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적 가치 높이는데 눈 돌려야
최근 우리의 모든 생활을 새롭게 지향하는 개념 ‘웰빙(wel-being)'을 순 우리말로 ‘참살이’라고 하자는 의견들이 있다. 좋은 느낌을 주는 단어로 다가온다. 건강한 생활을 지향하는 여러 가지의 방법과 모습들로써 참살이가 더욱 풍성해 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주거는 우리의 삶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의, 식, 주의 일부로서, 매우 다양한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비싼 동네에 있는 넓은 크기의 고가의 주거(주택 또는 아파트)는 우리에게 부(富)를 상징하는 객관적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참살이의 개념에서 보면, 우리는 이러한 객관적 가치 보다 더욱 중요한 주관적 가치를 잊고 있는지 모르겠다. 좋은 주거는 좋은 가족을, 나쁜 주거는 나쁜 가족을 만든다.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건강한 주거에서는 건강한 가족이, 병든 주거에서는 병든 가족이 된다. 주거는 살아있는 하나의 생명체처럼 가족 구성원을 보듬어 주기도하고, 밖으로 내 몰기도 하고, 환하게 맞아 주기도 하는 것이다.
주거가 하나의 생명체로서 참살이의 그릇이 되기 위해서는 소통이 이루어져야한다. 가족 모두가 서로 대화하고 느낄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대부분, 주거 내부의 불투명한 여닫이 문은 닫으면 벽이 되어 내외부가 차단되어 버린다. 자녀가, 부모가, 형제가 자기 방에 들어가 버리면 차단되어 버리는 벽체의 일부로서의 문이 아니라 부분적으로라도 내외부 여과막(필터)과 같은 창호(窓戶)로 되돌려 질 때, 우리는 자녀의 숨결을, 기침소리를 느끼고, 고민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주거에서 거실의 가구 배치를 보자. 마치 대합실이나 영화관처럼 대부분 소파가 TV를 향해져 있다. 이러한 일방통행의 시선과 위치에서 가족간의 풍성한 대화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제 주거의 ‘참살이’를 위해 좁은 공간이라 하더라도 가족이 서로 마주보고 도란도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새로운 가구배치를 해보자.
건강한 생명체의 내부에는 다양한 공간이 있어야 한다. 다양한 공간은 넓은 크기의 공간에서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가족이 적절한 크기에서 다양하게 공간감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공간감을 줄 수 있는 방법의 하나가 조명이다. 우리 주거의 대부분은 전반조명 방법을 사용하고 있어서 모든 공간이 퍼져 있는 단순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공간을 부분적으로 모아 주고 나눌 수 있는 방법의 하나가 전반조명과 국부조명을 적절히 혼합하는 것이다. 거실에는 소파 부분만을 비추는 바닥 스탠드(floor stand)를, 좋은 그림의 벽 액자에는 스포트라이트(spot light)를 설치해 봄직하다. 우리 주거의 내부를 이러한 관점에서 다시 둘러보자. 공간을 빛으로 풍성하고 다양하게 나누어 즐겨보자.
가족을 위한 그릇, 우리의 주거에 생명체로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자. 이제는 주거의 객관적 가치보다 더 중요한 우리 주거의 ‘참살이’를 위해 주거의 주관적 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시각에 눈을 돌려야 할 때이다.
/전주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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