전용 84㎡에 프리미엄이 2억원 이상 붙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더샵 3차 대형 평수는 3억원대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주지역의 높은 분양가가 공급 부족에 기인한다고 분석한다. 전주 부동산 시장은 최근 몇 년간 새 아파트 공급이 크게 늘지 않았고, 분양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다. 올해 10월 전국 민간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격은 처음으로 3.3㎡당 2000만 원선을 넘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4703만 원)이 가장 높았고 대구(3030만 원), 부산(2531만 원), 경기(2526만 원), 대전(2011만 원) 등이 뒤를 이었다. 고분양가 우려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전주시 효자동 옛 대한방직 터에 조만간 착공할 예정인 3400세대 규모 개발사업의 3.3㎡당 분양가가 2500만~3000만원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주시 사상 최고 수준의 분양가로, 최근 분양된 감나무골(3.3㎡당 1490만원)의 약 2배에 해당한다. 84㎡ 기준으로 환산하면 분양가가 8억5000만원에서 10억원에 달해, 수도권 고급 아파트와 비슷한 수준이다. 전주시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건축비 상승과 에코시티 일대 시세가 6억원을 넘으면서 이를 반영한 분양가가 책정된 것으로 보인다”며 “신규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공급 부족이 가격 상승을 불러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방직 터 개발사업의 초고가 분양이 현실화될 경우 지역 부동산 시장 전반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실제 입주 시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한 자금 조달 부담이 예상된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강화되면서 고가 아파트 구매자들의 대출 한도가 축소되어 상당한 자기자본이 필요할 전망이다. 육경근 기자

  • 건설·부동산
  • 육경근
  • 2025.12.02 10:56

전북 아파트값, 지방 8개 도 중 ‘최고 상승’…11월 한 달 0.27%↑

전북 아파트 매매가격이 11월 한 달간 지방 8개 도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4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북은 11월 마지막 주 0.07% 오르며 11월 전체로는 약 0.27%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지방 8개 도 평균 상승률이 0.01% 안팎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전북의 상승 속도가 두드러진 셈이다. 지역별로는 남원시의 강세가 가장 눈에 띈다. 남원 아파트 매매가격은 11월 마지막 주 0.23% 상승하며 도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주시도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 덕진구는 0.21%, 완산구는 0.20% 올라 전북 전체 상승을 견인했다. 전주 주요 단지는 여의·만성 생활권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 거래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익산(-0.16%), 정읍(-0.20%), 군산(-0.02%) 등 일부 지역은 하락세가 지속돼 도내 지역 간 온도 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전북 전체 평균은 상승했으나 시·군별 회복력에는 격차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전세시장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전북 전세가격은 11월 4주 0.05% 상승하며 직전 주(0.06%)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방 8도 가운데 경남(0.06%)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이다. 매매와 달리 전세가격은 도내 모든 지역에서 일관된 상승세가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전주시와 남원을 중심으로 임차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1월 중 전북의 상승세는 수도권과의 격차가 여전히 크지만, 지방 시장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강한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서울 아파트값이 11월 마지막 주 0.18% 오르고 경기·인천도 각각 0.08%, 0.02% 상승하는 등 수도권 중심의 회복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방 8개 도 대부분이 보합권에 머문 것과 대조적이다. 부동산원은 전북의 상승 배경으로 전주·남원 등 일부 지역의 정주여건 개선, 교통 접근성 확대, 생활편의시설 확충 등을 꼽고 있다. 최근 전주에서는 대단지·역세권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며, 남원 월락동 일대는 생활 인프라 개선과 신축 선호 현상이 매수세를 자극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상승 폭이 크더라도 거래량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시장 탄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공급 부담도 변수다. 전북은 올해 들어 준공 후 미분양이 1500가구를 넘는 수준까지 증가해 공급 압력이 상존하고 있다. 미분양 조정 여부에 따라 향후 가격 흐름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남원·전주를 중심으로 한 회복 흐름이 도내 전역으로 확산되려면 인구·수요 기반과 지역경제 여건이 함께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호 기자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12.01 16:12

