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화제·이슈 영화 경쟁공모 통해 작품 선정
전주국제영화제는 개막을 한 달 정도 앞두고 상영작 발표회를 갖는다. 그 때까지 대부분의 상영작이 공개되지 않으며, 특히 개막작과 폐막작은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진다.
영화제 상영작은 회고전이나 특별전 등에 상영되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다. 전주영화제는 국제경쟁, 한국장편경쟁, 한국단편경쟁 등 경쟁부분에서 공모를 실시하는데, 보통의 경우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 숫자가 그 영화제의 권위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나머지 상영작들은 프로그래머가 기획을 해서 직접 가져오거나 현지에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를 두기도 한다. 어떤 감독이나 제작자들은 영화제로 작품을 보내오기도 한다.
영화 제목을 한국어로 옮기는 일 또한 쉽지 않다. 상영작 제목은 프로그램팀의 섹션 담당자가 1차적으로 바꾸는데, 원어를 직역하거나 발음 나는 대로 그대로 사용하기도 한다. 제목에 여러가지 의미가 담겨있을 경우에는 그 영화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상징적 단어를 제목으로 내세운다. 제목 역시 프로그래머가 최종 결정한다.
9회까지 전주영화제에서 상영된 작품 수는 모두 1858편. 올해 상영되는 200편을 더하면 10회까지 총 2058편이 전주영화제를 통해 세계와 만났다. 주류 보다 비주류, 상업 보다 독립영화를 주목하며 전주영화제에서 화제가 됐거나 세계적인 이슈가 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작품들, 전주영화제를 더욱 빛나게 했던 작품들…. 전주영화제와 전주영화제의 팬들이라면 꼭 기억해야 할 작품들을 정리해 본다.
▲ 영화제의 얼굴 개·폐막작
개막작과 폐막작은 영화제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다. 감독 입장에서도 자신의 작품이 한 영화제의 개·폐막작에 선정된다는 것은 작품성에 대한 인정은 물론, 그만큼 영화 관계자들이나 언론에게 주목받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주영화제 역시 해마다 개막작과 폐막작이 화제가 돼왔다.
유운성 전주영화제 프로그래머는 "개막작은 이래야 한다, 폐막작은 이래야 한다는 기준은 없다"며 "그 해 영화제의 성격을 대표할 수 있는 작품으로 전체적인 프로그램을 보고 선택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개·폐막작은 어느 정도 프로그래밍이 마무리된 다음에 선정하기 때문에 다른 상영작보다 늦게 확정되는 편이다.
올해 개막작인 <숏!숏!숏! 2009> 는 전주영화제가 2007년부터 제작·진행해 온 한국 단편영화 제작지원 프로젝트다. 한국영화 안에서 주목받고 있는 10명의 감독들이 '10인 10색'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영화제 10회와 의미가 맞을 것 같아 개막작으로 확정됐다. 유프로그래머는 "우리 영화제가 제작·지원하는 또다른 프로그램 <디지털 3인3색> 도 2005년 6회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보인 뒤 국내외적으로 더 알려지는 효과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숏!숏!숏!>
폐막작은 영화제의 성격에서 크게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관객들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들로 선정한다. 올 폐막작 <마찬> 도 코미디로, 상업적 개봉도 염두에 두고 만든 영화로 알려졌다. 마찬>
1회 개막작은 홍상수 감독의 <오! 수정> , 폐막작은 일본 스와 노부히로 감독의 <마 더> 였다. 마> 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강원도의 힘> 에 이어 홍상수 감독의 세번째 작품이었던 <오! 수정> 은 문화적 다양성과 도전의식을 표방한 전주영화제의 성격에 걸맞는 작품이라고 판단, 영화제 측에선 <오! 수정> 에 대해 출품작 마감시한을 연기해 주기도 했다. 오!> 오!> 강원도의> 돼지가>
폐막작 <마 더> 는 전주영화제 최고의 영예인 우석상을 수상했다. 전주영화제는 3회까지 우석상 수상작을 폐막작으로 했다. 마>
2회 개·폐막작은
<와이키키 브라더스>
(감독 임순례)와
<이것은 나의 달>
(감독 아소카 한다가마), 3회 개·폐막작은
전주영화제 개·폐막작 중 선정 단계에서부터 논란이 됐던 작품은 6회 폐막작 <남극일기> 였다. 총 제작비 82억원이 투입되고 송강호 유지태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하는 대작으로 관심을 모았던 <남극일기> 는 당초 개막작으로 상영될 예정이었으나 후반작업이 늦어져 폐막작으로 변경됐다. 남극일기> 남극일기>
상업영화의 냄새가 짙게 풍기는 작품이란 점에서 전주영화제의 선택에 모두가 의아해 했고, 상영 후 반응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유프로그래머는 "단편으로 이미 인정을 받고있던 임필성 감독의 장편이란 점에서 큰 영화임에도 한 번 해보자는 판단을 내렸었다"며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우리 생각보다 훨씬 규모가 컸고 아주 큰 영화는 역시 전주영화제와 색깔이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 겸연쩍어했다.
8회 개막작으로 전라북도 저예산독립영화 제작지원작이었던 <오프로드> 는 전주에서 처음으로 기획·촬영·후반작업까지 마친 '전주표영화'란 점에서 의미가 컸다. 오프로드>
개·폐막식 후 상영되는 개·폐막작은 항상 매진이었다. 관객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작품은 오히려 폐막작. 특히 5회 폐막작이었던 스페인 영화 <노벰버> 는 예술이 갖는 축제성과 즐거움을 보여주며, 개막작이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감동과 여운을 남겼다. 노벰버>
전주영화제 개·폐막작은 영화제가 아니었다면 국내에서는 관심을 얻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산 규모, 감독, 출연배우 등에 있어서 큰 영화들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작지만 독립적이고 실험적인 영화들을 지지했던 전주영화제의 분명한 정체성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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