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없어 범행 장기화…"도주 우려" 설명
원룸촌 일대에서 수 십명의 여성이 8년여 동안 한 남자에게 유린당하는 사이 전북경찰이 비공개 수사를 고수해 피해자를 늘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자신이 사는 지역 주변에서 계속돼 온 범행을 몰랐던 여성들이 연쇄 성폭행 범죄에 노출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 1998년 8월 군복무중 휴가를 나와 첫 범행을 저지른 김씨는 2001년 교도소에서 출소한 이후 지리를 잘 아는 아중리와 우아동에서 범행을 시작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주로 새벽 시간대에 가스 배관을 타고 원룸에 침입해 여성들을 성폭행했다. 2001년 8월께 첫 피해자가 발생한 뒤 올해 6월까지 같은 수법으로 인한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김씨는 지문을 남기지 않기 위해 장갑을 착용한데다 흉기를 범죄 현장에서 찾아 사용하면서 경찰의 수사가 장기화 됐다. 김씨는 지난 2006년께는 전주 아중리 소재 A찜질방 여직원 숙소에서 범행에 실패하자 알몸으로 달아나기도 했다.
지난해 전주 아중리일대 원룸촌에서 성폭행 사건이 잇따르면서 또다른 성폭행 피해자를 막기위해 공개수사로 전환해 시민들의 제보 등으로 사건을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본보 2007년 1월16일자 8면 보도)는 의견이 제시됐지만 경찰은 귀 기울이지 않았다.
피해 여성들의 진술을 통해 몽타주를 작성했지만 잠복 수사를 고수하는 사이 김씨의 범행은 계속됐다.
김씨가 구속된 24일 아중리 소재 원룸촌 일대에 거주하는 주민 대다수는 '아중리 발바리'사건을 모르고 있었고, 범행의 침입경로가 된 원룸촌 일대 가스배관도 안전장치 없이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주민 이모씨(35)는 "범행 일대가 유흥업소에서 일하며 혼자사는 여성들이 많은 지역인데 경찰의 수사 진행상황을 알 수 없었다"며 "특정 지역 일대에서 8년간 성폭행 범행이 지속될 수 있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폭넓은 수사를 통해 용의자를 압축해 가고 있었다"며 "용의자가 도주할 우려가 있고 자칫 피해자 신원이 드러날 수 있어 공개수사를 하지 않았을 뿐이며, 피해가 일어난 지역에선 탐문수사를 병행하며 주민들에게 조심할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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