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디자인 업그레이드 경쟁시대
우리 전북 지역에서도 불과 몇 년 사이에 고층 아파트가 일반화 되었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에는 조합원들의 요구와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을 위해 높은 용적률과 층수를 적용하고자 한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맞춰 아파트 건축의 고층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인 것 같다.
그러나 인간 스케일의 관점에서 본다면, 고층 건물 자체가 인간의 눈 높이의 범위를 훨씬 벗어나 있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우리가 어느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서 가고자 하는 동을 찾아갈 때, 힘들게 고개를 위로 들어야만 볼 수 있는 위치에 동(棟) 번호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간의 시각적 인지의 범위를 벗어나 있는 것이다. 아파트 동수는 도로의 높이를 기준으로 한 인간 스케일의 물리적 눈 높이에 표시되어야 한다.
최근 전주의 서부 신시가지에 새로운 건물들이 속속 세워지고 있다. 이들은 건축에 관련된 모든 행정적 절차를 거친 합법적인 건물들일 것이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특히 상업용 건축물의 경우, 디자인의 수준이 매우 낮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건물을 부분적으로 보면 좋은 디자인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어색하고 과장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좋은 디자인들을 짜집기 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대부분의 건물이 건축가 보다는 건축주의 눈 높이에 맞춰졌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경제적인 규모, 즉 건축비 때문에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는 현실적인 사정을 고려해도 그렇다. 건축비가 비싼 건축물이 좋은 디자인이고 싼 건축물이 나쁜 디자인은 아닌 것이다. 건축은 건축가의 눈 높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럼으로써 낮은 건축비의 건축이 좋은 디자인으로 태어날 수 있다.
상업용 건물은 경제성이 최우선의 가치를 갖고 있다. 투자 효과를 극대화해야만 하는 건물인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투자가 건축에 필요한 물리적 부분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디자인을 위한 투자도 항상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건축에도 디자인 마케팅의 요소가 있어야 한다. 과거 보다 훨씬 높아진 고객의 눈높이를 살펴보아야한다.
요즈음 서울특별시, 부산광역시 등을 비롯한 많은 지자체에서는 지역의 브랜드를 높이는 일환으로 좋은 디자인의 도시건축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질 낮은 디자인을 과감하게 규제하고 있다. 즉, 지역 건축의 눈 높이를 경쟁적으로 높이고 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도시 건축물로 채워질 서부 신시가지를 주목하고 있다. 아트 폴리스를 위한 새로운 눈 높이 건축을 지향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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