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시정연설서 개혁법안 처리 촉구…야당 의원 박수 안치고 민노 의원들은 중도 퇴장
이명박 대통령이 27일 오전 국회의사당을 찾아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대한 국회협조를 구하는 시정연설을 26분 가량 가졌다. 현직 대통령이 국회에서 직접 예산안 시정연설을 한 것은 지난 2003년 이후 5년만에 처음이다. 또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취임식과 7월 11일 국회 개원 연설에 이어 세 번째로 국회를 찾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발(發)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국가적 단합"을 촉구했으며, "정부의 국내은행 대외채무 지급보증 동의안을 국회가 적기에 처리해 달라"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또 현 경제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위기극복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자신감을 표명하고, 국회·기업·국민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적극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현 상황은 전대미문의 금융위기"라고 규정하면서도 "지금 한국에 외환위기는 없다"며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을 받아야 했던 10년전과는 상황이 판이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이 흑자도산 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면서 "시장이 불안에서 벗어날 때까지 선제적이고, 충분하며, 확실하게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위기극복에 있어 정부의 노력 못지 않게 국회 역할의 중요함을 역설하면서 "'비상국회'의 자세로 임해 주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경기활성화와 직결돼 있는 내년도 예산안과 국제 금융시장의 신뢰회복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정부의 국내은행 대외채무 지급보증 동의안이 국회에서 적기에 제대로 처리돼야 한다"면서 "품앗이와 십시일반, 나아가 위기를 만나면 굳게뭉치는 것은 우리 민족의 유전자로, 지금이야말로 다시 한번 우리의 힘과 지혜를 모을 때"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다음달 15일 워싱턴 다자회의(G20) 참석 등 국제공조노력을 강화하겠다"면서 "규제개혁과 저탄소녹색성장, 지방행정체제 개편 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며 국회에 경제살리기, 생활공감, 미래준비, 선진화 등 4대 부문 개혁법안들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했다.
한편 이 대통령이 이날 오전 10시께 본회의장에 입장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일제히 일어나 박수로 환영한 반면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지 않은 채 서 있기만했다. 또 대통령의 연설이 이어지는 동안 모두 9차례의 박수가 나온 가운데 야당 의원들은 일절 박수를 치지 않았고, 민노당 의원들은 '서민살리기가 우선입니다' 등의 플래카드를 펼쳐들고 3분가량 기립한 뒤 단체로 본회의장을 퇴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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