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불」 하나면 됩니다.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참 잘 살고 갑니다."
11일은 최명희씨가 소설 「혼불」을 남긴 채 하늘로 떠난 지 12주년 되는 날이다. 당시 쉰 한 살. 17년을 꼬박 「혼불」에만 바쳐 죽음보다 더한 고통으로 작품을 쓰다듬어 풀뿌리의 숨결과 삶의 결을 드러냈다.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은 이날 젊은 문인들과 함께 전주 덕진동 혼불문학공원에서 고인을 기억하는 시간을 갖는다.
「혼불」은 1930~40년대 남원과 전주를 주요 배경으로 몰락하는 종가를 지키려는 종부 3대와 이씨 문중의 땅을 부치며 살아가는 거멍굴 사람들의 삶을 그린 가족사소설이면서 대하역사소설이다. 이 작품은 한국인의 생활사와 풍속사, 의례와 속신의 백과사전일 뿐 아니라 우리 문화전승의 전범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세월이 가고 시대가 바뀌어도 풍화, 마모되지 않는 모국어 몇 모금을 그 자리에 고이게 할 수만 있다면…"이라는 소원을 내비쳤다. 사후 12년 후에도 남원 혼불마을과 전주 최명희문학관을 방문하는 걸 보면 그의 바람은 헛되지 않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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