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출소에 태양광발전소 갖춰…녹색치안 펼치는 내복전도사
"'나부터(Me First), 다함께 행동(Taking Action Together)'을 통해 지구 온난화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해 가는 데 적극 동참하고, 6000여 전북경찰이 언제 어디서든 도민 여러분의 든든한 희망울타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하얀 눈이 전국을 뒤덮었던 지난 21일 전북경찰청장실에서 만난 말끔한 제복 차림의 이동선 청장은 먼저 최근 경찰의 역점 사업 중 하나인 희망울타리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그는 "우리 경찰은 시민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을 보호하고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파수꾼입니다. 범죄예방을 위해 순찰을 돌기도 하고 이미 일어난 범죄에 대한 수사를 하여 범인을 잡는 등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교통단속과 교통사고 예방근무도 경찰업무에 포함되지요."
경제도 어려운데, 서민들이 불법 사금융 피해를 입고, 폭력배에게 갈취 당한다면 얼마나 서러운 일일까. 경찰이 국민의 진정한 희망 울타리가 돼야 어려운 경제도 살아나고, 지구 온난화 문제도 잘 풀려나갈 것이다.
이 청장은 "지난 10월 '경찰의 날'에는 전북경찰청이 치안성과 전국1위 우수관서로 선정되었다"며 은근히 자랑(?)도 했다. 그러나 전북경찰은 이날 받은 포상금 1000만원 전액을 불우이웃돕기에 기증했다고 한다.
평소 사랑의 김장담그기와 같은 봉사활동도 꾸준히 실천해 왔다고하니, 도민의 치안뿐 아니라 온정의 손길을 곳곳에 펼쳐 시민들의 행복만들기에 전북경찰이 앞장서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생치안, 사회 봉사에 바쁜 경찰들은 지구온난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대처하고 있을까.
이 청장은 "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했듯, 어렸을 때부터 에너지를 절약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녹색생활이 몸에 배도록 교육하는 일이 우선입니다. 환경을 지켜내야 한다는 명제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어렵다는 게 문제지요. 그러나 녹색 생활이 녹색습관에서 비롯된다면 그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 당연하고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상이 됩니다. "
녹색생활이 낯선 사람들을 위해서는 환경과 제도 개선을 통해 행동의 변화를 유도할 필요가 있고, 잔소리만으로는 편리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다소간의 불편과 느림을 즐기라고 할 수 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벌써 녹색실천의 전도사로 유명하다.
"저는 매년 내복을 챙겨입고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내복을 입는 것만으로도 실내온도를 3°C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외부활동이 많은 전경들에게도 내복입기를 권장하고, 과장들과 회의를 할 때나 결제를 받으러 들어오는 직원들에게도 내복을 꼭 입으라고 하는 등 내복전도사가 되었지요"
인터뷰 도중 갑자기 제복소매를 걷어 올리는 이 청장. 제복 셔츠안의 회색빛 내복을 자랑스럽게 내보이곤 "한번 입으면 그 중독성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해맑게 웃었다.
"손수건휴대하기도 생활 속 실천 중 하나입니다. 화장실에 가면 종이타월이 있는데, 저는 종이타월 대신 손수건을 사용합니다. 종이 타월을 만들기 위해 소비되는 나무도 지키고, 종이타월을 처리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핸드드라이어를 쓸 수 도 있지만 이것도 전기를 사용해야하고, 내가 원하는 만큼 빠르게 마르지도 않습니다. 가장 깨끗하게 나를 지키면서 환경도 지키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바로 손수건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 청장의 '종이타월 사용하지 않기'에 경찰청 전 직원들도 동참하여, 2010년부터 경찰청 화장실에서 종이타월을 전면폐기하기로 했다. 하지만 청사를 방문하는 도민들에 대한 작은 배려차원에서 절전형 핸드드라이어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한다.
가정에서도 에너지 절약은 계속 이어진다고 한다. 내복입기는 기본이고, 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 플러그 빼놓기, 실내온도 20°C 지키기가 생활화 되었다. 가족들의 불만은 없을까?
이 청장은 " 아이들이 어렸을 적부터 절약실천을 함께 하다 보니 이제는 습관처럼 몸에 배어 있습니다. 함께 해주는 가족들에게 항상 고맙습니다"
경찰청을 비롯한 지역 파출소에서도 녹색생활을 위한 실천운동 이른바 '녹색치안'이 함께 전개되고 있었다. 경찰관서의 백열등을 에너지 효율이 훨씬 높은 절전형 LED로 교체하고, 완주·남원·정읍의 새로 신축된 파출소에는 친환경 설계를 도입해 태양광발전시설을 구비했다. 앞으로 신축될 파출소도 친환경에너지 시설을 도입할 예정이다.
또한 에코 드라이빙 교육을 통해 경찰업무용 차량의 연비를 높이는 등 에너지 절약운동을 펼치고, CO2배출 제로를 위해 자전거 순찰도 실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기존 청사 회의실을 전자 회의실로 새단장해 종이 없는 회의를 가능하게 했으며, 불필요한 회의는 줄이고 가능한 화상회의로 대체하여 회의 출장을 위한 에너지 낭비를 없애는 등의 노력을 통해 500여톤의 탄소배출 감축 효과를 거두었다. 내년에도 꾸준히 노력해 570여톤의 이산화탄소 감축을 목표로 친환경실천에 적극 앞장서겠다고 한다.
녹색실천, 녹색습관으로 겨울철 내복입기를 생활화하고, 청사 내 실내온도를 20°C로 내려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고 있는 전북지방경찰청 이동선 청장. "썰렁해진 실내온도는 사랑의 성금모금 등 적극적인 나눔실천을 통해 따뜻하게 끌어올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환하게 웃는 그의 넉넉한 모습이 아름다웠다.
/장세화(시민행동21 환경팀장)
※ 다음 릴레이 주자는 우석대 수소연료전지부품 및 응용기술 지역혁신센터 이홍기 소장입니다.
※ 이 기사는 본보와 전주의제 21이 공동으로 기획했으며,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인터뷰어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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