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실천하는 시민] 전주 '아중천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 57명…공감대 형성위한 음악행사

지난달 22일 밤 전주시 우아동 아중중학교 대강당에서는 눈길끄는 음악회가 열렸다. 아중천 환경그린을 위한 '제1회 아중문화의 밤'행사.

 

과거의 전문 연주자로 활동했던 이들이 모여 만든 '빅밴드전북 드림사운드'가 들려주는 음악연주에 이어 주민들이 참여하는 주민노래자랑이 열린 이날 행사는 주최측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650여명이 참석, 성황을 이뤘다.

 

여느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민행사였다. 그러나 이날 행사를 주관한 '아중천을 사랑하는 모임(이하 아천모, 회장 백만준)'에게는 커다란 의미가 있었다. 자신들의 존재를 처음으로 주민들에게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자리인데다, 자신들의 활동에 대한 주민들의 공감대를 끌어내기 위한 자리였다.

 

아천모는 '이날 행사는 아중지구의 새로운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첫 걸음이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아천모가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3월. 도심속에 자리하고 있는 아중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앞으로 새롭게 조성될 아중천을 주민들의 힘으로 가꾸고 보호하자는데 뜻을 같이한 몇몇 주민들이 모임체를 만들었다. 17명으로 시작된 모인은 동참하는 주민들이 늘어나면서 현재는 57명으로 확대됐다.

 

이들이 아중천을 중심으로 모이게 된데는 아중지구의 특수성이 자리했다.

 

전주지역에는 전주 중심을 통과하는 전주천과 서부지역의 삼천 등 전국적으로 손꼽히는 자연형 하천이 조성되어 있는 것과는 달리 아중지구를 중심으로 한 동부지역에는 이에 비견될 만한 변변한 하천이 없어 주민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적지 않았다.

 

더구나 아중지구는 지난 1990년대 중반 신시가지로 조성되면서 주민의 95% 이상이 외지인으로 구성되어 지역 문화가 아직 형성되어 있지 못하는 등 지역주민들을 결속시킬 수 있는 구심점이 절대 필요했다.

 

그런던 차에 전주시가 지난 2004년부터 총 44억원을 투입해 추진하고 있는 아중천 생태하천 조성사업이 아천모의 관심을 받았다.

 

아중천 생태하천 조성사업에서 지역발전의 모티브를 찾은 아천모는 아중천을 전주천과 삼천에 못지않은 전주의 대표적인 하천으로 가꿔 주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자는데 의견일치를 보았다.

 

이들은 곧바로 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생태하천 조성사업에 참여, 각종 사업계획에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시켜 나갔다. 한편으로는 회원들이 직접 나서 아중천을 보호하는 정화활동을 벌였다. 매월 2차례씩 정기모임을 갖고 아중천 주변의 쓰레기 줍기 및 청소활동을 벌인 이들은 자신들의 손에 의해 오염되고 방치됐던 아중천이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희망을 갖기 시작했다.

 

하천 정화활동에는 회원은 물론 아중천 인근의 상인번영회 등의 자생단체들도 참여했다.

 

회원들은 "오염도가 심각한 아중천을 보면서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무관심했고, 방치해 왔던가를 느끼게 됐습니다. 그런 체험은 우리들을 더욱 하나로 결집시킨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아중천 정화활동을 통해 주민들의 동참이 절실함을 느낀 이들은 자신의 지역주민들에게 눈을 돌렸다. 주민들을 하나로 결집시킬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 그중의 하나가 이번에 열린 주민음악회이다.

 

"갈수록 뒷걸음치고 있는 아중지역의 상권을 되살리고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사업은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했죠. 논의과정에서 주민들의 동참이 절대 필요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졌고, 1차적으로 주민들이 지역내 대표적인 하천인 아중천을 알릴 수 있는 행사를 꾸리자고 결정했습니다."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1400여만원으로 무대가 마련됐다. 이날 행사의 규모는 작았지만 결과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

 

백만준 회장은 "많은 모임을 해 봤지만 이번처럼 회원들이 적극적인 나선 것은 처음으로, 너무 고마워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면서 "자신의 일처럼 나서 준 회원들과 주민들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번 행사를 통해 자신감을 얻은 백 회장은 아천모를 아중지역 주민들만이 아닌 전주지역 전체 모임으로 확대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천은 지역에 상관없이 누구가 관심을 갖고 사랑할 수 있는 것처럼, 하천을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아천모 회원으로 가입시켜 하천을 사랑하는 활동을 함께 벌여 나가자는 것이다.

 

김준호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사건·사고경찰, ‘전 주지 횡령 의혹’ 금산사 압수수색

정치일반‘이춘석 빈 자리’ 민주당 익산갑 위원장 누가 될까

경제일반"전북 농수축산물 다 모였다"… 도농 상생 한마당 '신토불이 대잔치' 개막

완주‘10만490명’ 완주군, 정읍시 인구 바짝 추격

익산정헌율 익산시장 “시민의 행복이 도시의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