전주 고분양가 속 지역주택조합 다시 부상하나

전주지역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5억~6억 원대로 올라서면서, 실수요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공급 방식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공급 지연과 전세·월세 부담이 겹치며 주거비 체감이 커진 가운데, 전주 금암동에서 추진 중인 지역주택조합(지주택) 사업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다만 국토교통부가 지주택 제도 전반을 손보겠다고 밝히면서, 사업 추진이 갖는 장점과 함께 구조적 위험 요인도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30일 도내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전주 부동산 시장은 최근 몇 년간 새 아파트 공급이 크게 늘지 않았고, 분양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다.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라는 이중의 흐름 속에서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지자, 일반 분양 대비 초기 분담금이 낮은 지주택 방식이 다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토부가 발표한 지주택 제도 개선안은 시장의 흐름을 다시 흔들고 있다. 개선안의 핵심은 토지 확보 기준을 ‘사용 권원 50%’에서 ‘매매계약서 기준 90% 이상 확보(계약금 지급 증빙 포함)’로 크게 높인 것이다. 여기에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사전에 의무화하고, 사업 수지분석표 공개를 강화하는 등 조합의 사업 구조 전반을 보다 투명하게 만드는 내용이 포함됐다. 정부는 사업 중단과 조합 분쟁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초기 자금 투입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향후 사업비 부담과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전주 금암동 조합처럼 제도 변경 이전에 추진 기반을 어느 정도 갖춘 사업장은 이러한 비용 증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지주택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뚜렷하다. 일반 분양과의 가격 차이를 줄였던 ‘지주택의 메리트’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다. 지주택에 대한 시장 내 불신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금암동 조합이 강조하는 대목은 ‘사업 과정의 투명성’이다. 조합 측은 홍보물·현수막·온라인 게시물 등을 제작할 때마다 전주시청 관련 부서와 사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전주시가 실시한 실태조사에서도 별다른 지적 사항 없이 조사가 마무리되며, 행정 절차 준수 여부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는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지주택 사업이 가진 구조적 리스크는 여전히 유효하다. 토지 확보율, 금융 조달 방식, 조합 운영 안정성 등 사업 추진 과정마다 변수가 많아, 향후 일정이 불확실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조합원 모집과 토지 매입이 뒤섞인 사업 구조 특성상, 개별 사업장의 공개 수준과 의사결정 투명성이 사업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전주 부동산 시장은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 공급 지연, 금융환경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도심 내 입지와 초기 부담을 낮춘 지주택 방식에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지주택을 선택할 경우, 각 사업장의 추진 현황과 행정 절차, 재정 구조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은 여전히 힘을 얻는다. 지역 전문가들은 “전주처럼 신규 공급이 제한적인 지역에서는 지주택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제도 강화 이후에는 가격 경쟁력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지자체의 철저한 관리·감독과 조합의 투명성 확보가 시장 안정의 핵심 원칙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11.30 16:04

