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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아동 전집류, 무엇이 문제인가

국내 아동 전집류, 무엇이 문제인가

아동 전집류는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기 상품이나 전체 시장 규모나 실태는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사단법인 어린이도서연구회는 국내 아동 전집 시장의 현주소와 문제점을 살펴보는 '아동 전집 출판 현황과 쟁점' 심포지엄을 14일 오후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연다.

 

'한국 아동 전집의 출판 동향'을 주제로 발표하는 유정규 한솔교육 선임연구원은 미리 배포된 발제문에서 국내 아동전집류 연간 시장 규모를 1조원 정도로 추산했으나 '아동 전집의 구성 체계와 어린이의 독서'를 발제하는 어린이도서연구회의 박은경 정책국장과 오세란씨는 3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연간 5천억원 정도인 아동 단행본 시장의 2∼6배에 달하는 규모다.

 

발제자들은 아동 전집 출판에 개선해야 할 점을 상당수 꼽았다. 한 세트 안에 작품의 질의 편차가 크다는 점, 출판사에서 정한 대상 연령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점, 좋은 독서습관을 기르기보다 영역과 분야를 학교 공부나 대입과 연계해 선행 학습에만 집중한다는 점 등이다.

 

박은경ㆍ오세란씨는 각 출판사들이 전집 구성을 발달이론과 체계적으로 연계했다고 홍보하나 논거가 불충분하다고 말했다. 가령, 한 출판사는 0∼3세용 그림책이 공동체 의식을 길러준다고 홍보하는데, 이는 가족의 돌봄을 받는 나이에 부적합한 것이다.

 

이들은 "어린이가 스스로 책에 다가서는 자발적 지적 탐험이 아니라 영역별로 세분화된 채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다가가 수동적인 독서 습관을 가져올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전집 상품 살펴보기' 발제문에서 수입 번역물 위주의 창작동화 전집 6질 340권을 분석한 어린이도서연구회 여을환씨는 한 전집에 같은 작가의 책을 다수 포함해 다양성이 떨어지고 작품들간 질의 편차도 심하다고 지적했다.

 

여씨는 아동 전집 시장의 경쟁 과열로 졸속 제작의 의혹이 있을 정도로 질이 낮은 전집도 있다고 주장했으며, 외국에서는 그리 발달하지 않은 전집이 국내에서 관행처럼 제작되는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분석한 책 가운데 40%가 일본 책, 17.4%는 미국 책을 번역한 것이라고 소개하며 "독자의 연령이 어릴수록 외국 문화를 자각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옛이야기 그림책 전집 6질을 분석한 오호선 씨는 "수십 권을 기획해 일괄적으로 시한을 정해 글 작가에게 의뢰하는 생산 시스템에서 작가 중복이 심해 작품의 질을 높일 환경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씨는 또 "전집의 옛이야기에 학교 교육과 연계해 학습을 시키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옛이야기를 이야기 자체로 받아들이도록 하지 않는 실태를 안타까워했다.

 

수학동화 전집 4질 170여 종을 검토한 김영란 씨는 "170여 종 가운데 '대상 연령에 적합할 것, 개념 적용에 오류가 없을 것, 동화로 잘 구성할 것, 글 그림이 조화로울 것'의 기준을 충족한 책은 4∼5종"이라며 "거의 대부분 초등 교과를 선행 학습하기 위한 학습지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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