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전국에 민속화가가 몇 안 돼요. 민속화는 철저히 고증해야 하니까 얼마나 힘이 들겠어요? 다들 동양화로 빠져 버리고 안 합니다. (나처럼) 미련하지 않으면 못하죠."
여섯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는 송남 박영섭(64)씨는 맥이 거의 끊어지다시피 한 민속화만을 그려왔다. 누가 알아주길 바란 것은 아니었다. 처음 붓을 잡았을 때 민속화로 시작했고, 좋아서 그린 게 벌써 40년이 됐다.
민속화와 동양화의 차이점을 묻자 "민속화는 서민들의 삶을 그린 것이고, 동양화는 민속화를 비롯해 산수화까지 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속화는 동양화의 부분집합이나 마찬가지다.
단오절 씨름대회 1등 장사에게 황소를 주는 모습이나 정월대보름에 달집 태우며 풍악을 울리는 장면, 시골 5일장의 정겨운 풍경은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복원이다.
"13살 때인가, 보름달에 소원을 빌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임실이 고향인데, 동정도 풀어서 던져주고 좋은 글귀도 써놓고, 농악대 장단에 한바탕 시끌벅적했죠. 마치 엊그제 같습니다."
장지에 아교를 입혀 여러 번 덧칠, 원색이 드러나는 게 특징. 화려한 색감이 더욱 오래가는 효과가 있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고향을 찾습니다. 젊을 땐 고향은 거들떠보지도 않다가 나이가 들면 아련해지죠. 민속화는 그런 향수를 달래주는 그림입니다. 우리 것을 소중하게 여길 때 세계화도 시작되는 것이죠. 저는 그런 신조로 살아왔습니다."
대한민국 전통미술대전 초대작가 심사위원이자 자명회 회원인 그는 대한민국 성화대전 우수상, 전국서예대전 우수상, 전북미술대전 특선 등을 수상했다. 정읍사 여인상, 황진 장군 영정, 진묵대사 영정, 조경남 장군 영정 등이 그의 대표작이다. 전시는 17일까지 전북예술회관 1층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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