전주시 정비사업, 1년 동안 얼마나 달라졌나

전주시가 민선 9기 들어 정비사업 정체 해소를 핵심 과제로 삼으면서, 지난해와 달리 여러 구역에서 실질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다수 구역이 ‘준비 단계’에 머물렀던 지난 해와 비교하면, 올해는 이주·철거·관리처분·사업시행인가 등 주요 절차가 눈에 띄게 진전하고 있다. 도시정비의 흐름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전주시 재개발·재건축 25개 정비구역 가운데 13곳이 시행 중, 12곳이 미시행 상태다. 이는 지난해보다 시행구역이 늘어난 모습이다. 재개발 11곳 중 9곳, 재건축 14곳 중 9곳이 실제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절반 이상이 멈춰 있다’는 기존 인식과는 다른 양상이 드러난다. 준공 구역도 8곳으로 확대됐다. 특히 개별 사업지의 추진 속도 변화가 두드러진다. 감나무골은 지난해까지 이주·철거 지연으로 정체됐지만 올해 공정률 54%를 기록하며 본격적인 공사 국면에 들어섰다. 기자촌도 5.08% 공정률을 보이며 착공 이후 초기 공정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동양아파트는 단독주택지 철거가 진행되며 사실상 사업 착수 단계에 진입했다. 하가지구는 올 5월 관리처분인가를 마치며 이주·철거 준비에 돌입했다. 2024년까지만 해도 ‘사업시행인가 준비 중’에 머물렀던 전라중교·병무청 일원 역시 올해 인가 절차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재건축 구역도 변화가 뚜렷하다. 효자주공·오성대우·삼천주공3단지는 2024년까지 관리처분 또는 사업시행 단계에서 크게 움직이지 못했으나, 올해 하반기 이주·철거 일정이 확정되며 본격적인 사업 전환이 예고됐다. 세경아파트는 관리처분계획 수립에 들어가 사업 추진 구조가 정비됐다. 개나리아파트, 송천무지개, 송천롯데(1·2차) 등 신규 구역도 추진위 승인·정비계획 입안 단계로 진입해 동부권과 송천권을 중심으로 신규 정비축이 형성되는 모습이다. 행정절차 이행 속도도 크게 달라졌다. 전주시는 올해 정비구역 지정 1건·변경 2건, 조합설립 및 변경인가 6건,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 4건, 관리처분계획인가 2건, 감리자 지정 1건, 경미한 수리 16건 등 총 38건의 인허가 절차를 이행했다. 이는 지난해 상당수 구역이 ‘입안 검토’ 또는 ‘구역지정 추진 중’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행정 속도가 확연히 빨라진 것이다. 제도 정비와 현장 행정도 병행됐다. 시는 2월 ‘2030 전주시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 타당성 검토에 착수하고, 3월 하가지구를 대상으로 재개발·재건축 통합심의위원회를 열어 절차 간소화에 나섰다. 8개 구역을 대상으로 한 ‘조합 현장방문의 날’, 세경아파트 대상 실태점검, 조합장 간담회 등 현장 중심 점검도 작년 대비 크게 확대됐다. 이는 장기 표류 구역의 병목을 해소하겠다는 행정의 의지를 반영한 조치로 평가된다. 정비구역 확장도 올해 특징이다. 서원초교·백동로는 정비구역 지정 및 입안제안 절차에 들어갔고, 인후궁전·우신·광진 목화 등 신규 정비예정구역도 추가되며 향후 사업 대기 수요가 커지고 있다. 전주시는 올해를 정비사업 신뢰 회복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목표다. 전주시 재개발 재건축 과 정은영 과장은 “사업별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하면서 조합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현장 중심 행정을 강화해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종호 기자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11.27 16:11

