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러시아·호주·아프리카 등 15개국에 수출…5년연속 전국우수브랜드 선정
전북일보가 뽑은 '2009 올해의 전북인'에 선정됐다는 소식에, 군산 제희RPC 한광희 대표(50)는 너무 큰 영광이라는 말부터 꺼냈다. 28일 저녁 사랑하는 부인과 결혼 25주년 식사까지 기자에게 양보한 그는 인터뷰 내내 '이번 선정은 전북 쌀의 자존심을 지켜달라는 주문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수출 1호쌀이자 5년연속 고품질 브랜드인 '철새도래지쌀'을 탄생케 한 제희RPC. 전북 쌀의 세계화에 역점을 두고 있는 한 대표의 도전정신과 열정이 제희RPC의 밝은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 전북일보가 뽑은 '2009 올해의 전북인'으로 선정됐습니다. 축하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4대째 도정업이라는 가업을 이어 그 전통이 100년에 이르지만, 올해의 전북인에 선정된 것은 분명 가문의 크나큰 영광입니다. 우수한 쌀을 생산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린 농민들, 그리고 제희RPC의 공동대표이면서 든든한 버팀목인 동생 건희(46)가 이 영광을 뒷받침했습니다.
◆ 기자들의 투표에서 한 대표가 선정된 이유는 뭘까요.
△ 전북을 이끈 쟁쟁한 인물들을 제치고 이 자리에 오르게 된 점, 전북의 쌀과 농민의 자존심을 지켜나가라는 사명감으로 받아들이고 싶어요. 현재 보다 더 좋은 비전을 보여달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막중한 책임감으로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
◆ 제희RPC의 '철새도래지쌀'은 어떤 브랜드인가요.
△ 2007년 6월 해방이후 첫 '한국 쌀 수출'의 주인공이 됐을 때의 기쁨은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철새도래지쌀이 '대한민국 수출 1호'라는 역사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그 명성과 자부심을 반드시 이어가겠습니다. 올해까지 5년연속 농수산식품부와 한국소비자단체의 '전국 우수 브랜드'에 선정된 것도 군산 쌀의 우수성을 확고히 한 대목입니다. 브랜드 가치만 100억원 이상이라고 생각됩니다. 여기에 대한민국 석탄산업포장, 바이전북 선정 우수상품 제1호점 선정, 'Love 米 마크'획득, RPC 경영평가 A등급 획득 등도 철새도래지쌀로 얻은 성과물입니다.
◆ 현재 수출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 제희RPC의 동반자가 있습니다. 임피면·나포면·서수면·성산면·개정면·옥산면 등 1300여개(11개 작목반)의 계약재배 농가가 든든한 힘입니다. 피땀흘려 생산한 농민들의 쌀이 한톨이라도 헛되이 버려져서는 안됩니다. 이 때문에 미국행으로 첫 수출 이후 현재 러시아, 호주, 뉴질랜드, 몽골, 독일, 카자흐스탄, 아프리카 5개국(상투메프린시폐·앙골라·기니비사후·모잠비크·카보베르데) 등 15개국으로 수출을 다변화하게 됐습니다. 2007년 67톤에서 시작된 수출량은 내년도에 3000톤에 이를 예정입니다. 계약재배 농민들이 우수한 쌀을 생산해줘, 수출의 다변화 및 물량 확대를 도모할 수 있었던거죠.
◆ 이 자리에 오르기 까지 어려움이 있었다면.
△ 아버지 때 친척에 대한 빚 보증으로 회사가 심각한 경영위기에 직면했고, IMF 때 결국 부도 처리됐습니다. 군산에서 세금을 가장 많이 납부할 정도로 부유했던 집안은 호텔과 도정공장 등 모든 재산을 잃고 말았죠. 공장이 경매에 부쳐지면서 4대째 가업은 무너질 위기에 처했고, 동생 건희와 함께 고통에 몸서리쳤습니다. 절망뿐이었어요. 그 때를 회상하면 지금도 깊은 한숨이 나와요. 하지만 다시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으로 동생과 함께 열심히 뛰었어요. 대야도정공장을 경매로 받은 뒤 형제(兄弟)의 '제'와 이름 광희·건희의 '희'를 가져와 '제희미곡종합처리장'으로 다시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후 성장을 거듭하며 지난해 200억원의 매출액이 올해 400억원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물론 내년 목표는 올해 보다 훨씬 높습니다.
◆ 지난 5월 100억원을 투입해 건립한 새 공장의 역할은.
△ 군산시 임피면 술산리 531-1번지에 103억원을 투입해 지난 5월20일 새 공장이 들어섰습니다. 대한민국과 농민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취지로, 모든 공장설비와 원료가 국산화됐습니다. 소비자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쌀 박물관과 홍보영상실도 공장에 만들었습니다. 현재 전국 농민대표와 학생 등 1600여명이 공장을 방문했고, 미국 대사관의 참사관도 한국농업의 실정을 파악하고자 찾은 바 있습니다. 새 공장은 우리농업을 지키는 자존심이자, 미래를 이끌어갈 공간입니다.
◆ 앞으로 제희RPC의 운영 방향과 소망은.
△ 쌀을 가공·판매하는 도정업에만 국한하지 않고 제희RPC의 새로운 변화가 내년부터 추진됩니다. 쌀을 이용한 식품가공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듯 싶습니다. 과자, 아이스크림, 떡 등 우리의 쌀로 만든 식품으로 세계시장에서 경쟁을 펼칠 것입니다. 특히 일본 쌀에 비해 3분의 1 가격인 우리 쌀로 만든 식품은 충분히 현지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이미 이와관련해 계약을 체결하려는 업체가 있습니다. 이와 함께 쌀 소비촉진을 위한 체험관(갤러리)을 건립하는 것은 제희RPC의 오랜 소망입니다. 유치원부터 초·중·고 학생, 일반인까지 쌀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우수성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 그 꿈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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