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성찰 통한 시간의 변화 보여주고 싶어"
찰나에서 영원까지 시간에 대한 깊이있는 성찰.
22일까지 전주 교동아트센터(대표 김완순)에서 열린 설치미술가 니시무라 논키(53·니아가와 특수학교 교사)의 '시간의 틈새에서'전은 시간의 심연을 본 작가의 통찰이 반짝인다. 이번 전시는 한일 강제 병합 100주년을 맞아 서양화가 유종국씨의 초대로 이뤄졌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화려한 오방색으로 시간의 속도 변화를 나타낸 작품이 시선을 압도한다. 작품 중앙엔 화지와 롤 켄트지에 금박·은박을 입힌 뒤 석채 물감으로 호랑이, 늑대, 개구리, 도룡뇽 등을 그려 전통방식으로 표현했다. 일본 민화와 신화의 소재를 차용한 것으로 사슴(봄), 늑대(여름), 호랑이(가을), 원숭이(겨울)는 사계절로 압축된 시간을 보여준다. 이들과 눈빛을 교환한 순간에서 우리가 현재를 어떻게 인식하는 지 깨닫게 된다.
전시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조명이 꺼진 공간에서 또 다른 무채색 그림들을 연결한 벽을 만나게 된다. 작가는 "빛의 세계에서 어둠의 세계로 들어오는 순간 시간의 변화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작은 의자를 만들어 스스로를 성찰해 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은근한 것 같으면서도 자극적이고, 어설퍼 보이지만 세련된 매력이 있는 설치 작품들이다. 은유와 직유의 경계, 직설화법과 간접화법의 미묘한 줄타기.
작가는 "전주에서는 처음 갖는 전시지만, 이곳엔 우리 삶에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넉넉한 여유가 있는 도시인 같다"며 "내 작품을 통해 마음 속에서 내면의 시간 여행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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