‘약보합의 덫’…미분양 적체 속 체감침체 깊어지는 전북주택시장

전북 주택시장이 연중 내내 0%대의 미세한 등락만 반복하며 ‘약보합-정체’ 국면에 갇혀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수요회복 없이 공급만 증가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면서 지역 실수요자에 맞춘 금융·세제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한국부동산원 월간 가격지수(1~10월)와 국토교통부 주택 통계를 종합하면, 전북은 몇 차례 소폭 반등이 있었지만 시장 체감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한 채 미분양 적체와 인구 감소가 겹친 이중 부담 속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거래와 분양이 회복됐다는 전국 흐름과 달리, 전북은 “수요 없이 공급만 누적되는 구조”가 더 확실해졌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올해 전북 집값의 흐름은 ‘좁은 폭의 등락’으로 요약된다. 매매가격지수는 연중 대부분 0.0~0.15% 사이에서 움직였고, 상승한 달도 0.1% 안팎에 머물렀다. 8월 0.07% 상승, 10월 0.15% 상승처럼 반등 시그널이 나타났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실질적인 회복이라 보기 어렵다”고 본다. 전세가격 역시 거의 움직이지 않았고, 월세는 전국적으로 상승했지만 전북은 전주 일부 단지를 제외하면 변화가 미미했다. 이처럼 체감침체를 심화시킨 결정적 요인은 미분양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은 전월 대비 0.2% 증가한 반면, 지방은 여전히 전체의 77%를 차지한다. 전북은 2024년 말부터 늘어난 미분양이 2025년 들어서도 해소되지 못한 채 누적되는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준공 후 미분양이 빠르게 쌓이면서 ‘건설사는 팔리지 않고, 실수요자는 사지 않는’ 악순환이 고착되고 있다. 전북의 약보합 흐름은 인구·경제 구조와도 직결된다. 도내 14개 시군 중 11곳이 소멸위기지역으로 분류될 정도로 인구 감소세가 가팔라 신축 아파트 수요가 얇다. 청년층 유출도 전국 최고 수준이라 실수요 기반 자체가 약하다. 지역경제 역시 고용 변동성이 크고 소득 증가율이 낮아 주택 구매력이 탄탄하지 않다. 전국적 금리 부담과 대출 규제가 수도권에서는 투기 억제 효과를 낳지만, 지방에서는 내집 마련 문턱을 더 높이는 역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한계로 작용한다. 전북의 시장 전망을 둘러싼 진단은 엇갈리지만, 단기간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대체적 공감대는 형성된 상태다. 2025년 하반기 들어 수도권은 1%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본격적인 회복세로 진입했지만, 전북은 수요 기반이 약한 구조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전주 덕진·완산, 완주 삼봉 등 정주여건이 개선된 지역을 중심으로는 중소규모 단지에서 제한적 상승 가능성이 점쳐진다. 금리 인하 신호가 구체화되고, 전세시장이 조금씩 안정되는 점도 거래량 회복에 일정 부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도내 부동산 전문가는 “결국 전북 주택시장 정상화의 관건은 미분양 해소·수요 회복·금융 여건 개선이라는 세 고리가 동시에 맞물리는 시점이 언제 오느냐에 달렸다”며 “집값은 움직이지만 체감경기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는 지금의 ‘약보합 고착’ 국면을 벗어나기 위해선 공급 조절과 지역 실수요자에 맞춘 금융·세제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종호 기자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11.25 17:35

적정 공사비와 공기 확보...지역건설산업 활성화 방안은

대한건설협회 전북특별자치도회(회장 소재철)는 25일 건설 현장의 불합리한 관행 및 제도 등을 개선하기 위해 대한건설협회 전북특별자치도회 회의실에서 전북도 감사위원회(위원장 김진철)와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서 협회는 △원가심사제도의 합리적 운영 △현장 중심 설계도서 재정비와 신속 의사결정 체계 구축 △장기계속공사 지연에 따른 시공사 부담 완화 및 비용보상 개선 △시군 관할내 지역업체에 대한 하도급 강요 개선 △전북개발공사 민간참여사업 참여 자격 기준 완화 등 지역건설업계 당면 현안 문제를 건의하고 개선 지원을 요청했다. 이어 전북자치도 기술감사팀의 주요 감사추진 분야와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 등 이행 협조사항과 감사방향 및 반부패·청렴도 향상 방안 등의 설명이 있었다. 소재철 회장은 “전북특별자치도에서 다양한 건설업계 지원책 수립에 감사한다“며 ”공공시설물은 예산의 절감 못지않게 품질 및 안전의 확보 등 공공의 이익이 더 중요한 고려 요소임을 적극 감안 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건설현장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적정 공사비와 공기의 보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감사위원회가 설계기준과 공기산정 기준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원가심사제도 등을 운영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진철 위원장은 어려움에 처한 지역건설업계의 경영환경에 공감을 표시하며, “건설업계의 현안 문제를 신중히 검토하여 지원 가능한 사안에 대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호 기자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11.25 17:32

