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여성] 전주여성의전화

여성 내면의 힘, 소통하며 키운다

가정 폭력은 오랫동안 침묵을 강요당해왔다. 가족이 깨지지 않아야 한다는 논리로 피해자를 방패 삼은 가정이 많았고, 외부에 알려지지 않아 처벌 또한 이루어지지 않았다.

 

전주여성의전화(대표 최선광)는 아내 구타 등 가정 폭력 문제에 관해 목소리를 높인 여성의 눈을 대변한 단체다. 지난 20년간 여성 차별과 성폭력 등에 관해서도 무덤덤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온 도내 여성 인권사의 한 획을 긋는 곳이다.

 

부설기관인 가정폭력상담소, 성폭력상담소, 여성쉼터는 다양한 이유로 고통받고 있는 여성들을 위해 단순히 전화로만 상담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의료·법률지원 등을 적극 나서고 있다.

 

가정폭력의 피해자였던 여성들의 눈과 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김경아 사건이 대표적.

 

가정폭력상담소는 술만 마시면 아내와 자녀들을 두들겨 팼던 아버지에게 시달려왔던 입장들을 대변해 규명운동을 벌였고, 감형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섰다.

 

가부장적 의식과 위계로 불거지는 가정폭력이 사회 근간을 흔드는 중대 범죄이고 모든 폭력의 근원이기 때문. 아내 구타와 자녀 학대 등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끊기 위한 노력이기도 했다.

 

김은성 가정폭력상담소 담당자(43)는 "가정 폭력은 비단 한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문제"라며 "'가정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가정폭력특례법)'이 시행된지 10년이나 됐지만, 피해자들을 보호하기엔 아직도 제도적으로 미흡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도내 성폭력 원스톱지원센터,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등에서 여성 폭력을 방지하고, 피해자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턱없이 모자란 실정.

 

고미라 성폭력상담소 소장(33)는 "상담건수가 한해 평균 100여정도로 줄었으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달리는 성폭력은 여전하다"며 "80%이상 아는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고, 근친강간 상담 사례도 끊이지 않고 들어오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전주여성의전화는 지역운동분과위원회를 통해 작은 공동체 만들기 운동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경제적 능력이 없어 가정에서 발언권조차 없는 힘 없는 여성들이 폭력의 피해자가 된다는 사실에 착안, 이들의 인식을 전환시킬 수 있는 연대를 꾸리기 시작한 것. 지난해부터 대성동과 신리 주부들을 대상으로 전주여성의전화 활동가가 일주일에 한번씩 방문해 소통의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전업주부의 삶 자체도 긍정하고, 경제활동을 갖도록 독려하며, 자신의 삶을 일굴 수 있도록 내면의 힘을 키워주는 일이다.

 

박숙희 지역운동 담당자(40)는 "기죽은 여성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가정에서나 사회에서 자신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라며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다 할지라도, 여성들의 인권을 회복시키는 일에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화정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안성덕 시인의 ‘풍경’] 모래톱이 자라는 달

전북현대[CHAMP10N DAY] ④미리보는 전북현대 클럽 뮤지엄

사건·사고경찰, ‘전 주지 횡령 의혹’ 금산사 압수수색

정치일반‘이춘석 빈 자리’ 민주당 익산갑 위원장 누가 될까

경제일반"전북 농수축산물 다 모였다"… 도농 상생 한마당 '신토불이 대잔치' 개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