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숨·날숨' 하다보면 마음이 평안…명상 통해 깊숙한 내면여행
전주한옥마을 내에 위치한 어울림 문화공간. 주말엔 소담한 교회 예배당으로, 평일엔 종교의 장벽을 허물고 누구나 쉬었다 갈 수 있는 문화공간이다.
문에 들어서니 배정희씨(56)는 지인들과 함께 클래식 음악을 즐기고 있었다. 대학 시절 한국기독학생회(KSCF)를 함께 활동했던 이들이었다. 쌩긋 웃으며 그는 인도의 다르질링 차를 권했다. 차주전자 물이 끓기까지 별다른 말은 오가지 않았다.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침묵이 순간의 어색함을 메웠다.
그가 먼저 운을 뗐다. "요가는 24년 전 한일여자신학교, 현재로 말하면 한일장신대 다닐 때 학생운동하면서 처음 접했습니다. 학생들이 요가를 하면서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게 됐거든요. 그때까지만 해도 요가가 제 인생의 커다란 축이 될 것이라고 예상 못했습니다."
졸업 후 그는 여성 탁아운동에 눈을 돌렸다. 밤낮으로 들녘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육아를 돕기 위해 농촌 목회의 길로 들어선 것. 밤만 되면 손발이 저려 고통을 호소하는 여성들을 보면서 요가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 역시 자신의 몸에 무심했다. 목회자로 바쁘게 지내다 보니, 그에게 남은 것은 쇠약해진 몸과 피폐해진 마음이었다. 사고로 손가락 하나까지 잃게 되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됐고 그때부터 요가 전도사의 길을 걷게 됐다.
요가의 핵심은 몸과 마음 너머의 영혼의 다독임에 있다. 들숨과 날숨을 통해 스스로 몸을 느끼도록 하고, 명상을 통한 깊숙한 내면여행을 통해 평안한 내면의 안식을 찾는다는 것. '영혼이 담긴 스트레칭'이라는 인도 요가를 직접 배워와 요가의 불모지였던 국내에 요가 대중화에 한 몫 했다.
"우리나라 요가는 현재 에어로빅화 돼 있습니다. 몸 만들기에만 집중해 몸과 마음의 느린 소통을 지향하는 요가의 참뜻과는 멀어져 있어요. 명상에서 시작해 자신에 머물러 몸을 느끼는 자세까지 연결시키려면, 오랜 시간이 요구됩니다. '빨리빨리'를 외치는 문화에서는 이런 요가가 지루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죠."
어린 시절부터 요가를 통해 몸과 영혼이 바르게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어린이 요가」(1993), 「자연과 함께 하는 어린이 요가」(2000)도 썼고, 인도에서 만난 눈을 위한 자연치유법을 소개한 「눈을 위한 Eye Care 요가」(2007)도 번역했다.
지난해 그는 자신을 위한 안식련을 가졌다. 여행도 다녔고, 한지 공예도 배웠다. 스스로 과도한 주문을 해왔던 자신을 위한 달콤한 휴가를 가졌던 것. 착지할 곳을 찾아 흔들리던 시절 40대 후반, 남편인 최갑표 목사와의 만남으로 더 큰 평안과 행복을 얻었노라고 이야기했다.
"저는 사람들에게 고통 없는 사랑과 안식은 없더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깊게, 더 넓게 겪을수록 더 자유로워질 수 있거든요. 다른 무엇에도 매이지 말고, 타인이 기억하는 나로부터 자유로워지세요. 요가를 제대로 배우면 마음의 평화가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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