“매물이 없어요”···전주시 일대 ‘깡통전세’ 기승

전주시 전세시장이 급격한 매물 감소와 가격 불안으로 ‘폭풍 전야’에 놓여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이주 수요와 공급 부족이 겹치면서 전세 매물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고, 시장 전반에 깡통전세·역전세 조짐까지 나타나 전세사기 위험이 높아졌다는 경고가 나온다. 24일 네이버 부동산 자료를 보면 전주시 완산·덕진 전역에서 전세 매물이 크게 줄어들었다. 삼천동1가는 8곳, 금암동과 효자동1가는 각각 1곳, 송천동1가는 4곳 수준이다. 중화산동1가·덕진동1가 등 일부 지역은 전세 매물이 ‘0건’으로 확인된다. 전세가 비교적 많이 남아 있는 지역도 10여 건 이상으로 보이지만, 대단지 일부를 제외하면 1~4건에 불과해 사실상 시장에 호가 매물이 ‘말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세시장의 가장 큰 위험은 이런 매물 부족이 깡통전세·역전세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깡통전세는 집값보다 임대인의 대출·근저당이 많아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큰 상태를 말한다. 역전세는 매매가 대비 전세가가 과다하게 높아 하락기에 전세금 반환 위험이 커지는 구조다. 전주의 주택가격 흐름은 이런 위험 신호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5년 9월 전주시 매매가격지수는 101.82p로, 코로나19 시기(88.43p) 대비 크게 올랐다. 전세가격지수 또한 92.69p에서 100.82p로 상승했으며, 월세가격지수도 94.25p에서 101.43p로 뛰어 전세·월세 모두 절대 수준이 높아진 상태다. 상승세는 이어지지만, 전세 시장의 거래 기반이 약해지면서 상대적 위험은 더 커지는 구조다. 실제 전주 지역 전세 매물 8곳(보증금 5000만~1억5000만 원)을 표본으로 등기부를 확인한 결과, 근저당이 없는 매물은 2곳뿐이었다. 나머지는 대부분 표준공시지가에 육박하는 근저당이 잡혀 있었다. 특히 빌라의 경우 경매로 매입한 뒤 과도한 근저당을 설정한 사례가 적지 않아 세입자 안전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사기 예방 전문가인 김태근 변호사(전 주택세입자법률지원센터 운영위원장)는 “전주 주택의 매매·전세·월세 지수 모두 코로나19 시기의 최고점을 돌파하거나 근접한 수준”이라며 “전세금은 사실상 임대인에게 제공하는 대출금이기 때문에 임대인의 신용과 담보 가치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탁주택은 반드시 신탁회사 또는 신탁회사의 동의를 받은 임대인과 계약해야 안전하고, 다가구·빌라의 후순위 전세는 보증금 반환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특히 청년층이 전세시장에 진입할 때 위험이 커졌기 때문에 전세사기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전주시 전세시장은 현재 가격과 수요가 모두 요동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거래절벽과 매물 내실 악화, 근저당 위험이 겹친 ‘3중 구조적 위험’이 본격화되기 전에 지역 차원의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경수 기자

