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와 함께하는 아동미술 사생대회' 성황
"경기전은 내 야외 화실이었어. 그 곳에서 그린 작품을 국전에 출품해 특선도 했지."
60~70년대 짧은 머리에 검정교복을 입은 학생들과 청년 화가의 사생의 장소였던 경기전. 원로 서양화가 하반영 선생은 경기전을 젊은 미술가들의 열정의 장소로 기억했다.
지난 14일 오후 1시 경기전에서는 매서운 꽃샘추위에도 불구하고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200여명이 참가한 '화가와 함께하는 아동미술 사생대회'가 열렸다.
전북미술협회와 시대미술문화연구회가 공동주최하고 '미술인과 경기전 운영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대회는 60~70년 화가 양성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경기전의 추억을 되새기는 자리였다. 올해 처음 마련된 행사에 이승백 박종남 김한창 등 원로화가를 비롯해 김선태 김수귀 조헌(서양화) 송익규 신희섭(한국화) 엄혁용 성철진씨(조소) 등 전북지역 작가 45명도 동참했다.
추운 날씨에 중앙초등학교 강당으로 옮겨 사생대회가 진행됐지만, 경기전 현장에서 그림을 그리는 학생들도 많았다. 4B연필, 크레용, 물감, 이젤 등 온갖 미술 도구들을 가득 담은 가방을 들고 경기전에서 추위를 견디며 스케치를 하던 김소혜양(13·전주 중산초 6)과 친구들은 "직접 보면서 꼼꼼히 그리고 싶어 추워도 밖에서 그리기로 했다"며 "언 손으로 그리느라 시간이 더 걸리는 것 같아 서두르고 있다"며 열정을 보였다.
경기전에 나들이 겸 나온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대회에 참가한 초등학교 2학년 딸을 응원차 나왔다는 장해숙씨(39·전주시 송천동)는 "화가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 궂은 날씨에도 참가했다"고 했다. 대회에 참가한 고화연양(13·전주 인후초 6)은 "5년 동안 많은 대회에 참가했는데 화가 선생님들과 함께 한 것은 처음이라 즐겁다"고 말했다.
홍선기 대회장(시대미술협회장)은 "'미술인과 경기전'이란 특별전람회를 준비하면서 전시만 하는 것 보다 전북 미술의 새싹들이 꿈을 펼칠 기회를 주고자 사생대회를 기획했다"며 "앞으로는 한옥마을 전체를 대상으로 매년 정기적으로 대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사결과는 16일 전북미술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되며, 수상작은 20일부터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는 '미술인과 경기전' 특별기획 전람회에 기성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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