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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홧발 의경' 사법처리에 경찰 내부 반발 조짐

"막으라 하면, 막는 척하고∼/여대생이 밀면, 뒤로 밀려주면 되고∼/불법시위대 점점 늘어나면, 미친 척 길터주면 되고∼/경비경찰이라는 게 몸만 사리다가, 제대 날짜 계산 하면 되고∼/생각대로 하면 되고∼♬"

 

경찰이 촛불 시위 진압 과정에서 여대생 머리를 군홧발로 짓밟은 의경을 사법 처리하고 지휘 책임자 등을 징계 조치키로 한 것과 관련, 경찰 내부에서 이에 대한 반발 움직임과 함께 조직에 대한 자괴감 등이 표출되고 있어 주목된다.

 

6일 사이버경찰청 경찰관전용방 게시판에 따르면 한 경찰관은 모 이동통신사의 광고 음악에 가사를 바꿔 붙인 `경비경찰 되고 송∼'을 올려 "설마 우리 수뇌부도 이런 가사와 같은 `경비경찰'을 원하는 것은 아니냐"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일부 경찰관들은 해당 의경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사법 처리만은 안된다는 의견을 강력히 개진했다.

 

모 경찰관은 "분명 과도한 물리력을 행사했으나 수십 시간을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하고 흡사 전쟁터와 같은 시위 현장에서 혼란과 공포, 분노 속에서 자신도 주체할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며 사법 처리에 반대했다.

 

다른 경찰관도 "잘못을 한 전.의경을 무조건 두둔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상관의 지시로 진압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부득이한 실수를 한 그들에게 나는 돌을 던질 수가 없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

 

또다른 경찰관도 "경찰을 대신해 시위를 막은 의경을 경찰 스스로 구속시킨다면의경들이 경찰을 더이상 믿고 따르겠느냐.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려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지 말라"는 글을 남겼다.

 

한 경찰관은 최근 일고 있는 어청수 경찰청장의 퇴진론을 의식한 듯 "현재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허준영 전 경찰청장에 이어) 또다시 정치적 이슈의 희생양으로 삼기 위해 경찰 총수를 흔들고 있다"며 "경찰 조직의 구심점인 `총수' 사퇴 여론을 진화하는 데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허 전 청장은 2005년 시위에 참가한 농민 2명이 경찰 진압 과정에서 숨진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으며 퇴임식에서 "국가정책 추진으로 인해 표출된 사회적 갈등을 경찰만이 길거리에서 온몸으로 막아내고 그 책임을 끝까지 짊어져야 하는 안타까운 관행이 이 시점에서 끝나기를 소원한다"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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