  • 건설·부동산
  • 김경수
  • 2025.11.24 17:52

전북 주택사업경기 ‘급랭’…한 달 만에 사업심리지수 25p 추락

전북의 주택사업 심리가 한 달 만에 급격히 얼어붙었다. 24일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11월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HBSI)’에 따르면 전북은 66.6으로 전월(91.6)보다 25포인트 하락하며 전국 평균(65.9) 수준까지 떨어졌다. 서울·수도권 규제 강화로 촉발된 부동산 심리 위축이 지방으로 빠르게 확산된 가운데, 전북이 특히 큰 낙폭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지역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번 급락의 직접적 배경은 정부의 ‘10·15 대책’이다.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확대, 대출규제 강화가 수도권 거래심리를 급랭시키며 지방 역시 관망세가 확산됐다. 충북(−27.5p), 강원(−44.4p)에 이어 전북은 세 번째로 큰 낙폭을 기록했다. 전국적으로는 수도권 규제 강화가 지방으로 풍선효과를 만들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동반 냉각’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된다. 전북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분양 누적, 인허가·착공 급증으로 인한 공급 부담, 매수 관망 확산 등이 이미 누적된 상황에서 수도권 규제가 추가 충격으로 작용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내재 수요가 약한 지방의 특성상 규제 영향이 더 직접적으로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금조달 환경도 동시에 악화됐다. 전국 자금조달지수는 73.4로 한 달 만에 13.1포인트 하락하며 사업자 부담을 키웠다. 금리 동결로 조달 비용이 장기화되고, 수도권 규제 지역 확대에 따라 정비사업 지연 가능성이 커진 영향이다. 전북 지역 사업자들은 PF 연장이나 추가 대출이 더 까다로워졌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자재수급지수는 96.6으로 소폭 상승했다. 시멘트·철근 등 주요 자재 가격이 하락했지만, 최근 환율 변동성이 커지며 비용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는다. 같은 호남권이지만 온도차도 뚜렷하다. 광주는 2.3포인트 상승한 80.0을 기록한 반면 전북은 25포인트 급락했다. 부산·울산 등 일부 광역시에서 반등 흐름이 나타난 것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주산연은 “수도권 규제 강화로 일부 광역시는 반사이익을 얻은 반면, 전북은 미분양 부담이 커 회복 동력이 약하다”고 진단했다. 전북의 지수(66.6)는 보합·하강 국면에 가까운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공급 확대, 미분양 부담, 금리·자금 경색이 동시에 작용한 복합 냉각기”라며 “단기 회복이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전망했다. 이종호 기자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11.24 17:03

지역업체 제한경쟁 150억으로 상향

정부가 지역 건설업체의 공공공사 참여 문턱을 낮추기 위해 제한경쟁 적용 범위를 기존 10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지역 건설업계의 공사 수주 기회가 넓어지고, 지역경제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19일 정부가 발표한 ‘지방공사 지역업체 참여 확대방안’에 따르면, 현행 지방공사 입찰에서 지역업체만 참여할 수 있는 제한경쟁 기준이 24년 만에 조정된다. 그동안 공사 규모가 100억 원을 넘으면 전국 단위 업체가 경쟁에 참여해 지역 업체는 상대적으로 열위에 놓여 왔다. 이번 기준 상향으로 학교·도로·생활SOC 등 중형 규모 공사 상당수가 지역업체 중심으로 발주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역 의무공동도급 비율도 합리적으로 조정해 실효성을 높이기로 했다. 지역업체가 단순 하도급에 머물지 않고 기술·공정 전반에 참여하도록 공공 발주 지침을 손질하고, 지역 참여 비율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 불이익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아울러 공사 과정에서 지역 장비·자재 구매비율을 높이는 지침도 병행해 지역 내 생산·고용 파급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전북 건설업계는 이번 조치가 지역 중견·중소업체의 실질적 수주 확대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본다. 최근 선급금 축소, 기성금 지연 등으로 유동성 부담이 커진 지역 건설사들이 공공공사를 통해 숨통을 트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전북특별자치도 역시 지역 업체 참여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도 관계자는 “그동안 중형 공사가 전국 경쟁으로 넘어가 지역 업체가 구조적으로 불리했던 측면이 있었다”며 “정부의 기준 상향이 지역 건설 생태계 회복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방안을 내년 상반기까지 단계적으로 시행해 지역 건설산업 기반을 강화하고, 지방 균형발전을 뒷받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종호 기자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11.19 17:51

