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까지 전주 우진문화공간
아무도 깨어 있지 않은 섬진강 새벽녘엔 청신함이 있다.
잔잔하고 고요한 것 같지만, 보이지 않는 생명력이 움트는 시간.
섬진강 산책하는 일은 이젠 매일 아침의 일상이 돼 버린 송만규 화백(53).
그가 19일까지 전주 우진문화공간에서 '섬진강, 아침 고요' 전시를 연다.
잎 하나하나 필선을 살려 캔버스에 옮기는 것이 그만의 스타일.
뭉개서 그리는 것이 한지의 특성을 살릴 수도 있지만, 사진 찍듯 그대로 옮기기 보단 보이지 않는 부분을 담기 위해 공을 들인다. 10여년 째 섬진강과 오래고 긴 만남을 해왔지만, 어제의 섬진강은 오늘의 섬진강이 아니다.
이번 작품들은 그가 2006년부터 2년 넘게 한지에 수묵으로 그린 20여점이다. 아는 지인들과 섬진강이 가장 잘 보이는 지점을 찾아 이곳 저곳을 많이 답사했다. 섬진강의 맑고 고요하고, 촉촉한 그 지점을 담기 위한 작가의 욕심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나치게 많이 답사하진 않는다. 스케치도 하고, 사진에 옮겨 담기를 5∼6번 하다 보면, 그의 뇌리 속에 섬진강이 주는 잔잔한 메시지가 떠오른다.
웅혼한 필치나 강렬한 색감은 아니지만, 먹 위주의 옅은 청색만으로도 그가 표현하는 섬진강과의 조우는 깊이가 있다. 그림 제목도 붙일 필요성을 못느껴, '섬진강, 아침 고요' 전시 주제로 통일시켰다.
'사성암(2006)'은 이번 전시의 대표작. 가까이 있을 때보다 약간 떨어져서 응시하면, 운무 사이로 살아숨쉬는 자연의 기운이 더 가깝게 느껴진다.
"아직 섬진강을 잘 몰라요. 죽을 때가 알 수 있을래나…."
그가 앞으로 그리고 싶은 것은 강을 끼고 이뤄졌던 역사, 풍습, 사람들의 모습들. 섬진강의 풍광도 아름답지만, 그를 둘러싼 인문 지리적인 삶의 모습을 담고 싶어서다. 다시 말하면, 섬진강을 끼고 살아가는 내밀한 사람들을 바라보는 안목을 낚고 싶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광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그는 5년 전인 2003년부터는 섬진강 상류인 전북 순창군 동계면 구미리 귀주마을에서 수묵화 작업에 몰두해 왔다.이번 전시는 지난 5~11일에는 서울에서 했던 전시의 연장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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