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제가 어려워 검찰권을 어떻게 행사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고심하고 있습니다. 지역 실정에 맞게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해 가겠습니다. 특히 생계형범죄의 경우 구형을 낮게 하거나 처벌을 유예하는 방안도 강구하겠습니다"
19일 전주지검 제53대 검사장으로 취임한 민유태(53) 신임 전주지검장은 어려운 경제 상황인 만큼 생계형범죄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정부패, 민생침해범죄, 선거범죄 등 법질서를 부정하거나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처벌, 법이 살아있음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고향이 경기도 김포이고, 전북 근무가 처음이지만 학창시절 전주를 다녀간 기억이 있다는 민 검사장은 "전통과 문화의 고장 전북을 관할하는 검사장으로 부임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도민들에게 인사했다.
전주지방검찰청 발령을 받고 전주 한옥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는 민 검사장은 "주위에서 전주음식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값싸고 맛있는 곳을 소개해 달라"며 소탈한 품성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전라북도와는 어떤 인연이 있고, 어떤 인상을 갖고 있습니까?
△학창시절인 1971년 친구따라 전주 팔복동에서 한달 가량 살았던 적이 있다. 논과 밭, 저수지가 있는 곳이었는데 느낌이 아주 좋았다. 전주는 전통예절과 문화가 강조되는 곳으로 알고 있으며, 전라북도에 근무하는 동안 전주, 전북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 싶다.
-법질서 바로세우기가 기본 책무인데, 어떤 복안을 갖고 있습니까?
△항상 원칙과 정도를 지키면서 순리에 따라 검찰권을 행사하겠다. 옛 말에 물이 아무리 급하고 거세게 흘러도 물위에 비친 달을 흘려보낼 수는 없다(水急不流月)고 했다. 무리하게 수사하기 보다는 긴 호흡으로 한 단계씩 치밀하게 수사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겠다.
-생계형범죄에 대해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사실 어려운 문제다. 대검에서도 구체적으로 정한 것은 없다. 다만 살기위해 어쩔 수 없이 저지른 범죄라면, 사안을 놓고 지역실정에 맞게 살펴보고 판단할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최근의 어려운 상황을 악용해 서민들을 괴롭히는 불법사금융, 청부폭력 등 민생침해범죄에 대해서는 더욱 엄하게 다스릴 것이다.
-선거법위반으로 국회의원 당선이 무효된 전주 2개 선거구에서 오는 4월29일 재선거가 예정돼 있습니다. 선거사범 대책은?
△불법선거를 뿌리 뽑겠다는 것이 검찰의 의지이며, 법원에서도 불법선거사범에 대해서는 엄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명선거 풍토를 정착시키기 위해 돈선거, 흑색비방선거 행위를 근절해 나가겠다.
-언론관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2005년 대검 수사기획관으로 일하면서 언론과 자주 접했다. 기본적으로 언론이 필요하고, 좋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갈수록 명예훼손, 피의사실공표, 초상권 등을 크게 신경써야 하는 분위기다. 검찰도 수사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주고 싶지만 어려운 문제이다. 다만 사안에 따라 적절하게 브리핑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검찰을 강조했는데, 지역사회에 어떻게 다가갈 생각입니까?
△범죄예방협의회, 범죄피해자지원센터 등은 검찰을 지원하는 주요 양대기관이다. 대화와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를 이해하고 또 접근해 가겠다. 교도소, 소년원, 출입국관리사무소, 특별사법경찰관리 등 모든 검찰 유관기관과도 힘을 합해 가겠다. 로스쿨이 시행됐기 때문에 관내 법과대학과의 형사실무연구회도 더욱 발전시켜야 할 부분이다.
취임식장에서 직원들에게 변화와 지역사회 봉사를 강조했다. 검찰도 변화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10년 후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 사회봉사를 통해 검찰직원과 주민들이 소통하고 돕는 풍토를 만들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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