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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타트, 전북스타트] 경남 산청의 재생에너지 마을모습

'자연' 에너지 생산 불 켜고 밥 짓고…'민들레 공동체' 대안기술센터·학교·공방 운영

경남 산청군 신안면 갈전리에 꾸려진 '민들레공동체'에서는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해 생산한 전력을 사용한다.(왼쪽) 또, 자전거 페달을 굴려 직접 전력을 생산한다. (desk@jjan.kr)

에너지가 사라진 세상, 그곳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당연히 버스나 자동차도 다니지 않을 것이고 다리미나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도 없을 것이다.

 

에너지와 함께 숨쉬는 현대인의 삶에서 벗어나 자연으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살아갈까?

 

공동주택 지붕 위 풍력발전기와 마당에 설치한 태양열 오븐. (desk@jjan.kr)

 

이곳, '민들레 공동체'를 보면 없는 에너지를 자연으로부터 얻어내 꾸리는 삶도 그리 나쁜 상상은 아닌 것 같다.

 

▲ 민들레공동체는

 

경남 산청군 신안면 갈전리에 꾸려진 '민들레공동체'는 대안기술센터, 민들레학교, 공방(아트센터)를 이끌고 있다.

 

1997년 산청에 둥지를 틀고 20여 명의 식구들이 함께 생활하는 이 공동체는 소박한 농촌에서의 삶을 동경하는 크리스천들이 모여 만들었다.

 

지속적인 교육과 연구를 통해 대안에너지로 자립할 수 있는 삶을 모색하는 대안기술센터는 태양, 바람, 분뇨 등의 자연 자원을 이용해 전기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을 비롯해 다양한 대체에너지를 개발하고 있다. 마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풍력발전기·태양광발전기·자전거발전기·위성안테나로 만든 태양열조리기 등도 직접 개발한 것. 천연자원과 고갈되어 가는 화석 에너지를 대신할 수 있는 각종 대체에너지를 알리기 위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교육과 캠프도 진행하고 있다.

 

중등 수준의 대안학교로 마련된 민들레학교는 10여 명의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인성교육을 비롯해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 공동체로 살아가면서 잊지 말고 품어야 할 감성 등을 가르치는데 집중한다. 이 마을에서는 방문객들도 참여하고 아이들도 함께 할 수 있는 체험들, 리더십훈련, 독서훈련, 동아리 활동도 있다. 누구나 체험할 수 있는 공방인 아트센터도 마련돼 있다.

 

▲ 대안기술이란?

 

환경문제에 대한 대책으로 주목받는 '대안기술'은 한정된 자원을 바탕으로 지구의 수명마저 위기에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등장했다. 즉, 인류의 삶을 자연으로 옮겨 지속 가능한 삶을 추구하도록 돕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석유나 석탄을 사용하기 전, 자연과 더불어 살던 인류는 농업이나 목축으로 수천 년의 삶을 살아왔다. 그러나 석탄과 석유를 이용하면서 인류의 삶은 이 화석 연료를 기준으로 만들어졌고 그 결과 끝이 보이는 위기의 순간에 맞닥뜨리게 됐다.

 

더욱이 많은 연구자들이 화석연료가 오는 2040년이면 고갈될 위기에 처하며 2125년이면 단 한 방울도 남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대안 기술의 필요성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 민들레공동체의 에너지 자립

 

마을의 공동주택마다 지붕에는 풍력발전기가 놓여 있고, 벽에는 태양열 전지판이 설치돼 있다. 또 마당에는 널찍하게 태양열 조리기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대안기술센터와 공방의 구조다. 볏짚단을 쌓고 외벽을 황토로 발라 세워 두께가 무려 50cm에 달할 만큼 두텁게 만들었다. 단열을 위해 만든 '볏짚 주택(스트로베일하우스·strawbale house)'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재생에너지 장치들도 모두 마을에서 만들어냈다. 직접 생산하는 대체에너지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셈. 전력을 만들기 위해 자전거도 돌리고 풍력,태양열 발전기를 모두 돌려 24V 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270℃까지 올리며 밥도 해 먹을 수 있다는 태양열 조리기는 은근한 열을 내는 특성으로 느긋하게 자연을 즐기는 '인내(?)'를 기르는 역할도 하고 있었다.

