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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현의 명창이야기] (27)학식 높았던 명창 김연수(5)-판소리의 완성 시기

춘향가 사설집·다섯바탕 완창 모두 1967년…"김연수 바디, 1967년 이전 완성된 듯"

거금도에 있는 김연수 묘 (desk@jjan.kr)

김연수 바디(동초제) 판소리는 언제쯤 완성되었을까? 김연수 바디 판소리의 완성 시기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한 사람도 없다. 그러나 김연수 바디 판소리의 완성 시기를 밝히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김연수 바디 판소리는 현대에 와서 재탄생한 판소리이다. 게다가 김연수 바디 판소리는 근대적인 특성이라고 할만한 점을 두루 갖추고 있다. 그러므로 이 판소리의 완성 시기는 판소리사의 시기를 구획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앞에서도 김연수는 판소리를 스승으로부터 하나하나의 음까지 정확하게 배우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말을 했다. 실제 김연수는 보통의 소리꾼들과는 달리 오래 동안 스승과 함께 하면서 소리를 배우지는 않았다. 그러므로 김연수가 판소리를 부르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판소리를 다시 만들지 않으면 안 되었을 것이다. 그러면 그때가 언제쯤일까?

 

우리나라 판소리에서 완창 능력이 중요하게 생각되던 때는 1960년대이다. 그 이전의 판소리 공연은 창극이거나 협률사식 공연에서의 토막소리 공연이 대부분이었다. 판소리만을 처음부터 끝까지 부르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1950년대에 창극은 몰락했다. 협률사식 공연도 끝이 났다. 또 1964년에 우리나라에는 무형문화재 제도가 도입되었다. 그래서 소리꾼들은 다시 전통 판소리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김연수가 자신의 판소리를 정리하여 이른바 동초제 판소리를 만들어낸 것이 아마도 이때쯤이 아닌가 생각된다.

 

동초제 판소리를 정리하여 <춘향가> 사설집을 펴낸 때는 1967년이고, 자신의 판소리 다섯 바탕을 동아방송에서 140회에 걸쳐 완창한 때도 1967년이다. 명고수 송원조는 이리국악원에 있으면서 김연수가 사설을 정리할 때 북을 쳐주었다고 했는데, 그 시기를 1959년부터 1962년까지의 3년간이라고 했다. 김연수는 송원조가 북을 잘 쳐서 사설집에 장단 표시를 하기에 편하다고 늘 칭찬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미 작고한 고창 출신 명창 김성수는 6.25 직후에 김연수 선생이 선운사에 내려와 신재효 사설집을 참고해서 자신의 판소리를 정리할 때 심부름을 열심히 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그렇다면 최소한 1950년대 중반부터 김연수는 자신의 판소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고 보아야 한다.

 

또 동초제 판소리를 우리나라 판소리의 양대산맥 중의 하나로 키워낸 오정숙이 김연수로부터 판소리를 배우기 시작한 것은 1967년이며, 최초로 <춘향가> 완창 발표회를 한 때는 1972년이다. 이러한 사정을 보면 동초제 판소리의 완성 시기는 최소한 1967년 이전이다. 이때 이미 김연수는 동아방송에서 다섯 바탕 완창을 하여 녹음을 남기고 있는데, 그 녹음은 김연수 판소리 사설집에 있는 것과 똑같다. 송원조는 1959년부터 1962년까지 사설집을 만드는 것을 도왔다고 하였으므로, 정확한 시점을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1960년대 초에 동초제 판소리가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춘향가> 는 가장 먼저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사설집이 제일 먼저 나왔고, 그의 제자인 오정숙도 제일 먼저 <춘향가> 를 배워 완창 발표회를 했다. 길이도 현존하는 다른 <춘향가> 에 비해 거의 두 배가 될 정도로 길다. 또 <춘향가> 는 소리꾼이면 누구나 다 배우는 소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된 판소리이다. 이러한 점으로 보면 <춘향가> 가 제일 먼저 정리되었으며, 그 시기는 1960년대 초로 보아도 별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최동현(군산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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