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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 전북대병원 신종플루 진료실 하루 평균 400여명 찾아

끼니 빵·우유로 때워…의료진들 개인생활 뒷전 육체·정신적으로 힘들어

5일 전북대병원 신종플루 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환자를 돌보느라 분주하다. 이강민(lgm19740@jjan.kr)

"점심 먹을 시간도 없어요. 10분이라도 진료소가 비면 환자들의 민원이 쏟아지거든요."

 

5일 오전 10시 전북대병원 신종플루 진료실. 아이를 안고 온 부부, 어머니 손을 잡고 온 고등학생, 중년의 남성 등 30여명이 진료소를 가득 채운 가운데 의료진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성인 300여명, 아동 100여명 등 하루 평균 400여명의 환자가 찾고 이중 70% 이상이 검사를 받느라 의료진이 눈코 뜰 새 없다. 점심시간이라야 10여분, 병원 내 편의점에서 빵과 우유 등으로 때우기 일쑤다. 신종플루 환자 진료에 거의 총력전을 벌이다보니 의료진은 가정 등 개인생활은 뒷전이라고 푸념이다.

 

"시어머니가 몇 달 째 와병 중인데 며느리가 돼서 제대로 얼굴도 못 보고 있어요. 환자 돌보느라 애쓴다며 이해해 주시기는 하는데 간병을 도맡아 하는 남편이나 시어머니께 미안할 따름이죠."

 

전북대병원이 거점병원으로 지정된 지난 8월 이후 매일 아침 7시에 출근해 밤 10시가 넘어서야 퇴근한다는 박진희 간호사(41)의 푸념이다. 정신없는 생활이 지속되느라 박 간호사는 3개월 사이 6kg을 감량했다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병동에서 파견 나온 간호사들도 바쁘기는 마찬가지다. 병동에 근무하면 3~4일에 한번 쉬는 날이 돌아오는데 10일이 넘도록 하루도 쉬지 못하고 일하는 간호사들이 태반이다. 환자들이 짜증이라도 낼라치면 그렇지 않아도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마당에 울음이 터질 것 같다고 한 간호사는 하소연했다.

 

환자들을 직접 상대하면서 신종플루에 감염되는 의료진도 늘고 있다. 이런 의료진은 회복이 되고 나면 신종플루 진료소 전용 의료진(?)이 된다. 면역력이 생겨 다시는 신종플루에 감염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8월께 신종플루 확진판정을 받았던 의사 최모씨(28)가 이런 경우다.

 

각 진료과별로 신종플루 진료소 당직이 교대로 배정되는데 최씨는 자신이 일하는 과에 당직이 돌아올 때면 어김없이 진료소에 나와 근무를 한다. 한 의료진은 최씨 뿐 아니라 신종플루에 걸린 의사, 간호사들은 어김없이 전용 의료진이 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전북대병원 신종플루 진료소 관계자는 "한 때 신종플루에 걸려 아동이 숨졌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아이들을 데려오는 부모가 급증하더니, 최근 40대 남성이 숨졌다는 보도가 나가자 진료소를 찾는 중년 남성들이 급증했다"며 "신종플루 환자 진료로 전쟁을 치르느라 몸이 녹초가 되고 있지만 간혹 '수고한다'고 말하는 환자들의 말을 들으면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임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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