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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전문가 의견수렴 재추진 여부 결정"

문화재청, 경기전 태조 어진 구본 발굴사업 또 반려

태조 어진 구본 발굴 사업이 문화재청으로부터 두번이나 반려되면서 전주시의 준비가 치밀하지 못하고 안이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문화재청 사적분과위원회 회의에서, 참석위원 12명 중 4명이 전주시가 낸 구본 발굴을 위한 '국가지정 문화재 현상변경허가'에 찬성했으나 5명이 반대하고 3명이 기권해 부결됐다. (관련기사 본보 3월 11일자 1면)

 

문화재청은 "태조 어진 구본 발굴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표결까지 갔지만, 문화재 보존관리에 저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부결됐다"고 밝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학자적 욕심에서 발굴하고자 하는 의지도 있었지만, 자칫 보물찾기식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며 "문화재 보존 차원의 큰 틀에서는 발굴 보다는 현 상태 유지가 지배적 시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어진 구본 발굴이 두번이나 반려되면서 시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07년에는 어진을 불에 태워 묻었다는 설과 물에 씻어 묻었다는 설이 존재하면서 구본 존재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반려됐었다. 이번에는 「어진이모도감청의궤」를 통해 '어진을 물에 씻은 다음 잘 접은 뒤 백자항아리에 넣었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위원들이 이같은 결과를 내리면서 지역의 실망감은 더욱 컸다.

 

사적분과위원회 회의에서 찬성한 것으로 알려진 한 위원은 "지역의 여론은 익히 알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알고 있다고 해서 발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는 의견이 대세였다"고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반대 의사를 밝힌 다른 의원은 "결과는 부결로 나왔지만 이 역시 좋은 뜻에서 지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이 알려지면서 도굴 위험이 높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그렇게 따지면 경기전은 어떻게 지킬 것이냐. 익산 쌍릉도 있는데 궁금하니까 파보자, 그런 건 아니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위원은 "의미적으로 귀하게 해놓았으니까 현 상태로 지켜가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발굴작업을 하고서도 구본이 나오지 않을 경우 떠안게 될 부담감과 책임감도 위원들에게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조선왕조실록」이나 「어진이모도감청의궤」 등 역사 기록을 부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국내외 시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미 도굴됐을 경우 국가 문화재 관리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등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시에서 구본 발굴에 대한 의지가 컸다면 위원들을 일일이 찾아가 설득하는 작업도 했었어야 했다"며 "특히 조선시대 전공 학자들이 반대 의견을 냈다면, 제출 자료나 연구에 대한 보완 등 재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고언기 전주시 전통문화국장은 "문화재청과 우리 지역을 비롯한 학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구본 발굴 재추진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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