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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소외 없는 세상풍경 화폭에…전라북도장애인미술협회 '제2회 소풍전'

25일부터 내달 1일까지 전주시민갤러리

비좁은 공간에서 땀을 흘리면서 그림을 그리다 붓을 내팽개쳤다. 종이를 구겨버리고, 덧칠만 수십 번 하기도 했다. 제각각 살아온 삶을 화폭에 담았다. 부끄러울 것도, 자랑할 것도 없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전라북도장애인미술협회(회장 전해진)가 여는 '제2회 소풍전'은 소외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자리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모여 그림으로 하나된 세상을 꿈꾼다. 전해진 회장이 기획하고, 서양화가 이문수씨의 지도로 지난해 7월부터 하나창작미술교실이 꾸려져 매주 구 도청 내 척수장애인협회 사무실에서 수업이 진행됐다.

 

전해진 회장은 "이들의 작품에는 소박하고 순수한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보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든다. 장애를 떠나 미술을 통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역시 지체장애 1급을 갖고 있다.

 

이번 전시를 위해 초대작가 홍순무 박인현 김은주 박성민 박진영 이광철 이문수 이일순 이철규 임대준 장우석 전해진 최영문 탁영환 홍선기씨가 자신의 작품을 기꺼이 내놨다.

 

한지공예가 이정경씨는 물오리가 평화롭게 노니는 무늬를 새긴 다도상을 만들었다. 지체장애 6급인 이씨는 시와 소설을 쓰는 문인이기도 하다. 취미로 공예를 하면서 세상으로 나가는 또 다른 탈출구를 찾게 됐다. 3년 째 부안농업기술센터 한지공예강사로 출강, 새로운 삶을 일궈나가고 있다.

 

장 유 전라북도척수협회 전주시협회장은 지난해 7월부터 하나창작미술교실에 나왔다. 척수장애 1급인 그는 전북장애인기능대회 시계수리·나전칠기 금메달을 땄을 만큼 다재다능하다. 아크릴 물감으로 덧칠한 '벽'을 내놓으면서 "이 '벽'은 개개인 마음 속에 지닌 벽, 통일 염원에 대한 걸림돌 등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밝은 목소리로 영원할 수 없는 게 벽이라고도 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데 모여 하나창작미술교실 회원으로 활동하는 강시현 김경이 김금순 김대웅 김순옥 김쌍순 김윤선 박정선 박천만 서점례 손옥자 우광현 이길성 이미애 임은숙 최복수 최정은 허영숙씨도 저마다 캔버스와 씨름한 작품을 선보인다. 회원들은 "내 그림을 보며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보고 싶다"며 "친구들과 휠체어 타고 전시회 갈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예진흥기금으로 지원된'2010 문화나눔 - 소풍전'은 25일부터 7월1일까지 전주시민갤러리에서 계속된다. 개막식은 25일 오후 5시에 열린다.

 

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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