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으로 지역 한계 넘어…2003년 설립 도내 대표 모바일게임 업체
"예전에는 화장실에서 '볼일'을 볼 때 신문을 봤지만 요즘 세대는 '볼일 보면서'휴대전화로 게임을 합니다. 더욱이 최근에는 옴니아폰·모토로이·아이폰 등 스마트폰이 휴대전화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휴대전화에 기반한 콘텐츠 시장은 전망이 밝습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스마트폰에 적용하는 프로그램이 턱없이 부족한 만큼 새로운 시장이 열린 셈이죠."
모바일 게임 제작 업체인 ㈜모아지오의 이경범 대표(36). 일찌감치 모바일 시장을 내다보고 그에 맞는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도내 대표적인 IT 일꾼이다.
지역의 한계를 기술력과 기획력으로 넘었다는 이 대표. 전주시 중노송동 ㈜모아지오 사무실에서 만난 그의 옷차림은 캐주얼과 야구모자 등 게임 매니아다운 자유로움이 풍겼다.
지난해 말부터 불기 시작한 스마트폰 열풍으로 모바일에 기반한 산업이 부각하면서 이 대표는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반갑다.
"최근 전주의 IT 업체 중 두세 곳도 휴대전화 관련 사업으로 전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북은 콘텐츠가 풍부한 만큼 승부를 걸만 합니다. 관건은 시장의 흐름을 읽는 능력과 기술력입니다."
모바일 게임은 20세 전후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무한경쟁 시장인 만큼 끊임없이 변하는 소비자의 기호를 파악하고 업데이트를 통해 앞서가야 한다.
"모바일 게임은 소비자에게 검증만 받으면 매출이 수직상승하는 구조입니다. 한 건 당 내려받는 비용이 3000원인데 이중 수수료 20~30% 와 기타 비용 등을 제외하면 고부가가치 산업입니다. 하지만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개발 종자돈을 마련해야 하고, 개발 뒤에도 위험 부담을 감수해야 합니다."
어릴 적 오락실의 아케이드 게임을 좋아했다는 이 대표는 지난 2003년 ㈜모아지오를 설립했다. 이전에는 도내 다른 업체의 서울사무실에서 근무했지만 자신만의 사업 구상을 펼쳐보겠다는 포부로 퇴직 뒤 전재산 5000만원과 5명으로 출발했다.
"창업 전에는 두 권의 책을 쓸 만큼 관련 기술에 자신이 있었지만 마케팅과 인력구하기가 최대의 난관이었습니다. 초기에는 인지도가 낮아 다른 회사의 이름을 걸고 제품을 출시했죠."
SKT·LGT 등 이동통신사의 담당자를 만나려고 해도 거리·시간적인 제약과 함께 일단 만나주지 않는다는 게 문제였다. "아무리 전화를 해도 바쁘다는 소리만 했고, 우여곡절 끝에 대면해도 처음 하는 말이 '전주에서도 이런 걸 만들어요?'라는 반문을 할 만큼 무시하는 경향도 있었죠. 하지만 좋은 게임을 선보이면 시장성으로 판단하는 그들인 만큼 태도가 달라지죠."
지난 2005~2006년에는 집에 들어갈 시간도 없어 사무실에서 텐트를 치고 밤새 개발에 몰두했다. 보통 게임 1개를 만드는데 1년에 가까운 시간과 1억5000만원 가량의 비용을 투입한다. 인력을 구하려 해도 지역에서는 지원자가 드물었고 그나마 오는 지원자도 채용하기가 난감했다.
이 대표는 채용한 직원에게는 정보공유로 실력을 키워 회사와 함께 성장한다는 신념을 밝혔다. 그는 1년 이상 사무실에서 텐트 생활을 하며 인력난을 뼈져리게 느낀 만큼 직원을 잡아두기 위한 장치를 마련한 것. 최근에는 도내 대학을 통해서 인력을 수급하고 있다.
"서울의 대다수 게임 관련 업체에서는 같은 회사 내에서도 경쟁을 의식해 후배에게 기본적인 기술 외에 핵심 소스는 알려주지 않는 풍토가 만연합니다. 저희 회사에서는 모두 공개하고 공유해 직원이 단기간에 쉽게 적응하도록 합니다. 수익금의 15%는 성과급으로 지급해 사기를 진작하고 동기를 유발합니다."
창업 초기 영화를 모바일 게임용으로 만들다 적자를 본 그는 지난 2007년에는 자체 개발을 하지 못하고 일본·미국·동남아 등에 게임을 현지화시키는 작업을 하며 버텼다. 그뒤 테일즈위버·라테일 같은 온라인 게임을 휴대전화용으로 만들어 몇십만 건의 내려받기를 통해 지난 2008년 8억원, 지난해 1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시장의 확대로 30억원을 예상한다.
이 대표는 "가면 갈수록 소비자는 더욱 높은 질의 게임을 원합니다. 연구·개발을 통해 6개월 주기로 업그레이드를 한다"면서 "이제는 어느정도 회사 인지도가 자리를 잡았으며, 모바일 콘텐츠는 아이디어 싸움인 만큼 지역성에 국한하지 않고 업계를 선도, 작지만 강한 회사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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