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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예산영화 '여름의 속삭임' 개봉 앞둔 김은주 감독

道·영화진흥위·KBS 제작지원…"현대인들 각박한 삶에 휴식같은 영화죠"

"현대인들의 각박한 삶에 휴식같은 영화랄까요? 평범한 일상을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문화가 꼭 큰 돈으로만 이뤄지는 게 아닌 만큼, 저예산영화에 대한 이미지도 바꿔주고 싶어요."

 

영화 '여름의 속삭임' 개봉을 앞두고 있는 김은주 감독(42·전주대 영상예술학부 교수). 14일 오후 5시 전주롯데시네마 6관에서 열리는 시사회를 통해 관객들을 처음 만나는 김감독은 "잔잔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책, 난초 등은 너무 정적이어서 영화계에서는 흥행에 도움이 안되는 기피 소품이에요. 요즘에는 스피드하고 화려한 것들만 가치있게 평가받고 있지만 제 영화에서는 외로움을 달래주는 고양이와 집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책, 삶을 여유롭게 해주는 난초, 꿈을 키우는 타자기 등이 일상을 풍요롭게 해주는 중요한 소품이죠."

 

영화진흥위원회와 전북도, KBS의 제작지원을 받아 2007년 촬영한 '여름의 속삭임'은 노부부와 젊은 세대간의 신뢰와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정년을 앞둔 노교수로는 원로배우 최종원이, 노교수가 집을 맡기는 여제자 '영조'역에는 KBS 일일드라마 '미우나 고우나'의 이영은, 화초를 맡기는 꽃집청년 '윤수'역에는 SBS 주말드라마 '행복합니다' 하석진이 출연했다. 5억원으로 만들어지는 저예산영화로서는 호화 캐스팅인 셈이다.

 

"배우들에게 개런티를 많이 못줘서 미안하죠. 보통의 저예산영화들이 신인배우들을 캐스팅해 많은 실험을 해나가면서 영화를 만들어가지만, 저는 어느 정도 인지도 있는 배우만을 고집했어요. 영화만 좋다면 배우들이 개런티에 상관없이 출연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고, 또 전북도의 지원을 받아 만드는 만큼 이왕이면 행정의 지원이 지속될 수 있도록 좋은 반응을 끌어내고 싶었거든요."

 

4년 전 전주에 오게 되면서 지역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분위기가 좋아 영화로 담고 싶었다는 김감독은 전주대 X-edu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영화사 '케이 컴퍼니'를 설립, 100% 전북에서 촬영했다. 전주시 중화산동에 있는 엄영진 전 전주대 총장의 자택을 영화의 주배경으로, 전주대 X-edu사업단의 장비와 전문인력, 전주대 재학생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전주에 하드웨어들이 많이 세워졌지만, 소프트웨어가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여기서 활동하는 인력이 없고 창작자가 없는데, 건물만 세워서 외지인들에 의존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전주MBC와 함께 이주여성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는 김감독은 전북의 사회적 과제들이나 삶의 모습들을 영상으로 풀어내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청주대 연극영화과, 추계예술대학원 시나리오과, 한국영화아카데미과정을 마친 김감독은 1990년대를 충무로 현장에서 보냈다. '영원한 제국' '개같은 날의 오후' 등에서 프로듀서로 활동했으며, 논문 '고전 할리우드 영화의 영화문법 연구' 등으로 주목받았다. 극영화 연출은 처음이다.

 

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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