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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석의 건축담론] 건축은 시간의 예술이다

최근 신행정복합도시를 비롯해 혁신도시, 기업도시 등의 이름으로 신도시가 세워지고 있다.

 

이러한 대규모의 도시개발은 당금 현재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폭발적인 수도권 인구의 증가와 그에 따른 수요의 공급이라는 대명제가 그동안의 많은 수도권의 신도시를 만들게 되었다.

 

물론 배후에는 잘살아보세라는 명분과 근대주의의 코드와 거칠것 없이 질주하는 자본주의 코드가 결합하여 신도시의 모델로 우리의 머릿속에 각인이 되어 가는 것 같다.

 

최근 수도권에 집중화 되었던 기능의 일부가 분산되고 있으며 전주도 예외는 아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도시의 기능을 아테네헌장에서 나타나듯이 기능(거주, 작업, 운송, 그리고 여가선용 등)을 선택적으로 나누고, 도로 조직망을 만들고, 필지를 나누어 거기에 걸맞게 건물을 세운 근대도시형태가 새로이 각 지역들에 들어설 혁신도시나 문화도시 등에 반복되어 적용된다면 정체성이 없는 매력없는 도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도시나 건축을 바라보는 많은 관점 중에서 시간의 관점에서 건축과 도시를 바라보고자 한다.

 

베르그송에 따르면 두가지 시간이 존재한다.

 

하나는 인간이 만들어낸 규칙적인 연속성을 가지면서 일어나는 측정가능한 시간으로 양적인 개념이다.

 

다른 하나는 인간의 의식 내부에서 펼쳐지는 주관적인 시간이다.

 

베르그송은 이 주관적인 시간의 특징을 지속이라 불렀다.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면서 계속해서 상호작용하는 시간 개념이다.

 

우리는 기억과 상상력을 통하여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엮어가고 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희노애락의 사건들을 경험하게 되고 이러한 사건의 흔적들이 계열을 이루며 기억을 형성하게 되는데 이 기억은 공간과 밀접한 관계가 있게 된다.

 

좋은 도시란 오랜 시간을 거쳐 도시 고유의 기억들을 도시의 곳곳의 장소와 공간에 흔적으로 남아 우리의 기억속에 살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다른 도시와는 다른 정체성을 갖게 되고, 그 자체가 도시의 매력이 된다.

 

로마인들의 콘크리트의 발견으로 건축의 형태가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고, 또한 철골의 발견으로 또 한번의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같이 과학과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건축의 형태와 공간에 대한 많은 논의와 발전이 있어 왔다면. 후기구조주의로 논의 되는 니체의 생성, 베르그송의 지속, 화이트 헤드의 과정의 철학등이 말하는 시간이 가지는 속성에 관심을 두고 건축을 바라보는 시각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앞으로 진행되는 많은 도시의 확장도 공간과 형태의 논의도 필요하겠지만, 기억, 추억, 사건등이 베어있는 장소들을 백지로 돌리고 개발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시간의 관점에서 도시와 건축을 바라보았으면 한다.

 

/예림건축사사무소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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