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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호의 건축단상] 도시 외부공간-길거리문화

역사ㆍ문화적 속성 표현돼야

도시의 공간은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부공간은 구조체로 형성된 건축물의 실내 공간을, 그리고 외부공간은 실내공간 이외의 공간, 즉 거리, 마당, 광장, 공원, 천변 등과 같은 오픈 스페이스(open space) 등을 의미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공간을 보고, 듣고, 느끼고, 의식하고, 생각하면서 인식하게 된다. 공간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여러가지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측면에서 이루어 질 수 있으나, 역사와 문화적인 배경이 풍부한 우리지역의 도시공간은 특히 문화적인 속성이 더욱 우리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우리지역에서의 영역별 내부공간의 기능적인 프로그램 개발은 지금까지 꾸준히 지속되어 왔으나, 외부 공간 특히 거리공간에 대한 문화적 측면에서의 인식은, 도시의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 임에도 불구하고 소홀한 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돌이켜 보면, 우리의 전통적인 마을의 구성은 격자형의 정형화된 구조가 아니라, 기후(바람과 물)와 지세와 같은 자연환경적인 요소에 의하여 자연스러운 내부와 외부공간의 배치구조를 갖고 있었다.

 

마을어귀의 정자나무가 있는 넓은 외부공간, 거리와 고샅, 마을 마당, 놀이터, 서낭당 공간 등 매우 풍부한 외부공간 들이 마을의 문화적인 속성을 표현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은 이러한 전통적인 마을의 내,외부 공간 구성은 도시화에 의하여 흔적을 찾아 볼 수 없게 되었지만, 이제라도 우리 지역에 우리의 역사와 문화적인 속성이 표현될 수 있는 도시의 외부공간이 형성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프랑스 파리의 몽마르트 광장과 가로는 문화적 속성이 성공적으로 구현된 도시 외부공간이다. 이곳에 있는 내부공간은 오히려 외부공간의 기능을 보완해 주는 듯하다. 이태리의 도시는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을 뒤바꿔놓더라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풍부한 외부공간과 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삐아짜(piazza)라고 불리는 도시광장과 거리는 일체화된 문화적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뉴욕 맨해턴의 소호(Soho) 거리는 불과 40년 전에, 폐기되다시피 했던 커다란 창고 건물들의 지역을 가난한 예술가들이 개조해서 생겨난 곳이며, 지금은 미술과 음악, 디자인 분야에 있어 세계적인 문화거리로 인정받고 있다.

 

도시의 문화는 내부공간 문화와 외부공간 문화로 구성되어 있다고 본다면, 우리는 앞으로 실내의 내부공간 문화뿐 만 아니라, 외부공간 문화에도 관심을 기울어야 한다고 여겨진다. 건물이라는 내부공간 만의 나열이 아닌 건물들이 모여 이루어지는 외부공간 들이 함께 디자인 되어야 한다. 기존의 웨딩거리, 영화의 거리뿐 만 아니라, 장차 계획될 수 있는 맛거리, 멋거리, 한복거리, 한지거리, 한방거리, 소리거리 등에는 건물과 동시에 비워져 있는 외부공간이 계획될 때 더욱 풍성한 문화적 행위로 채워질 수 있다. 우리도시의 지역별, 영역별, 장소적 문화의 속성을 찾아내고 재발견하여 도시 외부공간, 길거리문화를 꽃 피울 때, 도시의 내부공간 문화가 더욱 돋아나고 풍요롭게 될 것으로 믿는다.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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