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현장속으로] 상아탑앞 '밤에 버린 양심'

전북대 옛정문앞거리 '불야성'...쓰레기 뒤섞여 지저분·불법주차

전북대 옛정문 앞 거리에 있는 음식물쓰레기 용기옆에 전단지와 종이컵등이 널브러져 있다. (desk@jjan.kr)

7일 새벽 0시30분께 전주시 덕진동 전북대학교 옛 정문 앞. 대부분의 업소가 문을 닫은 시각이지만 시커먼 밤하늘 사이로 화려한 네온사인 간판을 내건 술집과 노래방 등의 영업은 계속되고 있다.

 

골목 골목마다 술에 취한 20대 청춘남녀들이 삼삼오오 거리를 배회하고 있고 튀김이나 떡볶이, 순대 등을 파는 노점상들은 환하게 전등을 밝힌채 손님들을 부르고 있다.

 

시민들이 지나다니는 인도와 차도는 술집 등에서 앞 다퉈 제작 배포한 홍보용 전단지들이 아무렇게나 버려져 아스팔트의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쌓여있다. 인근 업소에서 내놓은 음식물쓰레기와 일반쓰레기 등으로 도로 곳곳에는 작은 ‘쓰레기 산(?)’이 만들어졌다.

 

이 뿐 아니다. 온갖 차량들이 도로 곳곳에 무질서하게 주차돼 있고 2차로인 도로는 손님을 태우기 위해 길게 늘어선 택시들로 인해 1차로로 바뀌어버렸다. 운행하는 차량들은 주차차량과 택시 사이를 비집고 다니느라 중앙선을 넘나드는 위험한 운행을 계속하고 있다.

 

“정말 웬만하면 전북대 앞거리에 나오고 싶지가 않아요. 꼭 시내 유흥가 거리 같다니깐요.”

 

시민 강모씨(38·우아동)는 “친구들과 약속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오긴 했는데 거리가 지저분하고 불법주차 차량과 택시 등으로 꽉 막혀 있어 짜증부터 난다”며 “당국의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새벽 1시20분께 덕진지구대 사무실.

 

10여 평 남짓한 지구대 사무실 내에는 10여명의 경찰과 20대로 보이는 청년 20여명이 뒤엉켜 혼잡스럽다. 청년들은 서로 “네가 먼저 때렸잖냐”, “나는 맞기만 했다”며 언쟁을 벌이고 있고 경찰관들은 청년들을 진정시키며 조서를 받고 있었다.

 

인근의 한 술집에서 사소한 시비가 주먹다짐으로 이어져 순찰차를 타고 이 곳으로 온 사람들이다. 30여분이 넘는 실랑이를 벌였으나 서로의 입장만 고집하며 사건처리를 요구, 결국 덕진경찰서로 인계됐다.

 

이들의 조사가 끝나갈 무렵,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왔다. 20대 초반의 여성 2명과 남성 1명이다. 학교 친구 사이인 2명의 여성이 함께 술을 마시고 나이트클럽에서 춤을 추다가 사소한 일로 싸움을 벌인 뒤 함께 지구대를 찾아온 것이다. 때마침 여자친구를 찾으러왔던 남자친구도 동행하게 됐다.

 

이처럼 덕진지구대에는 인근 대학가에서 술을 마시고 사소한 시비 끝에 주먹다짐을 벌이거나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한 취객들이 밤 9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장사진을 이룬다.

 

경찰 관계자는 “어린 청년들이 술에 취해 정말 사소한 다툼 끝에 지구대에 와서 조사를 받는 모습을 볼 때면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젊은 친구들이 고생해서 자신들을 키워주신 부모님을 생각한다면 좀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상훈·박영민·이화정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군산새만금에서 다시 뛰는 군산 수산업, 글로벌 K-씨푸드 중심지로

스포츠일반테니스 ‘샛별’ 전일중 김서현, 2025 ITF 월드주니어테니스대회 4강 진출

오피니언[사설] 진안고원산림치유원, 콘텐츠 차별화 전략을

오피니언[사설] 자치단체 장애인 의무고용 시범 보여라

오피니언활동적 노년(액티브 시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