 

▲ 대안기술센터 속 대안기술 운동

 

대안기술센터는 지난 2005년부터 바이오디젤 기술을 보급하면서 자신이 쓸 에너지는 자신이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점차 석유 의존도를 줄이면서 환경을 지키자는 것.

 

센터는 가장 먼저 '바이오디젤' 보급 운동에 나섰다.

 

주로 버려지는 폐식용유(식물성 기름이나 동물성 기름)를 화학적으로 변환해 디젤자동차의 연료나 보일러의 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대체에너지 '바이오디젤'을 활용함으로써 수질 오염도 줄이고 경유를 대체할 에너지원이 된다. 무엇보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을 경유에 비해 75%까지 줄일 수 있고 황화합물 배출도 근원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민들레공동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볏짚 주택'이다. 대안기술센터와 민들레학교를 비롯해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으로 '볏짚 주택'을 홍보하고 나설 예정이다.

 

'볏짚 주택'은 직육면체 모양의 볏짚을 벽돌 대신 쌓아 집을 짓기 시작한 것이 시초다. 1800년 대 미국에서 시작된 이 건축 방식은 간단하고 저렴한 장점이 있다. 또 건축 자재를 만드는 데 쓰이는 에너지와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데다, 단열성이 뛰어난 볏짚의 특성으로 난방비와 냉방비도 줄일 수 있다.

 

'볏짚 주택'은 기존 건축에 비해 절반에 불과한 이산화탄소 배출로 환경을 지키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자재 자체가 가공 없이 사용돼 버려지는 자원을 활용할 수 있으며, 오랜 시간이 흘러 재건축할 때도 볏짚을 다시 활용하거나 퇴비로 이용할 수 있어 오염의 우려도 없다.

 

아울러 민들레 공동체는 태양열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여름의 강렬한 햇빛과 겨울의 차가운 햇빛까지 모두 모아 태양열 에너지로 쓴다. 우리나라 전체에서 사용할 경우 연평균 116억 톤에 달하는 석유를 절약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활용한 것이 바로 '태양열 오븐'. 온실효과를 극대화하는 원리로 밀도가 낮은 빛을 모아 요리도 하고 밥도 할 수 있다.

 

'태양열 오븐'을 활용하면 밥을 짓기 위해 하루 담배 5~10갑에 달하는 연기를 마시는 주부들의 호흡기 질환을 예방할 수 있고, 땔감을 모으기 위해 평균 7시간 이상씩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

 

전 국민 하루 한 끼 태양열 오븐 사용하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이 센터는 매달 태양에너지 캠프를 열고 태양열 오븐 만들기 교육도 진행해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 우리나라의 대안 기술 현황

 

2002년 이후 교토 기후협약이나 석유 고갈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는 아직까지 대안기술로 보급된 사례는 없다.

 

대부분의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술의 일부는 첨단 기술에 속하지만 대안기술과 많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부차원의 지원이나 관심이 부족한 점은 대안기술 보급이 어려운 점으로 꼽힌다. 또 환경단체나 시민 단체를 중심으로 이런 재생 에너지의 소개와 사용이 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반응이며 아울러 유럽의 많은 국가들처럼 대안 기술 사용이 활성화 될 날이 머지 않은 것으로 기대된다.

 

이 센터를 운영하는 이동근 소장은 "신재생에너지를 외치는 사람들도,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지만 정작 몸소 실천하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어려운 점이 안타깝다"며 "자연을 지키고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에너지 자립이 바로 더불어 사는 삶이며 환경을 보호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백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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