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평화 노래하는 전주 명물 될래요"…소외된 이웃 찾아 음악 선물
"해마다 12월이 되면 일본 전역에서 모인 '1만명의 합창단'이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을 노래합니다. 어부, 공장 노동자, 시장 상인, 회사원, 주부 등 모두 아마추어들이에요. 이렇게 만들어진'평화의 합창단'은 오사카의 명물이 되었습니다. 전주YWCA합창단 역시 그런 평화의 합창단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됐죠."
전주YWCA합창단의 단장 김영희씨는 "전주YWCA합창단은 전주YWCA의 살아있는 교과서"라고 말했다. 합창을 통한 사역을 실천하기 위한 지난 40년은 회원들은 희생정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지도 모를 일. 여의치 않았던 연습 장소, 지휘자의 섭외로 공백기도 거치긴 했지만, 합창단 만큼은 전주 YWCA 역사의 자존심으로 지켜져왔다.
"전주 YWCA가 경원동에 세를 얻어 살 때부터 합창단이 꾸려졌어요. 지금이야 버젓한 연습실이 있지만 당시엔 언감생심 꿈도 못 꿨죠. 매년 열었던 합창단 공연이 IMF 이후 격년제로 바뀌긴 했지만, 20여년 넘게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는 건 저희들의 자부심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성합창단이 흔해졌다고 해도 말이죠."
35명 남짓한 회원들이 매주 수요일 연습시간만 되면 30명 안팎으로 모인다. 높은 출석률의 비결은 지휘자를 통한 오디션으로 파트 분류를 명확히 했기 때문.
10여년 넘게 한 베테랑 피아노 반주자 임유미씨는 "대개 주부들이다 보니까 가정에 일이 생기면 못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전주YWCA합창단 회원들의 경우 파트별로 주어진 게 분명하기 때문에 책임감이 강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열심히 갈고 닦은 실력으로 이들은 엠마오사랑병원, 신세계병원 등으로 봄 가을 나들이에 나선다. 흔한 위문 공연일 거라는 생각은 접어두시라. 병실에 누워만 있는 어르신들을 끌어내기 위한 가장 좋은 도구로 입소문이 난 상태.
기독교 신앙에 바탕을 두다 보니, 아무래도 18번 곡은 '사랑의 주예수' '물가로 나오라'등 성가가 많다. 지휘는 작곡가 지성호씨, 성악가 우인택씨 등을 거쳐 현재 이우진 전북대 외래교수가 맡고 있는 상태.
회원 가입은 수시로 이뤄지지만, 한꺼번에 많은 수를 뽑진 않는다. 나이는 50세, 재입단의 경우 55세로 제한을 뒀다. 나이 든 회원들이 많아지면 호흡이 짧아지고, 목소리 힘이 없어져 제한을 두게 된 것.
이들의 계획은 교인들이 많지 않은 개척 교회에 성가대를 대신해 노래를 선물하는 일이다.
김 단장은 "2004년 필리핀에서 필리핀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공연을 통해 국제무대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은 만큼 앞으로 전북을 대표하는 평화의 합창단으로 거듭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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