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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에서 거리 공연하는 대금 연주자 이창선씨

"제가 문화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게 즐겁죠"…낯설은 풍경 처음엔 발길 돌려…시민들 관심 지금은 자신감 쑥

대금 연주자 이창선씨가 전주 한옥마을에서 길거리 공연을 하고 있다. (desk@jjan.kr)

"외국에 나가보면 음악하는 사람들이 거리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잖아요. 그런 자연스러운 모습들을 보면서 저도 아주 오래전부터 해보고 싶었어요. "

 

주말마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길거리 공연을 열고 있는 대금 연주자 이창선씨(35). 그는 "음반도 팔리고 나름 재미가 있다"며 "내가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즐겁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감이 안왔는데, 거리의 흐름을 읽을 필요가 있겠더라고요. 한옥마을 은행로에 장이 설 때면 사람들이 구경하느라 이동 속도가 빨라요. 빠르게 이동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어떻게 하면 묶어둘 수 있을까 고민이었죠."

 

지난 10일 거리 공연을 하기로 하고 처음으로 한옥마을에 나갔지만, 그냥 되돌아오고 말았다. 낯설기도 했지만, 자꾸 머뭇거려지는 게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이왕 마음 먹은 것. 도전해 보고 싶었다. 다음 날 지인에게 빌린 음향장비를 카트에 싣고 한옥마을에 나와 인사말도 없이 무작정 연주를 시작했다.

 

"사람들 반응은 생각보다 좋은 것 같아요. 한 번 공연할 때면 적게는 30명, 많게는 5·60명 정도 모여요. 중간 중간 우리 음악이나 전주에 대해 이야기도 하고, 제 직장인 전주시립국악단이나 전주세계소리축제 소개도 해요."

 

한옥마을 문자향에서의 첫 공연을 시작으로 그동안 천향약초 앞, 다문 마당, 오목대 사랑채 앞, 한방문화센터 마당에서 거리공연을 펼쳤다. 호응도에 따라 공연 시간은 달라지지만, 보통 40분에서 1시간 정도. 지난해 10월 발매한 음반 '꿈꾸는 소년'에 실린 곡들을 포함해 7∼8곡을 연주한다. 장비도 직접 챙기고 멘트도 하려면 힘에 부치지만, 시원한 음료수나 공연 있을 때 연락 달라며 명함을 건네는 이들이 있어 기운이 난다.

 

"관광객들이다 보니 흥미가 떨어지면 바로 발길을 옮겨요. 그럴 때면 무안하기도 하지만, 사람들의 반응이 직접적으로 느껴진다는 점에서 흥분이 되죠. 잘 갖춰진 무대는 아니지만, 듣는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그 때 그 때 곡을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아요."

 

이번 주에는 24일 오후 3시 한방문화센터 마당에서 공연할 예정. 비가 내리면 공연을 못할 수도 있지만, 처마 밑에서 대금 소리가 들려올 지도 모른다. 그는 "거리 공연에 참여하고 싶다는 미술가와 시낭송가가 있을 정도"라며 "(날씨가) 추워질 때까지는 (거리 공연을) 계속 할 생각"이라고 했다.

 

 

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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