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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판본, 한글 꽃 피우는 데 결정적 역할"

천년전주사랑모임 화요강좌 나선 안준영 전주목판서화체험관 대표

'천년전주사랑모임 화요강좌'에 강사로 나선 안준영 전주목판서화체험관 대표가 강연을 하고 있다. 정헌규(desk@jjan.kr)

"전통문화하면 으레 정체돼 있는 것으로만 생각하지요. 하지만 한글을 목판에 새기고 찍어냈던 인쇄 문화는 지식과 정보를 전해주기 위한 것으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려고 했던 민중들의 열려있는 자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목판이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최초의 매체였던 것이지요."

 

19일 전주한방문화센터에서 열린 '천년전주사랑모임 화요강좌'에 강사로 나선 안준영 전주목판서화체험관 대표(53). '전주에 핀 목판 문화유산 완판본'을 주제로 이야기한 안대표는 "완판본은 한글을 꽃 피우는 데 있어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그런 점에서 완판본의 고장 전주와 한글의 관계는 밀접하다"며 "한글을 전주 한스타일 사업에 포함시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주에서 간행된 완판본은 고대소설을 통해 전국에 한글을 널리 보급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역시 천년을 가는 뛰어난 전주 한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겠죠. 그런 점에서 전주 한지는 우리 기록문화유산의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완판본의 예술성과 대중성을 바탕으로 한소리도 발달할 수 있었고요."

 

완판본(完板本)은 조선 후기 전주에서 간행된 목판본의 고대소설을 통틀어 이르는 말. 그는 "완판본 중 '구운몽' '조웅전' '별춘향전' '심청전'을 제자들과 복원했다"며 "완판본에는 전라도 사투리가 많고 향토색도 짙지만 한문화가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안대표는 전국 국어교사 직무연수를 완판본과 연결시켜 전주로 유치하고, 완판본의 글꼴을 데이터베이스화해 한글 글꼴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제안했다.

 

"30년 이상 나무에 글자 하나 하나를 새기며 이렇게 소중한 문화유산을 제대로 모른다는 사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저는 고인쇄 문화를 토대로 창작 판화까지 하고 있습니다. 작가로서 대접받으며 창작만 하면 쉽겠지만, 대가 끊긴 전통의 맥을 잇는다는 생각으로 자기와의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용비어천가'를 전주에서 복각하며 2008년부터 전주와 인연을 맺게 된 안대표는 스스로를 "목판을 만들고 복원하는 사람이며 영호남에서 같이 활동하고 있는 자칭 문화활동가"라고 소개했다. 그는 "문화야말로 혼자 할 수 없다"며 "전주 시민들의 관심으로 시민의 힘으로 완판본이 복원되고 발전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주 한옥마을에 위치해 있는 전주목판서화체험관에는 안씨가 복원한 고목판 '무구정광대다라니경' '반야심경', 한글문화유산 '용비어천가' '훈민정음' '월인천강지곡' 등이 전시돼 있으며, 고인쇄·목판화를 비롯해 목판화 엽서 만들기, 옛 책 만들기 등도 체험해 볼 수 있다.

 

한편 천년전주사랑모임 화요강좌는 올해 한글, 한식, 한복, 한지, 한옥, 한국음악 등 한스타일과 관련된 강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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