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아랍권, 이 총선 '후폭풍' 우려

이라크 총선이 종료되고 개표가 진행되는동안 아랍권은 각기 민주개혁 요구라는 후폭풍을 걱정하고 있다.

 

지난달 9일에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선거가 아랍권에 민주주의 실험의 모델을 제시했다. 이번에는 이라크 총선이 심각한 치안불안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자 역내 정권들의 속마음이 편치 않았다.

 

아랍 언론과 정권의 반응은 크게 두 갈래로 요약할 수 있다.

 

시아파가 이라크의 새로운 지배세력으로 부상함에 따라 이란의 영향력 확장이우려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저항세력의 총선방해 책동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국민이 50년만의 첫자유민주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른 데 대한 부러움과 그 후폭풍에 대한 두려움이다.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과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은 이라크 총선이새로운 변화와 자주독립을 향한 첫 걸음이라며 환영했다. 대다수 역내 국가들도 총선 후 새로 출범하는 이라크 정부와 관계를 새롭게 확대해야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아랍 지도자들은 이라크 선거가 미완성의 민주주의 실험이라고 하더라도자국에 미칠 파장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집트와 사우디 아라비아, 요르단, 시리아 등 대부분의 역내 국가들이 정치체제 개혁과 자유선거 도입, 장기 독재정권 청산 압력을 내외로부터 받고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랍 최대 인구 보유국가이며 역내 정치ㆍ외교 중심국인 이집트는 올해 무바라크 대통령의 6년 임기 연장을 묻는 국민투표와 총선이 기다리고 있다. 1981년취임 후 24년째 장기 집권하고 있는 무바라크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수반 선거와 이라크 총선 이후 민주화 과정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요르단의 압둘라 국왕은 이라크 총선 직전 대중의 정치참여를 확대하는 제한된민주 개혁을 약속했다. 그는 이라크 총선이 중동 전역에 긍정적인 변화의 기류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알-카에다 지하조직의 정권 전복 공격과 미국의 민주화 압력에 직면해 있는 사우디나 레바논에 대한 내정간섭 중단 압력을 받고있는 시리아 모두 가시방석에 앉아있기는 마찬가지다.

 

분석가들은 미국이 지휘 감독한 이라크 선거가 일단 성공을 거둠에 따라 워싱턴의 네오콘들이 중동 정치개혁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집트 관영신문 알-아크바르는 미국이 주창하는 민주주의가 사실은 자국의 지배와 강압을 확산하기 위한 논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요르단 유력 일간지 앗-두스투르는 "이라크 총선이 대다수 이라크 국민의 뜻과는 달리 미국의 오만에 의해 강행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집트의 이슬람계 진보 작가인 파흐미 후웨이디는 이라크 총선이 "이라크 국민의 이익과는 무관한 미국을 위한 선거였다"고 혹평했다.

 

이 때문에 총선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카이로대학 아시아연구센터의 모하마드 알-사이드 살림 소장은 이라크 총선은미국의 점령과 비상계엄이라는 비정상적 상황에서 실시됐기 때문에 합법성이 결여됐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이번의 이라크 선거가 이집트를 비롯한 아랍국가들에 변화의 인센티브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집트 전직 외교관이며 아랍문제 전문가인 압둘라 알-아샤알은 현재 이라크 상황이 다른 아랍 국가들에게 정치적 변화의 모델이 될 수는 없지만 아랍 지도자들은 불완전한 상황에서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집트 최대 일간지 알-아흐람은 사우디와 요르단 등 수니 이슬람 국가들이 이라크 시아파의 득세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됐다고 분석했다.

 

사실 역내 정권과 언론은 이라크 수니파의 저조한 투표율에 우려를 감추지 않고있다. 이 때문에 선거가 끝나자마자 수니 이슬람 국가들은 이라크의 새 지배세력이향후 정치과정에 수니파를 참여시켜 국민통합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이란 정부 대변인 압둘라 라메잔자데는 이란의 영향력 팽창을 우려하는 아랍권의 시각을 겨냥, "우리는 차기 이라크 정부의 (종파적)성향과 무관하게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 수니파 다수 국가인 걸프 국가들은 이라크 시아파의 부상을 애써 외면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이라크 시아파 정권이 이란 시아파 신정체제와 전략적 연대를구축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경계하고 있다.

 

전북일보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안성덕 시인의 ‘풍경’] 모래톱이 자라는 달

전북현대[CHAMP10N DAY] ④미리보는 전북현대 클럽 뮤지엄

사건·사고경찰, ‘전 주지 횡령 의혹’ 금산사 압수수색

정치일반‘이춘석 빈 자리’ 민주당 익산갑 위원장 누가 될까

경제일반"전북 농수축산물 다 모였다"… 도농 상생 한마당 '신토불이 대잔치' 개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