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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호의 건축단상] 도시건축 프로그램을 위한 제언

'휴머니즘 도시건축' 생각할때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라는 원칙은 20세기 초, 도시화, 산업화에 따른 사회적 변화를 수용하는 건축의 철학이었다. 특히 1,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수많은 건축물이 파괴되었던 당시에 건축의 양적인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매우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사고방식이었다.

 

당시의 대표적인 건물들은 소위 기능주의(機能主義) 건축으로서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생산성을 얻을 수 있는 경제적인 가치만을 추구하였다. 건물들은 자연히, 단순한 형태와 재료를 사용하게 되었다. 내 외부 공간 역시 여분의 공간, 여지의 공간, 그리고 장식적 요소 들이 배제되었고, 기본적인 기능에 불필요한 공간은 ‘쓸모없는 공간(죽은 공간: 데드 스페이스(dead space))’으로 분류되어 철저히 금기(禁忌)시 되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 전 세계적가 사회적, 경제적으로 안정화 시기에 들어서면서, 건축은 단순히 경제적 생산성만을 추구하는 기계가 아니라, 우리 인간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고 받는 심리적, 정서적 대상이라는 인식이 일게 되었다.

 

이후, 건축은 새로운 장을 맞게 된다. 단순한 박스 형태의 기계적 이미지가 아니라, 아주 자유로운 형태의 매스, 다양한 재료 등의 외관 과 마치 결혼식을 위해 꽃단장을 한 신부처럼 화려한 장식으로 꾸며진 건물이 등장하게 되었다. 내외부 공간에도 과거의 기능주의에서 금기시 했던 데드 스페이스’를 오히려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향도 나타나게 되었다.

 

이러한 데드 스페이스는 과거에는 죽은 공간이었으나, 새로운 공간개념으로 정리되어, 기능적으로는 모호(模糊: ambiguity)하여 오히려 기대하지 않은 다양한 기능과 가능성의 공간이며, 숨이 트이는 공간이며, 나아가 여지의 공간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지나치게 긴장되고 철저하게 계획된 공간은 어쩌면 우리 인간의 본성에 잘 맞지 않을 수 있다. 모호한 공간은 휴머니즘의 공간이며, 휴머니즘 건축인 것이다.

 

최근 우리지역에서 지자체 별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도시건축의 디자인과 프로그램은 이러한 새로운 관점이 고려되어야 한다. 과거의 지나친 기능주의적 경제적 효과만을 추구해서는 안 되리라고 사료된다. 이제는 휴머니즘 건축에서 더 나아가 휴머니즘 도시를 제안한다.

 

/전주대 건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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