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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 영화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②전주영화제 탄생과 성장 - (1)전주영화제 탄생

지역 영화·영상분야에서 직간접적으로 활동해 온 저자들이 공동집필한 「전북영화사」(2007)에 따르면, 영화제란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상영되고 유·무명의 감독과 배우들이 초빙된 가운데 심포지움에서 필름마켓까지 각종 이벤트가 개최되는, 영화에 관한 영화인들에 의한 영화마니아들을 위한 축제다.

 

'필름 페스티벌(film festival)'로, '영화상 시상식(award ceremony)'이나 '쇼케이스(showcase)'와는 다르다. 영화산업의 협조 하에 이루어지되 마켓처럼 상업성을 목표로 삼는 것은 아니며, 경우에 따라서는 시상제도를 실시하지만 그 자체가 목표는 아니다. 축제로서 영화제를 정의하자면 영화인, 관객, 영화가 한자리에서 만나 한시적으로 만들어내는 영화 해방구와 같은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중·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영화제가 개최되기 시작했다. 2000년대에는 '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치단체들을 포함, 여러 단체들이 영화제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해 왔다.

 

전주영화제는 2000년 제1회 영화제가 개최됐는데, 부산과 부천에 이어 한국에서는 세번째로 만들어진 국제영화제였다.

 

전주시는 1994년부터 꾸준히 영상·문화산업에 대한 정책들을 추진해 왔지만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1997년 영상산업연구센터를 설립하고, 같은 해 '영상예술과 첨단기술과의 만남'을 주제로 '전주영상축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전주영화제에 대한 관심은 1998년 8월 대종상영화제 전주유치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면서부터 비롯됐다. 이후 1998년 11월 연극영화과를 두고 있는 우석대학교가 1955년 전주에서 제작돼 흥행에 성공한 영화 <피아골> 의 이름을 딴 '피아골영화제'를 제안하면서 영화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우석대학교는 1950∼60년대 전주와 전북이 한국영화 생산에 있어 중요한 기지였음을 강조하며, '피아골영화제'를 통해 전북지역의 영화사를 복원하자고 주장했다.

 

1999년 2월 전주시는 전주영화제 개최명분을 확인하고 방향과 성격 설정을 위한 '전주영화제 방향설정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했으며, 동시에 전북일보는 1999년 한 해 동안 '전주, 21세기 한국영화의 푸른꿈'을 연재하며 전북영화사를 정리하고 영화제 개최에 대한 긍정적 여론을 형성했다.

 

마침 전주시가 '제4차 국토종합개발계획'(2000∼2020)에 의해 '문화영상특성화도시'로 지정된 것도 호기로 작용됐다. 전주시는 국내외 다른 영화제와 차별성을 갖고 추진한다면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고, 2000년 제1회 영화제 개최를 확정지었다.

 

전주가 국제영화제를 시작하면서 가장 어려운 일은 시민들을 설득하는 일이었다. 우선 시민들에게 영화제의 개념을 심어줄 필요가 있었다. 또한 전주에서 영화제가 가능한 역사적 배경을 이해시켜야 했다. 부산이나 부천 등 다른 자치단체에서 이미 국제영화제를 열고 있는 상황에서 전시행정이 아니냐는 비판까지 감내해야 했다.

 

전주가 후발주자로 영화제를 시작하면서 잡은 컨셉은 '디지털' '대안' '독립'. 당시 전주에서는 매우 낯선 개념들이었다. 영화인들은 이것이 바로 '좋은 영화'라고 했지만,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것에 익숙한 전주 관객들에게는 그저 '어렵고 난해한' 것일 뿐이었다.

 

'좋은 영화를 알아봐 주는 눈이 있을 때 비로소 좋은 영화가 만들어지고 상영될 수 있다'. 어찌보면 당연한 명제지만, 가장 실천되기 어려운 말이기도 하다. '좋은'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시대마다 사람마다 각기 다르며, 또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쉽지 않아 결국 다수의 의견에 타협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올해 10년을 맞는 전주영화제도 부침의 세월을 지나왔다. 초창기에는 '좋은 영화'를 두고 정체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많은 혼란을 겪었지만, 적정한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정체성은 꿋꿋하게 지켜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된 것이다.

 

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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