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원래 건물 정체성 찾아 고유이름 따라야"
보물 제583호인 '전주객사' 이름을 '전주 풍패지관'으로 바꾸기로 한 것과 관련해 학계 및 향토사학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청은 "그동안 국가지정문화재 중 국보·보물 건조물문화재의 지정명칭의 명명 방식이 일제강점기와 근·현대를 거치며 왜곡되고 지정명칭과 관련된 통일된 기준이 없어 혼란스러웠다"며 "국민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알 수 있도록 지정명칭 일제정비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형문화재과 관계자는 "원래 건물이 가지고 있는 고유이름을 찾아주자는 것"이라며 "전주객사의 경우 '풍패지관'이라는 현판이 남아있고 객사가 전주에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화재 명칭으로 하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풍패지관(豊沛之館)'은 조선에 온 중국 사신 주지번이 익산의 선비 송영구를 찾아가던 중 전주객사에 들렀다가 쓴 글씨로 전해진다. '풍패'란 한나라를 건국했던 유방(劉邦)의 고향에서 비롯된 것으로, 건국자의 본향을 일컫는다. 전주는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본향으로 '풍패지향(豊沛之鄕)'이라 했으며, 전주객사는 '풍패지관'이라고 했다.
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 관장은 "조선초기 기록에는 '객관'으로 돼있지만, 조선후기 기록을 살펴보면 '풍패관'으로 나온다"며 "우리 지역이 조선왕조의 발상지라는 것을 객사 이름을 통해 다시 한번 강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홍성덕 전주대 교수는 "전주객사라고 하는 것은 쉽게 말해 풍남문을 남문이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객사는 통칭이고 풍패지관이 고유한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주객사'를 '전주 풍패지관'으로 바꾸었을 때 상당기간 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홍교수는 "풍패지관이란 명칭을 일반인들까지 자연스럽게 쓰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당분간 안내판에 개정 전 명칭을 함께 병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치백 전북향토문화연구회장은 "풍패지관으로 하면 일반인들은 잘 모를 수 있기 때문에 '전주객사 풍패지관'으로 하면 어떨지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언기 전주시 전통문화국장은 "역사를 근거로 문화재위원들과 논의해 문화재청에 지역 여론을 전달할 예정"이라며 "만약 명칭을 바꾸는 게 된다면 시민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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