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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 50여년…그의 시는 거대한 산"

군산문화원 주최 '시인 고은 선생의 삶과 문학에 대한 학술심포지엄'

9일 오후 군산대학교 해양과학대학 강의실에서 열린 '시인 고은 선생의 삶과 문학에 대한 학술 심포지엄'에서 염무웅 문학평론가(오른쪽 두번째)가 '실존의 모험, 대지의 서사'의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오균진(moscow14@daum.net)

한국문학의 거장이자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됐던 고은 시인의 삶과 문학을 조명하는 뜻깊은 자리가 고향인 군산에서 마련됐다.

 

군산문화원은 9일 오후 군산대 해양과학대학 강의실에서 '시인 고은 선생의 삶과 문학에 대한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그 대상인 고은 시인(77)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실존의 모험, 대지의 서사'라는 내용으로 발제에 나선 염무웅 영남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는 "고은 문학을 논하기 어려운 일차적 이유는 읽어야 할 작품량이 많은 데 있다. 노년에 가까워질수록 오히려 그 예술적감각이 더 예리해지고 이념적 시야가 더 원숙해지며, 또한 창작 활력이 더 왕성해지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고은 문학에 대한 비평적 언급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입장부터 꺼냈다.

 

그는 이어 시대변화상과 고은의 작품세계, 상식적 평면성을 뛰어넘는 문맥 및 접속사적 부사, 대작 '백두산'과 '만인보'의 업적을 논한 뒤 "고은 선생의 문학은 이제 한반도의 모성적 대지 전체를 그 실물크기에서 언어화하려는 야심을 품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도종환 시인은 '유목의 정신, 백척간두의 삶'이라는 내용에서 '시력 50여년, 이제 그의 시는 거대한 산과 같다'고 표현했다.

 

도종환 시인은 "고은은 한 곳에 머물지 않는 시인이다. 그는 자신의 삶을 늘 백척간두로 몰고 간다. 언제나 현역 시인이다. 에너지가 끓어 넘치는 열정의 시인이다. 천재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부지런하고 근면하다. 후배 시인들에게 각성의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등단 50여년, 이제 그의 시는 거대한 산과 같다. 골짜기도 있고 봉우리도 있으며 폭포도 있고 벼랑도 있는 산이다. 그의 문학은 원융합일의 세상을 이룬 산과 같다"면서 "거기서 흘러 시의 냇물을 이루며 사람사는 동네를 거쳐 역사의 벌판으로 가없는 문학의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 그러나 여기가 끝이 아님을 우리는 안다. 앞으로 어디로 흘러갈지 우리도 모르고 고은 자신도 모르리라"고 밝혔다.

 

이날 이복웅 군산문화원장을 좌장으로 한 종합토론에서는 전정구 전북대교수, 류보선 군산대교수, 강연호 원광대 교수는 개작과 수정 판본에서 모두가 인정하는 결정본의 확정, 고은 문학의 세계문학사적 가치, 작품 속에서 부사의 남다른 사용 등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군산=홍성오기자ohhappyman@

 

홍성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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