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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힘 2050] 전통복식 전승공예인 박순자씨

옛 옷 복원하며 생활문화 전파…"선조들 지혜로움에 탄복"

바지단을 줄이는 데도 세탁소나 수선집으로 향하는 요즘 한 올, 한 올을 다투는 손바느질을 고집하는 전통복식 전승공예인이 있다. 한국무형문화재 기능보존회 전통복식 전승공예인 박순자씨(47·한복의 미 대표)는 우리 옷에 대한 지극한 마음을 가진 제대로 된 '바느질쟁이'다.

 

현재 남편의 권유로 익산여성회관 한복수강 야간반에 등록해 배운 것이 계기가 됐다. 비과학적이고 비경제적이고 비활동적이라고 여겼던 우리 옷이 바느질이나 마름에 과학적인 지혜가 배어있음을 깨닫고, 우리 옷의 매력에 빠지게 된 것이 벌써 27년 째. 2001년 단국대 평생교육원 전통복식과정을 통해 매주 서울과 전주를 오가며 5년간 공을 들였다. 시대에 따라 다른 옷의 크기와 생김새를 현대적으로 복원해내면서 조상의 슬기와 지혜, 솜씨를 익혔다. 그 사이 덕온공주 당의, 성주 이씨의 액 주름포, 정경부인 은진 송씨 당의 등 각종 공예대전에서 수차례 수상하면서 전통문화를 지키고 일깨우는 파수꾼이 되었다. 2004년엔 굴건제복(상중에 있는 상주가 입는 옷)으로 '온고을전통공예전국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빛바랜 유물들을 접하면 아름다운 균형감, 섬세함과 세련됨에 감탄합니다. 그 안에 담긴 옛 여인들의 지극한 마음들이 전해져 와 경이로움에 몸을 떨곤 하죠. 한 올 한 올 정성을 들이던 옛 여인들처럼 우리 옷을 바로 알고 올바르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현재 박씨는 원광디지털대학 한국복식과학재단 전임교수로 묘에서 출토된 복식, 수의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다. 그는 옷은 그 나라의 문화를 보여주는 척도이며 복식의 차림새와 갖춤새는 그 사회의 문화수준을 가늠케 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한다. 전통문화가 너무 빠른 속도로 사라져 가면서 우리 것을 소홀히 하는 현실속에서 자신이 터득하고 익힌 기량들을 제자들에게 전수할 수 있어 다행스럽다고 했다.

 

'바느질쟁이'는 팔자가 드세다며 반대했던 친정 어머니도 이제는 전승공예인이 된 딸을 흐뭇해하신다. 색이 고운 비단으로 친정어머니 수의도 만들어 드렸다. 항상 바쁘게 지내는 자신에게 남편과 아이들의 배려가 큰 힘이 됐다며 가족에게 공을 돌린다.

 

70~80대 할머니 세대만 해도 여아들이 예닐곱 살 쯤 되면 '여자됨'의 첫 수행과정으로 배우는 것이 바느질이었다. "손바느질을 하다보면 심성이 곱고 맑아진다"며 "자라나는 아이들의 정서함양을 위해서 전통 손바느질을 가르치는 일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이금주 여성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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