전북 주택사업경기 ‘급랭’…한 달 만에 25p 추락

전북의 주택사업 심리가 한 달 만에 급격히 얼어붙었다. 18일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11월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HBSI)’에 따르면 전북은 66.6으로 전월(91.6)보다 25포인트 하락하며 전국 평균(65.9) 수준까지 떨어졌다. 서울·수도권 규제 강화로 촉발된 부동산 심리 위축이 지방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전북이 특히 큰 낙폭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지역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번 급락의 직접적 배경은 정부의 ‘10·15 대책’이다.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확대, 대출규제 강화가 수도권 거래심리를 급랭시키며 지방 역시 관망세가 확산됐다. 충북(−27.5p), 강원(−44.4p)에 이어 전북은 세 번째로 큰 낙폭을 기록했다. 전국적으로는 수도권 규제 강화가 지방으로 풍선효과를 만들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동반 냉각’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된다. 전북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분양 누적, 인허가·착공 급증으로 인한 공급 부담, 매수 관망 확산 등이 이미 누적된 상황에서 수도권 규제가 추가 충격으로 작용했다. 자금조달 환경도 동시에 악화됐다. 전국 자금조달지수는 73.4로 한 달 만에 13.1포인트 하락하며 사업자 부담을 키웠다. 금리 동결로 조달 비용부담 가중이 장기화되고, 수도권 규제 지역 확대에 따라 정비사업 지연 가능성이 커진 영향이다. 전북 지역 사업자들은 PF 연장이나 추가 대출이 더 까다로워졌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자재수급지수는 96.6으로 소폭 상승했다. 시멘트·철근 등 주요 자재 가격이 하락했지만, 최근 환율 변동성이 커지며 비용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는다. 같은 호남권이지만 온도차도 뚜렷하다. 광주는 2.3포인트 상승한 80.0을 기록한 반면 전북은 25포인트 급락했다. 부산·울산 등 일부 광역시에서 반등 흐름이 나타난 것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전북의 지수(66.6)는 보합·하강 국면에 가까운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공급 확대, 미분양 부담, 금리·자금 경색이 동시에 작용한 복합 냉각기”라며 “단기 회복이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전망했다. 이종호 기자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11.18 16:08

전북 집값, 조용한 반등…거래는 멈추고 지수만 움직였다

전국 부동산 시장이 수도권 중심의 과열과 지방의 침체로 양극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북 주택시장은 미세한 회복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10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북의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15% 상승해 지방 8개 도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지방 전체 평균(–0.05%)을 웃도는 수치다. 전북의 매매가격지수는 올해 들어 등락을 반복해왔으나, 9월(–0.03%) 하락에서 10월 다시 반등했다. 상승 폭이 크지는 않지만 인구 감소와 거래절벽이 이어지는 지역 상황을 고려하면 체감 회복이라는 평가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전세가격도 같은 기간 0.10% 오르며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지방 8개 도 중 전북보다 전세가격이 오른 지역은 충북(–0.06→+0.02) 정도에 그쳐, 전세 수요 역시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수급 상황을 보면 여전히 시장의 기초 체력은 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국 매매·전세 시장 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수요·공급 균형 여부를 판단하는데, 지방은 대부분 공급 우위(100 이하) 국면에 머물렀다. 전북 역시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주택 유형별 흐름도 뚜렷하게 갈린다. 전국적으로 아파트 가격은 0.34% 상승했지만 지방 아파트는 전월비 0.00%로 보합에 그쳤다. 단독·연립은 오히려 하락했다. 전북은 유형별 세부 수치가 따로 분리 공표되진 않았으나, 도 전체 매매지수 상승폭이 0.15%인 점을 감안하면 아파트 중심의 제한적 반등이 시장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전국 평균주택가격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 폭이 확대됐지만 지방은 정체 양상이 짙다. 전북 역시 평균가격 변동 폭은 크지 않으며, 장기적으로는 인구 감소·고령화·산업 구조 변화 등이 시장 회복의 발목을 잡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북의 10월 상승이 일시적 반짝 회복일 수 있다는 점에 더 주목한다. 거래량 자체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수만 움직인다는 점은 시장 저변이 탄탄한 상승 국면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다. 실제 지방 주택시장은 거래량 변동성이 크고, 공급이 늘어도 실수요 기반이 약해 가격 흐름이 쉽게 꺾이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이번 상승세는 전북 시장의 바닥 신호로 읽힐 수 있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금리 변동성이 줄고, 미분양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일부 지역에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북의 경우 2024~2025년 대규모 공급이 정점을 지나고 있어, 공급 압력이 누그러진 점도 가격 안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도내 부동산 전문가는 “전북의 부동산시장은 회복으로 평가하기엔 이르고, 그렇다고 하락세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며 ”단기 흐름이 아닌 중장기 인구·경제 지표가 향후 추세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종호 기자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5.11.1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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