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전부터 숙식하며 구슬땀…입상해도 혜택·지원 열악 아쉬움 커
15℃ 안팎의 기온을 기록하며 봄날씨를 보인 8일. 제40회 전북기능경기대회가 열리는 전주시 여의동 전주공고의 경기장 내부는 난로를 켜야 할 정도로 다소 쌀쌀했다.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20시간에 걸쳐 6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냉동기술 직종 시험장에서는 2과제인 전기배선 및 진공 작업을 수행하는 23명의 출전자가 내뿜는 열기가 썰렁함을 누그러뜨리고 있었다. 보통 1과제가 3시간 이상 소요되는 만큼 출전자 대부분은 점심시간을 빼고는 하루종일 서서 과제를 수행한다.
지난해에 냉동기술 직종에 처녀 출전해 동메달을 수상했던 육근도 군(삼례공고3)은 올해 금메달에 도전한다. 육 군은 대회 석 달 전부터 연습에 돌입, 최근 한 달 동안에는 학교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밤 10시까지 연습하며 대회를 준비했다. 그는 "냉동기술 직종이 유망 직종이어서 도전했다"면서 "도 대표로 전국대회에 출전해 입상하는 게 꿈이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 조립·분해를 거듭하며 많은 연습을 했지만 다른 출전자의 실력도 지난해보다 높아져 긴장된다"고 덧붙였다.
인근의 자동차 차체수리 경기장에는 전주공고 학생 8명과 일반인 5명 등 모두 13명이 변형된 자동차 문을 펴서 원상복구하는 과제를 수행하고 있었다. 출전자들은 높낮이 균형을 맞추는 스푼과 망치를 이용해 쉴 새 없이 '패널'을 두드리고 있었으며, 표정에는 비장감마저 감돌았다.
도내 우수 기능 인력을 선발하는 대회는 몇 종목을 빼고는 참관이 가능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기장에는 참관 인력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게다가 올해에는 도 보조금마저 2000만원 삭감돼 대회에 대한 지역 사회의 관심이 낮았다.
이러한 낮은 관심이 지난해 전국 16개 시·도 중 11위를 기록한 성적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대회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매년 목표는 10위권 내 진입이지만 도세와 지원금이 비례하는 상황에서 기능인력에 대한 지원이 미약해 어렵다는 것.
심사위원들은 "입상해도 출전 학생과 지도교사에 대한 혜택이 적은데다 지원이 열악해 기능을 기피하는 경향도 있다"면서 "지역 우수인력을 지역 업체에서라도 흡수해야 하는데 도내 대회에서 우승해도 대학 진학을 선택할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각 시·도 차원에서부터 지원이 이뤄져야 하는데 도 대표가 되기 전까지는 개인과 소속 학교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산업인력공단 전북지사 관계자는 "입상자와 지도교사에게 각각 취업·승진의 유인책이 없어 의욕이 자꾸 떨어지고 있다"면서 "올해는 지역 기업과 입상자의 취업을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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