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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감영과 4대문복원] 도시문화 관점서 접근해야

②전라감영과 4대문 복원

오랫동안 방향을 잡지 못한 채 논란만 계속되고 있는 전라감영의 위치는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 4가 1번지 일대, 옛 전북도청 자리다. 전라감영터 전체규모는 5만3395㎡(약1만6150평). 현재로서는 옛 도청사 자리와 맞은 편 완산경찰서는 물론, 웨딩거리를 지나 객사까지라고 할 수 있다.

 

전라북도와 전주시는 지난 9월 전라감영 복원사업에 전주 4대문 복원사업을 더해 '전라감영 복원과 전주 4대문 복원사업 추진을 위한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최근 전주시가 정부에 요청한 '전라감영지 역사공간 조성사업비'(100억)와 '전주성 4대문 복원사업비'(28억원)가 내년도 국가예산 편성 과정에서 전혀 반영되지 않으면서 당장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전주시는 국비 지원 없이는 사업 추진이 불가능한 만큼 반드시 국비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전라감영 복원사업은 단순히 고건축의 복원에 그치지 않는다. 전라감영 활용문제가 전라감영의 역사성과 구도심 활성화라는 문제를 같이 풀어야 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 전라감영 복원 배경

 

전라감영 복원 문제는 1951년 전라감영의 정청이었던 선화당이 화재로 소실된 지 40여 년만인 1996년 처음으로 제기됐다.

 

전라감영을 복원하기로 하고 본격적으로 논의가 시작된 것은 2004년, 서부 신시가지로의 도청사 이전을 앞두고 부터였다. 그러나 어떻게 복원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합의를 끌어내지 못하고 2005년 도청사 이전 후 현재에 이르기까지도 그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라감영 복원은 도청사 이전으로 전라감영 복원의 필요성과 구도심 활성화의 필요성이 동시에 부각된 것으로, 전북과 전주로서는 조선시대 500년 동안 전라도와 제주도를 관할하고 근대화 과정에서 100여년 간 전북행정의 중심이었던 감영 복원을 통해 역사문화도시로서의 상징성을 부여할 수 있는 의미있는 사업이다. 또한 구도심 활성화를 유도하고 주변 한옥마을과 연계해 관광을 활성화시킨다는 보다 현실적인 기대도 포함돼 있다.

 

원도연 전북발전연구원 지역발전정책연구소장은 전라감영지가 전주의 전통성과 현대문화를 대표하는 '한옥마을-경기전-풍남문'과 '객사-영화의거리'의 중간에 위치해 있는 점을 주목, 전라감영의 공간적 의미를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원소장은 "전라감영을 감영 자체의 관점이 아니라 도시문화라는 관점에서 관찰하고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전라감영 복원에 대한 기존 연구

 

2004년 전문가와 공무원이 참여한 '전라감영 복원 추진 간담회'를 시작으로 전라감영 복원 의견을 수렴하는 간담회와 심포지엄, 토론회 등 크고 작은 자리들이 이어져 왔다. 일부 역사학자들을 중심으로 장기적인 시각으로 전라감영을 완전복원하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부분복원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이 과정에서 감영 복원과 함께 중요하게 대두된 것이 바로 옛 도청사 건물의 가치다. 옛 도청사 건물이 근대문화유산으로서 가치가 높은 만큼 철거가 아닌, 보존과 재건에 대한 별도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라감영 복원과 관련 학술용역도 추진됐다. 2004년 전북발전연구원의 '도청사 이전에 따른 구도심 활성화 방안'은 전라감영 복원의 기본방향을 장기적으로는 전주시가 진행 중인 전통문화중심도시 육성에 맞춰 전주의 역사적 전통성을 확립하는 방안과 단기적으로는 구도심 활성화라는 이중적인 측면을 고려하는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때까지만 해도 감영 대표 건물을 복원하는 1단계를 거쳐 도청사 주변 사유지를 대상으로 감영 건물을 복원하는 3단계까지 결과적으로는 부분복원에서 시작해 완전복원으로 나아가는 방식이었다.

 

2005년 10월부터 2007년 4월까지는 전라감영지 시굴 및 발굴조사가 이뤄졌다. 감영지 조사결과 통일신라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에 걸친 유구가 확인됐지만 감영의 주요 건물로 50년대까지 남아있던 선화당의 위치를 확인할 만한 결정적인 유구는 없었다. 전문가들은 도청 조성 당시 콘크리트 지하구조물로 인해 대부분 파괴되거나 교란됐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원광대 지역개발연구소가 진행한 '전라감영복원 기본계획 학술용역'(2006∼2007)은 도청 이전으로 감영 복원 및 장소 재활용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감영을 주변과 연계(객사-전라감영지-풍남문-전동성당-경기전-한옥마을)해 구도심 활성화를 유도하는 종합적 감영 복원 계획을 내놨다. '도심 속의 역사공원'을 컨셉으로 감영복원의 공간적 범위는 축소복원(1만6117㎡)과 완전복원(5만3395㎡)의 중간 형태인 절충안(2만9520㎡)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용역은 복원의 범위가 감사의 영역만으로 한정돼 전라감영이 가지는 군사 및 문화적 기능 등 역사성이 축소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2008년 6월에는 전주역사박물관과 전북대 전라문화연구소가 공동주최한 학술대회 '전라감영의 원형과 활용'이 개최됐다. 경상감영과 강원감영 등 감영이 있는 다른 지역에서 감영에 대한 연구서들을 발빠르게 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라감영은 역사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던 게 사실.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논고들은 「전라감영연구」로 묶여 감영 복원 사업에 있어 전라감영을 이해하는 기본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 추진위원회 결성

 

고고·고건축·도시계획·역사·향토사 등 학계 전문가 및 언론인, 주민대표 등으로 전라북도와 전주시가 함께 구성한 '전라감영 복원과 전주 4대문 복원사업 추진을 위한 통합추진위원회'는 그 의미가 크다.

 

전라감영 부지 소유권은 전라북도가 가지고 있으며, 복원 사업에 대해서는 전주시가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 무엇보다 전라감영 복원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공감대는 형성된 상태지만, 복원 범위나 규모 등 구체적인 로드맵에 있어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추진위의 역할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추진위는 전라감영 복원과 관련 쟁점사항에 대해 최종 합의점을 마련하게 되며, 전주 4대문 복원 문제의 시기와 규모, 사업비 등 기본방향을 설정하게 된다. 추진위원장은 채병선 전북대 교수. 이종민(전북대 교수) 이동희(전주역사박물관장) 이용완(전 도의원) 부위원장을 비롯해 홍승재(원광대 교수) 최완규(원광대 교수) 홍성덕(전주대 교수) 이재운(전주대 교수) 이양재(원광대 교수) 김재식(전북대 교수) 원도연(전북발전연구원 지역정책개발연구소장) 임동찬(시의원) 장성화(전북발전연구원 지역개발팀 연구위원) 남해경(전북대 교수) 윤덕향(전북대 교수) 조법종(우석대 교수) 송석기(군산대 교수) 김은정(전북일보 편집국장) 김명성(KBS전주방송 기자) 박영근(전주중앙로 상가연합회장) 이흥재(전주정보영상진흥원장) 송재복(사이버시정발전연구원) 안기현(전 KT지점장) 이재균씨(전 시의원)가 추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추진위는 전라감영과 4대문 복원 방안이 확정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며, 임기는 2년이다.

 

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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