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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 냉해 피해 과수농가 가보니

"이상 저온·일조량 부족에 배꽃 암술 얼어 죽어…까맣게 탄 과수원 30년만에 처음"

지난달 30일 김제시 용지면에서 배를 재배하는 김광식씨가 동해 피해로 암술이 죽어버린 배꽃을 보며 시름에 잠겨 있다. 이강민(lgm19740@jjan.kr)

"올해 농사는 완전히 망쳤어요."

 

김제시 용지면에서 15년째 배 농사를 짓고 있는 김광식씨(49)는 지난달 30일 까맣게 변해버린 과수원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올 봄, 때 아닌 저온현상과 일조량 부족 등으로 개화한 배꽃들이 동해(凍害)를 입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배 꽃 암술이 얼어 까맣게 죽어 있다"면서 "예년 같으면 수정이 다 끝났어야 하는 데 여전히 배꽃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배꽃에서 수정이 돼 열매를 맺어도 발육상태가 나쁜 '기형배'가 나올 확률이 높다"면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배는 제 값을 받지 못해 인건비도 건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또 "평년 3500박스(1박스 7.5kg)의 배를 수확하는 데 올해는 수확량이 3분의 1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생활비도 문제지만 자식들 교육비를 어떻게 충당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덧붙였다.

 

완주군 이서면에 사는 이정원씨(55)도 최근 깊은 시름에 빠졌다. 이상저온으로 배꽃 암술이 얼어 죽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30년째 배를 재배하고 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다. 재배면적의 30∼40%가 냉해를 입은 것 같다"면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기형배까지 예상하면 피해면적은 50%가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재해보험에 가입했지만 기형배는 보험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피해가 클 것"이라며 "수확량이 좋다고 해도 기형배는 시중에 팔 수 없고 가격도 떨어진다"고 토로했다.

 

유례없는 봄철 이상저온 현상에 일조량 부족 등으로 농작물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더욱이 과수 재배 농가에서는 출하시기인 오는 9월까지 수확량 걱정에 시달려야 한다.

 

2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과수 냉해 피해면적(예비조사)은 총 1155.5ha로 배 405.2ha, 매실 318.7ha, 복숭아 216.6ha, 포도 178.5ha, 사과 36.5ha다.

 

전북도 관계자는 "냉해 피해는 과수뿐만 아닌 복분자와 노지 작물, 시설원예 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현재 정확한 실태를 조사중이다"면서 "배와 사과 등 과수의 경우 착과가 끝나는 이달 중순께 정확한 피해실태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림수산식품부는 농산물이 아닌 임산물로 분류돼 농어업재해보상법 대상에서 제외됐던 복분자 농가에 대해 재해복구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신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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